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학교 3기 1조 김병오

샬롬(아버님) 아버지학교 3기 1조 김병오

세월속에 감추어둔 그 무엇인가를 찾아내는 것만큼 아버님께 글 띄우는 것이 어렵게 느껴집니다. 가슴속 깊이 묻어둔 이야기들을 이번 기회에 아버님께 마음을 열고 글을 올립니다. 아버님 이 글을 읽으시고 오해 없으셨으면 합니다. 제 기억속에 아버님은 날이면 날마다 술에 만취되어 밤늦게 귀가 하시어 잠들어 있던 저희들을 깨워 새벽닭 울때까지 잔소리를 늘어 놓으시던 모습, 열심히 공부하고 뛰놀며 민생고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스크림, 찰떡을 외치면서 이골목, 저골목 돌아다녔던일, 밥 굶기를밥먹듯 했던일, 아버님 추억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어린나이였기에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면 가슴시리도록 아파옵니다. 그래서 늘 무능력, 무책임한 아버님에 기억밖에는 없었습니다. 원망, 불평하며 자라온 제가 얼마나 건강했겠습니까? 패배감, 열등감으로 비교의식하며 살아왔었습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제가 아버님 자리에 와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모습은 다르지만 배고픔을 해결하는것만이 가장에 최대의 책임인것처럼 일에 묻혀(미쳐) 가정과 가족 그리고 "나"를 잊고 살아가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된것입니다. 그토록 아버님처럼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제가 또다른 모습으로 가정이 붕괴되는 위기를 맞을즈음 "아버지 학교 입학"이라는 희소식이 날아오게 된것입니다. 아버님 이곳(아버지 학교)에 와서야 아버지를 찾았습니다. 아버님 마음을 이제야 알것같습니다. 한가정에 가장으로서의 중압감이 이토록 무겁게 느껴지도록 가슴에 와닿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아버님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 한번도 아버님께 고백해보지 못했던 말들을 글로 올립니다.

건강하지 못했던 과거들은 세월속에 묻는 것이 아니라 "주님에 사랑으로 감추고 용서하며 주님안에서 아버님과 제가 새롭게 거듭나 행복한 인생을 꿈꾸며 살고 싶습니다. 아버님 사랑해요.

작은아들 병오 올림



이 글은 지난 11월16일부터 12월7일까지 법성교회에서 실시된 영광 제3기 아버지학교 과정 중 참석한 묘량면의 김병오씨가 아버님께 드리는 편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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