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도항 수산물판매장 - 염산설도 어민회


  겨울이 다가오면 주부들의 마음이 급해진다. 가사일로는 가장 큰 행사인 ‘김장’하는 날 때문이다. 좋은 배추를 구하고 좋은 양념 재료를 구하는 게 제일 먼저 할 일. 그중에서도 젓갈이 첫 번째요 젓갈 사면서 꼭 챙겨야 할 것이 생새우다. 김장을 담그며 생새우를 넣으면 김치 맛이 시원하고 상큼해진다는 이유다.




  갓 잡아온 생새우가 파딱 거리는 염산 설도항 수산물판매장을 둘러보자. 생새우를 비롯해 조기, 전어, 꽃게, 꼴뚜기, 낚지, 아귀, 아나고, 장대, 석하, 갈치, 맛, 소라, 백합까지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그 현장은 짠내 그윽한 바다내음과 함께 주부들의 발길 또한 분주하다.


 



  젓갈단지에서 양손에 젓갈을 가득 구입한 주부들이 이제는 맛나고 싱싱한 생새우를 사기위해 이곳저곳을 살펴보는 풍경에 모처럼 어민들의 표정이 밝다.



 이곳 수산물판매장에서 각종 수산물을 판매하고 있는 어민들은 17가구다. 대부분 어선을 소유하고 있는 이들 어민들은 그날 판매할 수산물을 잡기위해 새벽 2시경 바다로 향한다.


 


 3시간가량을 파도와 싸우며 새벽 바닷바람 속에서 걷어 올린 그물 속에는 딱히 정해진 것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어느 집 배 그물은 요즘 최고 인기가 있는 생새우가 가득하기도 하고 어느 집은 전어, 조기 등이 잡히기도 한다. 그래서 17곳 판매점마다 판매하는 수산물들의 종류가 조금씩 다르다.


 


  이렇게 힘들게 잡아온 수산물들 중 요즘 제철인 생새우는 값이 올라 1kg에 만 원 정도 한다. 조금 내리기도, 오르기도 하기에 딱히 정가는 아니다. “너무 비싼거 아니에요?”라는 손님의 말에 김영채 어민회장의 한마디가 이어진다.


 


 “실제 어민들이 바다에 나가 어로작업을 하는 것은 4월 초순부터 시작해 1년에 180일 정도”라고 한다. 또 “어선 한번을 운항하면 기름 값만 20~30여만 원이 들어가는데 여기에 선원급여, 배와 그물 등 각종 장비 수리비를 더하면 평소 어로 작업은 기름 값도 못할 때가 있다”고 한다.


 


  요즘 같은 김장철은 그에 비하면 대목이다. 요즘 수산물 판매수입은 대략 70~100여만 원 선이다. 일년 중 쏠쏠한 재미를 볼 때라고 한다. 그래서 한 달에 열흘을 쉬는 평소보다 이 시기에는 한 달 내내 바다에 나간다고 한다. 어민들에게 이 시기는 풍어의 기쁨을 누리는 행복한 시간이다.


 



 


  김치의 맛은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다. 강원도는 해물을 이용한 담백한 김치, 충청도는 감칠맛이 깊으며 시원한 맛, 경상도는 짜고 매운 단순한 맛, 평안도는 짜고 맵지 않으며 톡 쏘는 상쾌한 맛이다. 그에 비해 우리 전라도 김치는 젓갈과 생새우를 듬뿍 넣어 약간 맵고 짭짤하여 그 맛이 진한 것이 특징이다. /채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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