농민들이 땀 흘려 가꾼 논밭의 작물들이 야생조수들에 의해 무자비하게 파헤쳐지지만 피해보상 규정이 없어 농민들이 냉가슴을 앓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출몰하는 멧돼지 떼는 논밭을 가리지 않고 헤집고 다니면서 결실을 맺은 농작물을 닥치는 대로 훼손하여 수확기를 앞둔 농민들을 애타게 하고 있다.

영광군 묘량면 월암리 사동부락 일대 농경지에는 이달 중순경부터 마을앞 박고래산 기슭 논밭에 멧돼지가 나타나 한참 무르익는 벼이삭을 갉아먹는 등 피해를 입히고 있으며 논두렁, 밭두렁을 가리지 않고 쑥대밭을 만들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또 농민들은 멧돼지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논 주위에 철조망을 치거나 깡통을 매다는 등 여러 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무자비한 멧돼지의 습격을 막지는 못하고 있다.

멧돼지에 피해를 본 이모(69세) 할머니는 "50년 동안 농사를 짓고 있지만 작년부터 멧돼지 때문에 농사를 망치고 있다"면서 "곡식을 지키기 위해 무서움을 무릅쓰고 논두렁에서 밤을 세며 지키기도 하지만 하루 이틀도 아니고 못살겠다"고 호소했다.

또 "작년에는 곡식을 절반도 건지지 못했으며 올해도 멧돼지 5-6마리가 나타나 피해신고를 해도 군에서 신경도 써주지 않는다"며 "군에서 무슨 대비책을 안 세워 주면 피해보상이라도 받아야겠다"며 원망했다.

또 다른 주민 신모(72세)씨는 "멧돼지가 좋아하는 고구마는 작년에 혼이 나서 올해에는 하지 못하고 있으며 피해를 입고있는 주민이 한 두사람이 아니다"고 말하며 "밭에 있는 정곡은 날짐승들이 다 먹고 논은 멧돼지가 쑥대밭을 만들어 살수가 없어 오죽하면 포사격장 한다고 해서 팔고 이사 갈려는 마음까지 먹었겠느냐"고 토로했다.

이에 군 관계자는 "피해신고를 받고 유해조수포획 허가를 득해 엽사들을 현지에 보냈다"고 밝히며 "대책은 강구하고 있지만 유해조수에 의한 피해보상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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