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은 참으로 바쁘다. 개인 휴대전화와 컴퓨터 인터넷 보급률이 세계1위라는 통계에도 불구하고 개인에게 평안을 주기보다는 되려 구속하는 원인이 되곤 한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루라는 일상의 굴레를 반복하며 자신을 잊고 살아간다. 편리한 첨단제품은 사람들에게 더욱 빨리 달리라고 채근하는 채칙이 되었다.

"서있는 사람들"이란 안정되지 않고 무언가 불안하기만한 현대인의 초상이다. 방황하고 절망하는 사람에게 띄우는 법정스님의 사랑과 위안의 글이라고 어떤 이는 소개했다. 참으로 무미건조할 것 같아보이는 스님의 삶에서 우러나온 글들이 이처럼 평화로은 안식을 갖게한다. "무소유"를 주장하며 무소유란 어떤 것을 갖지않는게 아니라 꼭 필요한 만큼만 갖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 소유로부터 생기는 구속에서 벗어나라고 한 법정이다. 법정스님의 "서있는 사람들"도 그 "무소유"와 같은 분위기다. 물질만능 시대에서 많이 소유한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고 설명한다. 욕심을 버리고 자연의 숨소리를 조용히 경청할 때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시간과 삶의 노예가 되어 버렸다. 이미 내몸이 내것이 아니다. 하루도 나를 위해 시간을 낼 수가 없다.눈을 뜨면 하루 일과가 가득찼고 저녁에는 또 쌓인 스트레스해소를 위해 한잔 해야한다. 이런 일상의 반복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가 아무리 많은 재산과 건강을 가졌다해도 결코 행복한 사람이라 할 수 없다.

"숲에는 질서와 휴식이 그리고 고요와 평화가 있다. 숲은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안개와 구름 달빛과 햇살을 받아들이고 새와 짐승들에게는 깃들일 보금자리를 베풀어 준다. 숲은 거부하지 않는다.자신을 할퀴는 폭풍우까지도 마다하지 않고 너그럽게 받아들인다." 갈증으로 목말라하는 우리들에게 이 책은 한바가지의 물이기 보다는 그 물위에 떠 있는 버들잎 같은 책이다.

(한길서림 김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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