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권의 책

바이 코리아 (김진명 지음 : 자음과모음 펴냄)

김진명님의 소설은 참으로 독특 한데가 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즈오의 나라][황태자비 납치사건]은 그 내용에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독자들로 하여금 감명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독자들의 애국심을 자극하고 상대국의 위선을 폭로하게 하는 전형적인 우리나라 초기 소설의 진부한 형태를 띠고 있으나 전개되는 내용은 현실감과 재미가 있다.

이번에 발표한 [바이 코리아]는 대단히 현실감 있는 소설이다. 삼섬그룹 회장 실명이 거론되고 우리 나라의 IMF상황에 대한 실감나는 해설 그리고 미국의 이중적인 태도에 대한 비판도 담겨있다. 그뿐인가. 최근 고등학생들이 문과 지원을 선호하는 형태를 꼬집어 우리 나라가 살길은 과학의 부흥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과학자들의 처우개선도 우회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사실 세계는 유태인과 한국인의 싸움이라 볼 수 있소. 그러나 유태인에 비해 한국인은 너무나 바보 같소. 머리는 더 좋으면서 사는 꼴은 가관이오. 시실 유태인이 노벨상을 독차지하고 있지만 내가 관찰한 바로는 머리는 한국인이 낫소] 이런 고급두뇌를 학교와 정부가 예산타령으로 일관하며 방치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작가의 애정을 확인 할 수 있다. 오죽하면 로마의 로이 재단을 등장시켜 우리 나라의 고급 두뇌들을 전액 장학금으로 유학과정까지 마치게 하고 세계 유수 기업에 임대하는 생각을 해냈을까. 마치 훌륭한 축구 선수들을 돈 많은 구단에 넘기는 것처럼 말이다.

[한국인들은 돈을 하찮게 보는 정신문화가 고리대금업으로 일으켜 세운 유태인과는 다른 문화가 있소. 한국인은 가장 뛰어난 사람들인데도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어리석음에 나는 분노하고 있소] 우리의 위대한 정신문화에 대해 자긍심을 갖게 하면서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북돋우고 있다. 마치 한국 축구가 4강 신화를 이루면서 온 국민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워주었듯이 ...

한길서림 김 미 자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