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현/ 칠산문학회장





                


  M형! 그대, 아름다운 영혼의 소유자여! 그대는 지금 무순 꿈을 꾸고 있는가? 계절은 어느덧 긴 겨울잠을 털어 버리고 가늘게 내리는 봄비를 맞으며 살 풀어 가는 우리들 가슴에 촉촉이 젖어오는데, 지나온 세월의 흔적들을 회상하면서 어쩌다 잃어버린 유년의 한 조각을 기억해내고는 그나마 아직은 퇴색되지 않은 내면의 동화(童畵)적 질감(質感)을 조금이라도 회복 할 수 있는 이 계절에 그대는 지금 무순 꿈을 꾸고 있는가?


 


M형!


우리들 현실은 들여다볼수록 늘 누추한 것이지만 그 누추함 속에서도 타인의 꿈을 나의 꿈처럼 우리가 꿀 수만 있다면, 타인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나의 꿈을 희생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M형!


지역발전과 군민의 복리증진을 위하여 이 한 몸 다 바쳐서 열심히 일해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지방선거에 출마했으리라 믿네. 그러나 M형! 세상은 우리들 생각처럼 그렇게 동화적 질감으로 채색되어지지 않음을 어찌해야 하는가? 생각해보시게.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실이지만 이타(利他)와 무욕(無慾)이라는 여백 위에 이기(利己)와 탐욕(貪慾)이 덧칠되어져 왔던 우리의 정치사(政治史)가 아니었던가? 그래도 M형! 나는 그대를 믿고 있네. 그래서 이렇듯 외람 된 충고를 드리고자 한다네.


 


M형!


인간 내면의 순수한 발원(發願)이 행동과 동일시 될 수 없을 때 인간은 타인 앞에 모색이라는 경계를 가질 수밖에 없음을 기억하시게. 그리고 잊지 마시게. 세상의 모든 것은 욕망으로부터 비롯되지만 그 욕망 또한 처음 만들어진 곳은 순수라는 거처였음을!


 


M형!


"햇살의 강렬함 때문에 살인의 충동을 느꼈다."는 이방인 뫼르소의 항변조차 진부한 이야기가 되어버린 지금은 순수가 사라진 시대일세. 그래서 우리에게 더욱 필요한 것은 순수 그 자체가 아니겠는가?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 아름다운 그대의 순수함을 끝까지 간직하시길 바라네. 한 마디만 더 하겠네. 나 자신을 진실로 믿어주는 사람이 있거든 그 사람에게는 나의 내면 모두를 보여줄 수 있는 용기를 가지시게. 그리고 어떤 경우라도 절대 실망은 하지 마시게. 타인을 위해 나를 희생하다보면 고통이 따르고 많은 것을 잃을 수도 있지만 그 또한 그대의 몫이 아니겠는가? 아름다운 영혼을 간직한 그대이기에 잃은 만큼 행복해 할 수 있고 더불어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으리라 확신하네.


 


M형!


부디 나의 바람(希望)이 헛된 것이 아니리라 믿으며 건승을 비네. 열심히 하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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