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양심'으로 평가받는 미국의 MIT 교수 노암 촘스키가 불량국가(두레출판사)라는 책을 썼다.'냉전과 대학(냉전의 서막과 미국의 지식인들),숙명의 트라이앵글(미국-이스라엘-팔레스타인)등 그의 저서가 그렇듯 미국의 한 지식인으로 베트남 전쟁의 비판과 함께 국제문제에서 강대국의 불법적이고 부당한 횡포를 지속적으로 고발하고 있는 것이다.

9.11 미국 테러 이후 부쩍 관심이 높아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그리고 팔레스타인 등과 함께 테러국가로 지목된 나라들이 국제사회에서 비난을 받고 있는 이때 불량국가라는 책은 충격이었다.당연히 테러국들을 비난하는 글이라는 예상을 깨고 이 책은 미국을 지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우방으로 형제국으로 알고있던 미국이 깡패국가라니... 책장을 넘길수록 조목조목 설득력을 갖는다.작가는 50년대 밀과 커피 생산국이었던 콜롬비아가 마약생산국으로 전락한 데는 그 배후에미국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식량이 부족한 콜롬비아는 미국의 '평화를 위한 식량원조'를 받게 되었고 미국은 농업 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하여 다른 국가들로 하여금 미국에 식량을 의존하도록 유도했다고 지적한다. 미국은 동시에 고객이 될 나라들에게도 그에 상응하는 자금을 제공했는데 이 나라들은 군비 지출과 반정부세력 진압에 이 자금을 사용했다. 콜롬비아 농민들은 당연히 자본의 힘에 굴복했고 숨어서 고 수익 작물인 코카인과 양귀비를 재배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미국은 마약과의 전쟁에서 이들 농장에 무차별 가스살포로 식물을 고사시켜 지금 농민들은 빈곤의 악순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UN,IMF,WTO 등 국제기구들은 힘의 논리를 앞세운 미국의 위법을 제재할 수 없다. 마치 이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비아냥거리는 미국의 태도를 작가는 준엄하게 꾸짖고 있다. 세계의 경찰을 자임하며 휘두르는 서슬퍼런 칼날에 콜롬비아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불공정한 SOFA협정에 대해 미국의 오만을 확인하고 있으니 말이다. 아직도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에 대한 환상을 키워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한길서림 김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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