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에서 활동 중인 이 고장 출신 이진영(군남)시인이 두 번째 시집 '퍽 환한 하늘'(문학과 경계사 刊)을 펴냈다. 이 시집은 성(聖)과 속(俗)사이에서 진동하는 작품들을 통해 우주적 진리와 법칙을 직관의 언어들로 담아내고 있다.

첫시집 '수렵도'에서 강인한 시학을 꿰어냈다면 이번 시집에서는 강인한 시학을 바탕으로 한 층 더 다양해진 시풍을 일궈내고 있다.

성과 속이라는 대별적 접점을 추구하는 시인은 불교적 깨달음과 생태적 질서를 근간으로 한 성(聖)과 인간적 의미와 삶의 영역으로 대별되는 사랑의 세계를 즉, 속(俗)으로 형상화 해냈다. 이 시집에서 성(聖)에 대한 욕망은 그의 여행시편들에서 잘 드러나는데 이런 점 때문에 시집 전체에서 묻어나는 불교적 사유의 흔적은 떠남의 또 다른 흔적들로 읽혀진다. 여기에다 불갑사 연작시에서는 불교적 사유를 통해 무욕과 욕망의 절제, 피안을 향한 '몸부림'의 한 단면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속(俗)으로 형상화 된 사랑의 세계는 섹슈얼리티의 상징적 장치들로 가득 찬, 욕망의 순수한 분출만이 꿈틀거리는 농염한 언어들로 표현하고 있다.

이진영씨는 그의 두 번째 시집 '퍽 환한 하늘'에서 성과 속이 결코 상호 침투하지 못하지만 그 둘을 긍정하는 포용의 세계를 그려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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