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중, 영광학생연합회 의장 백종희



6월21일, 친구들의 부러움을 뒤로 한 채 나는 영광학생회장단·어린이회장단들과 서울 나들이를 하였다. 그 목적은 국회와 청와대의 견학이었지만 어느 때보다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짐을 챙기는부터 한 순간 한 순간이 기대감과 설레임으로 들떠있었고, 소풍이나 수학여행같은 여느 여행에서 맛보지 못한 색다른 느낌을 느낄 수가 있었다. 이번 여행길이 견학이 목적인 만큼 우리의 출발을 격려해주고 환송해주시는 분들도 많았다. 교육장님, 군수님, 군의회의장님, 그리고 많은 학부모님들... 이번 견학에 거는 기대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버스를 타고 우리는 출발했다. 하지만 출발부터가 심상치 않았다. 국회에서 보여야할 모의회의 준비자료를 깜박하고 가져오지 않은 것이었다. 얼굴이 빨개지고 너무도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가는 길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다. 모의회의의 비중 때문인지 계속해서 우리는 연습을 했고, 시작부터 지치는 듯했다. 더욱이 모의회의에서 내가 맡은 상임위원장역은 너무 어려워 어떻게 해야할지 갈피를 잡기 힘들었다. 출발하고서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상임위회의실서 펼쳐질 모의회의 연습을 하는 동안 버스는 벌써 국회에 도착해 있었다. 말로만 듣던 국회이고, 텔레비젼으로만 보던 국회의사당를 직접 대하고 보니 가슴이 벅차오르고, 한편으로는 실감이 나질 않았다.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또한 우리지역 국회의원이신 이낙연의원님께서 바쁘실텐데도 직접 우리회의를 참관해주시고, 본회의장에서는 수없는 궁금증들을 풀어주시기 위해서 하나하나 알기쉽고 자상하게 설명해 주셨다.

드디어 모의회의! 국회의원님과 보좌관님 그리고 동행하신 선생님께서 보고계신 가운데 회의는 시작되었고, 국회의 통일외교통상위원회가 하는 방식 그대로였다. 각 학교에서 선출된 뛰어난 회장들이었지만 모두들 긴장을 했는지 준비한 발언을 자연스레 발표하지 못했다. 긴장한 나머지 발언이 경직되기도 하고, 상임위 회의실에 다소간 침묵이 흐를 때면 진행하는 나는 몹시 초조해졌다. 결국 실수를 할까봐 땀이 등에서 비오듯 흘렀고, 이마에 흐른 땀은 눈에까지 들어가 눈물로 나오는 것이었다. 우리들은 그렇게 긴장을 하며 어렵고 힘들게 회의를 마칠 수 있었다. 회의를 마치고 우리는 재경향우회 사무실로 향했다. 거기에서 향우회의 활동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듣고 우리는 저녁식사와 함께 준비된 환영회 자리로 이동했다. 처음 식사장소로 들어가는 순간 여러 향우회분들이 많은 박수를 쳐주셔서 쑥스러웠다. 출신지역별로 앉아서 식사를 하고 우리는 몇 명씩 나뉘어 향우회선배님들 댁으로 향했다. 나는 초등학생 2명과 해룡중학교 학생회장과 한 팀이 되었다. 해룡중학교 학생회장인 상록이와는 등학교 동창이어서 친한 편이었다. 지하철을 타고 향우회선배님댁으로 갔다. 향우회선배님댁 가족분들이 우리들을 친절하게 대해 주셔서 정말로 고마웠다. 하루 온종일 긴장했던 탓인지 피곤이 몰려왔다. 편안하고 안락한 잠자리.....

다음날 우리는 경복궁에서 모여 청와대로 향했다. 정말 말로만 들었던 청와대를 견학하니 그 기분이 하늘을 찌를 듯 기뻤다. 나는 개인적으로 대통령님을 꼭 만나뵈고 싶었다. 청와대를 견학하는 도중에 계속 그 생각만 하고 있었다. 하지만 만나 뵙기는 어려울 듯 싶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순간 대통령님의 차가 우리 앞을 지나갔고, 대통령님께서는 차에서 내리셔서 우리와 일일이 악수를 해주셨다. 악수를 하는 순간 나는 너무나 황홀해서 쓰러져 버리는 줄 알았다. 대통령님의 손은 무언가 특별하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악수를 하고보니 보통할아버지들의 따뜻한 손과 똑같았다. 그렇게 청와대를 견학하고 국립현충원에 가서 참배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분들이 잠들어 계신 곳이어서인지 분위기가 고요하기만 하였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님, 박정희대통령님의 묘역도 가볼 수가 있었다. 국립현충원 참배는 우리의 마지막 일정이었다.

이번 견학에서 우리는 너무나 뜻깊은 경험을 할 수가 있었다. 한 개인으로서는 견학하기 힘든 곳에 가, 직접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었던 이번 체험은 정말로 유익했고, 잊을 수 없는 값진 추억이 될 것이다. 난 아직도 대통령님과 악수했던 오른손을 씻지 못하고 있다. 왜냐면 그 손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기 때문이다. 언젠가 이런 기회가 다시 오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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