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신문의 나아갈 길



광주·전남의 지방 신문들이 위기에 처했다. 위기의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요인은 신문 경영자들의 경영적 마인드 부재에서 찾아야 한다. 11개인지 12개인지 모를 이지역 신문들의 난립은 광주, 무등, 전남 등 메이저 신문들의 쇠락에 따른 것으로 어쩌면 그들 스스로 불러들인 측면이 강하다. 광주일보는 과다한 부채비율로 인해 앞장서 구조조정에 나서다 최근에는 법정관리설 마저 나돌고 있다.

두 번째로 지역에 나온 무등일보는 두 차례의 모기업 부도에 이어 사원주주제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어렵기는 마찬가지고 전남일보는 사주의 국회의원 출마를 계기로 비판기능을 상실함으로써 언론의 기능에 마저 의구심을 던지고 있다. 나머지 신문들도 유사한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광주·전남의 지역신문은 노동력에 의존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고시장은 협소한데 제살깎기식 단가경쟁이 판을 치고 판매는 거의 연고주의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문의 질로서 승부를 내기에는 상황이 너무 어려운 처지인 것이다.



지역신문의 장점

이른바 지방의 광역지들 광주, 무등, 전남 등의 어려움과는 달리 소지역 신문, 즉 인구 5만을 기준으로 뿌리를 내리는 신문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소지역 신문의 나아갈 길은 이들 광역지의 어려움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첫째는 경영자의 확실한 경영관이 필요하다. 신문을 통해서 수익을 내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광고는 물론 판매, 제작에 이르기까지 적어도 지역신문의 경영자는 경영자적 자질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신문 경영은 다른 것과 달리 기사라는 소프트웨어를 팔면서 사업적 측면도 함께 고려해야만 하는 특수한 사업이다. 여기에 공익성까지 고려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이 같은 종합적 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어쩌면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여야 할지 모른다. 특히 지역의 사정을 잘 알면서 신문의 수지를 맞추기란 그리 쉽지 않다.

제작측면에서 소지역 신문의 제작은 오히려 쉬울 수 있다. 오늘날 고도 지식 정보화 사회에서는 국가적 대사나 광주시, 전남도 같은 광역도시 보다는 영광, 진도, 해남 같은 지역에서 일어나는 내용을 알고 싶어하는 지역민의 요구가 커진 때문이다. 지역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심층 취재 보도하는 것은 지역신문의 가장 큰 장점이자 소임이다.

특히 소지역 신문의 역할은 지방자치제도가 정착 될수록 그 영향력은 커질게 분명하다. 지역의 의사를 대변한다는 측면에서 지역 선거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은 이미 입증된 바다. 그러나 한편으로 너무 좁은 지역에서 시시비비를 가린다는 점은 어려운 일임에 분명하다. 각 시군마다 지역이기주의가 판치는 상황에서 불편 부당한 논지를 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도 언론의 기본 사명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소지역 언론의 사명도 중앙언론사와 마찬가지다. 즉 견제와 균형이다. 그런면에서 지방의회와 집행부에 대한 감시 견제기능이야 말로 지역신문의 최대 관건이다. 지역의 살림과 집행이 어떻게 되는가를 감시하는 것이 곧 지역신문의 존재 가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어려울지라도 지역 신문 기자는 높은 도덕성을 가져야 한다. 만일 지역 유지 편에 서서 촌지나 받는 식이라면 당장은 그럴듯할지 모르지만 신문의 존재면에서 크게 손실임을 자각해야 한다. 지금도 잘 나가는 지역신문들이 촌지 거부 운동을 펼치는 사례는 대단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들의 높은 도덕성 견지는 신문의 영향력은 물론 질적인 면과 지역민의 신뢰를 얻는데 거의 절대적이다. 결국 지방자치의 미래는 지역신문의 역할에 달려 있다. 사리 사욕을 위해서 신문을 쓰지 않는 조건 하에서 기자들의 높은 도덕성이 합쳐진다면 이미 기능을 상실해가고 있는 지방 광역지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지역신문은 지역의 등대다

지역신문은 정보화 사회서 지역정보의 등대가 돼야 한다. 지역내 뉴스를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거의 시시콜콜한 얘기까지 전달해야 함은 물론 출향인사들에게까지 지역소식을 알려야 한다. 아울러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출향 인사들에게도 고향소식을 알려주는 등대 역할을 톡톡히 해내야 한다. 지역민이 알고 싶은 것은 우리 동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다. 극단적으로 누구네 개 값이 얼마인지에서부터 출생, 사망 등 알릴 것은 빠짐없이 알려주어야 한다. 아울러 정보화 시대에 알맞게 전자신문과 신문제작시스템의 선진화도 이제는 어느 정도 신경을 쓸 때다. 한마디로 지역민의 의사를 대변하면서 제작기법도 경영적 마인드를 도입하자는 얘기다. 거듭 강조하건대 이제는 지방화시대다. 특히 지역단위의 시대는 지역신문이 담당하는 시대다. 이런 시대를 맞아 지역의 신문들이 제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지역민들도 성원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나윤수 무등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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