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소국 향 가득한 - 가나플라워



  누군가에게 선물을 받는 다는 것은 무척이나 기쁜 일이다. 그렇다면 세상에서 가장 기분 좋은 선물은 무엇일까! 보석, 옷, 신발, 상품권, 책, 화장품 등 그 종류가 참 많다. 그중 꽃은 어떨까? 예쁘고 향기로운 꽃 한 다발을 선물 받는다면 기분이 어떨까? 그것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받는 꽃 선물이라면 말이다. 아마 세상에서 제일 기분 좋은 일일 것이다. 그 효과가 정말 궁금하다면 오늘 당장 예쁜 꽃 한 다발을 가슴에 안고 사랑하는 부인, 남편, 애인, 부모님께 선물해 보자. 잠시 잃어버리고 살았던 행복을 찾게 될지도 모른다.
 
  평생 남편에게 꽃 선물을 받아보는 게 소원이라는 아내가 있었다.

그런데 그 남편이 꽃 선물대신 꽃가게를 차려줘 버렸다. 이 꽃집은 바로 영광읍 백학리 와룡공구 맞은편에 있는 가나플라워다.

화제의 그 남편은 언뜻 봐도 무뚝뚝할 것 같은 영광출신 양상용(42)사장이다.

염산 옥실리 태생인 부인 강미덕(41)씨와의 만남 역시 예사롭지는 않다.

당시 개인택시를 운행하던 양사장의 차에 손님으로 탓 던 것이 인연이 되어 결혼 18년째 슬하에는 1남1녀의 자녀를 두게 됐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예쁜 꽃 선물도 자주하던데 연애시절부터 지금까지 그긴 시간동안에 단 한 번의 꽃 선물을 받아본 적이 없다”는 부인 강씨는 잠시 나간 남편의 흉이다. 그런데 어떻게 꽃집을 시작하게 됐냐는 물음에는 고개를 갸웃 뚱이다.

“남편이 권유했다”고만 말한다. 평소에 꽃이나 식물 가꾸기를 즐겨하던 강씨는 꽃꽂이 교실이나 꽃 관련해서 배울 길이 있으면 찾아다녀 배웠다. 물론 전문 화원에서도 실습 겸 교육을 받았다.

눈썰미가 좋아 한번 보면 금세 따라하거나 더 예쁘게 만들어내는 강씨는 “꽃이나 식물을 기르는 게 직업이 될 줄 몰랐다”며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지낸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한다. 그런데 역시 “남편이 왜 꽃집을 하라고 했는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한다. 굳이 남편에게 묻지 않아도 알법하다. 아내의 소원을 모른다면 남편이 아닐 것이다. 남편에게 꽃 선물 받아보는 게 소원이라는 것을 남편 양사장이 알아버린 것은 아닐까? 그래서 아예 좋아하는 꽃과 식물들과 같이하란 뜻은 아닐까? 물론 이것은 추측이다.


  가나플라워는 올 2월 개업해 꽃바구니, 꽃다발, 화환, 화분, 난 등 각종 꽃 제품을 판매 및 배달한다. 남편은 꽃시장에서 싱싱한 꽃을 조달하고 부인 강씨가 만들어낸 꽃을 손님들에게 조심스레 배달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물론 꽃과 식물들 관리에 하루를 보내는 강씨는 장미 한 송이 주문에도 예쁜 포장에 신경을 다 쓴다. 청혼을 하거나 애인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데에는 정열의 색 빨간 장미를 칠순이나 기념일을 맞은 어르신들에게는 너무 화려하지 않게 분홍장미와 핑크라스, 요즘 향이 진한 소국 서너 종류에 안개꽃 등으로 꾸며낸다. 다발은 20분, 바구니는 30분정도 시간이 걸린다.


  꽃은 받을 사람의 기분을 생각하면 ‘대충대충’, ‘빨리빨리’ 해서 보낼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꽃 포장 시간이 더디다. 남편 양사장은 가끔 그게 답답할 때도 있지만 꽃을 받을 사람의 기분을 위해 정성을 다한다는데 어쩌겠는가!


  남편 양사장의 배달뒤에는 부인 강씨의 “예쁘데?”라는 질문이 꼭 이어진다. 사람들의 마음을 즐겁고 행복하게 해주는 꽃, 보내는 사람의 마음과 자신의 정성이 담겼기에 그 꽃을 받는 사람의 모습이 무척이나 궁금한 강씨는 남편의 “예쁘다고 하던데”라는 답변에야 푹~하고 마음을 놓는다. /채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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