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자매의 땅 남해를 찾아서

지난해 늦가을 경상도 남해군의 바른자치21의 회원들이 영광군을 방문한 적이 있다. 영광사회운동협의회의 초청으로 한걸음에 달려온 그들 앞에선 지역감정이니 지역 패권주의니 하는 말들은 낯선 차국의 말들이려니 싶었다. 그들은 우리 영광의 문화유산과 특산품인 굴비 등을 보면서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이제 그들이 우리를 부른다. 자기네들의 삶의 터전인 남해를 속속들이 보여 주겠단다 얼마나 설레는가?

3월27일 아침일찍 나와 80여명의 일행들은 남해를 향해 떠났다. 기대와 설렘에 부푼 가슴을 안고 가기를 3시간여.....보인다! 남해대교가 예전에 봤던 것인데 왜이리 좋은가

남해대교 끝자락을 지나다보니 왼편으로 조그마한 사당이 보인다. 거북선도 보인다. 알고보니 임진왜란의 마지막 전투였던 노량해전에서 순국하신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충렬사란다. 엄숙함이 밀려오는 순간 저앞에 우리를 불러준 바른자치21 임준택의장님께서 기다리신다. 일흔이 넘은 나이지만 젊은이 못지 않게 정열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 그분의 얼굴은 인자한 아버지의 표정이요 다정한 선배님의 친숙함이 배어 있다. 그분이 안내한 곳은 남해군청이다. 김두관 군수님을 비롯 많은 직원분 그리고 반가운 분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군청에서의 환영식 그리고 남해군에 대한 간결하고 확실한 소개 그리고 김군수의 집무실을 둘러볼 때 그분의 솔직 담백함을 느낄수 있어 더욱 좋았다. 준비한 점심을 먹고 서상스포츠파크로 이동중 남해 관광가이드 김은실씨가 동승하여 남해군을 속속들이 알려준다. 자원봉사자란다.

푸른 잔디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는 축구경기장을 둘러보고 향토 역사관으로 향했다. 여기에는 유물관과 역사관으로 나뉘어져 있었고 유물관은 선사시대에서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유물들이 잘 정돈되어 있으며, 역사관은 고려 팔만대장경의 판각 사실 및 삼별초의 항몽사상과 자주정신이 깃들어 있고, 정지장군의 관음포대첩(우왕9년,1383). 태조 이성계의 건국설화 그리고 임진왜란의 마지막 전투 노량해전에서 산화하신 이순신 장군의 조국애, 서포 김만중 선생의 남해 유배생활, 조선 4대 서예가 자암 김구 등 많은 역사가 잘 보존되어, 많은 감명을 받고 나와 보니 아천문화관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어느 독지가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들을 전시해 놓은 장소로 이순신 장군의 영정, 팔만대장경을 판각 할 수 있도록 해 놓는 등 참으로 고마운 마음을 간직할 수 있었다.

차를 타고 상주 해수욕장으로 향하는 도중 가천암수바위에 대한 내력을 알려준다. 남자의 그것을 닮은 바위와 옆에 아이를 잉태한 듯한 바위가 함께 있어 암수바위로 불린단다. 조금가다보니 보광산에서 태조 이성계가 오랫동안 수도한 결과 왕위에 오르자 고마움의 표시로 비단 금자를 써서 금산으로 부르게 된 산이 옆으로 지나간다. 참으로 좋다. 더 이상 표현할 수가 없다. 그래서 소금강 혹은 남해금강이라 불린단다. 남해의 시리도록 푸른 바다 위에 조그마한 섬이 하나 떠있다. 구운몽의 작가 서포 김만중의 마지막 유배지로 생을 마친곳이며「사씨남정기」「서포만필」 등을 집필한 곳이다. 조금더 가니 그 유명한 상주해수욕장이 다. 깨끗한 바닷물과 송림 뒤 금산을 병풍으로 하고 있는 해수욕장. 금가루 같은 백사장 그 바다속으로 한없이 빠져들게한다.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있어 돌아보니 싱싱한 회와 소주한잔, 여행을 더욱 운치있게 만드는건 이런 맛이 아닐까.

한없이 좋은 사람들,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해수욕장 거기에 정을 나누는 소주한잔, 너무 좋다. 속세의 찌든 때를 모두 씻어버리고 나를 비울수 있어 너무 즐겁다. 풍취와 운취에 한참 젖어 있는 동안 가자고 한다. 돌아갈 길이 머니 서둘러 떠나자고 한다. 둘러볼곳은 아직도 많은데 덜 채워진 가슴을 무엇으로 채울것인가? 나를 불러준 바른자치21 임준택의장님을 비롯한 형제들에게 무한한 고마움을 느끼며 가슴 한쪽에 서운함을 담고 돌아간다. 그 서글픔 한쪽에서 나를 깨운다. 그래 다시가는거야!



영광사회운동협의회 사무차장 NGO사업국장 정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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