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사랑에 '감동' 그리고 '훈훈~'

지난 8월 24일 영광고등학교(교장 노윤택 ) 3학년 교실에 에어컨 5대가 설치되었다. 아직도 노염(老炎)이 기승을 부리는 무더위 속에서 그 무엇보다도 시원하고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에어컨 설치는 전교조 영광고등학교 분회(분회장 김민환) 선생님들의 발의로 전교조 조합원 및 비조합원들까지 참여하여 에어컨설치를 위해 기부금을 모아 이루어진 것이다.

영광고 전교조 분회 교사들은 학생들의 교육환경개선을 위해 여러 차례 논의를 거듭하여 수능을 앞둔 3학년 교실에 에어컨을 설치하기로 뜻을 모았다. 학교예산 여건에 비추어 교실에 에어컨을 설치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실정이기에 교사들은 십시일반하여 예산을 마련하기로 했던 것이다. 곧바로 지난 7월 21일 에어컨 설치 취지 설명과 함께 기부를 희망하는 선생님을 의견을 모았으나 처음엔 기부목표액이 만만치 않아 전교조 영광고 분회는 소리없는 속앓이로 애태운 적도 있었다고 전한다.

그러나 의외로 교사들의 참여는 폭발적이었고, 분회 조합원 뿐 아니라 비조합원까지도 적극 참여, 따뜻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기금 모음에 참여한 교사들은 "조금은 부담이 되었지만 학생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는 좋은 선물을 준비하자는 데 모두 이의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10만원에서 25만원까지 교사들이 기부한 총 금액이 530여만원에 달했고, 전교조는 기부된 금액을 행정실에 정식 접수하면서 빠른 시간 안에 설치해줄 것을 요구했다. 조달신청 관계로 예정보다 늦어지긴 했으나 지난 8월 24일 에어컨 5대가 영광고 3학년 5개 교실에 우선 설치되었다.

이번 에어컨 설치를 주도했던 김민환 분회장은 "우주선을 타고 우주여행을 하고 화상전화기로 전화를 하며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제품을 만드는 21세기 최첨단 시대, 유독 학교만은 20세기를 벗어나지 못한 느낌이다" 며 "우리 학생들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는 없는 것인가 연구한 끝에 이러한 결실을 맺게 되었다"고 밝혔다.

영광고 3학년 정유정 학생도 "시기적으로 조금 더위가 물러선 시기에 에어컨이 가동되지만 후배들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한다고 생각하니 기쁘고, 선생님들의 뜨거운 사랑에 앞으로 막바지 힘겨운 날들을 잘 견딜 수 있을 것 같다"며 선생님들의 제자 사랑에 대한 고마움을 나타냈다.

선생은 있으나 스승은 없고, 학생은 있으나 제자가 없다는 말이 있듯이 사제지간의 정이 메말라 가는 세태에 이번 에어콘설치를 통해 보여 준 영광고 선생님들의 제자 사랑의 마음은 교육현장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었다. 무던히도 무더웠던 지난 여름, 선생님들의 뜨거운 사랑의 바람은 영광고등학교 학생들의 가슴속에 언제까지도 시원하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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