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현/ 영광군민족작가회원
회한(悔恨)과 그리움의 긴 징검다리 건너서
마지막 희망이라 믿었던
낮 12시,
그 기다림의 끝자락엔 비가 내린다.
계절의 가지 끝에 매달린 이파리들은
가버린 세월의 조각처럼 나부끼고
먼 바다의 울림처럼 웅얼대는 진양조의
내 아린 가슴에도 비가 내린다.
어디쯤 오시는가? 그리운 사람아!
스스로 안고 가야 할 형극(荊棘)의 세월 지나
첫눈 쌓인 광주천 건너서
새하얀 눈길 밟고 그대 오시려는가?
소리 없이 비 내리는 유월의 마지막 날은
숨 막히게 바람 한 점 없어도
남모르는 몸짓으로 흔들리는 광주공원 상수리나무
제 그리움에 취해 혼자 울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