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 FTA와 위기의 농업 극복 ②

  우리 군 청보리 한우 브랜드가 농림부의 2007년 산지유통활성화 사업 심사에서 사육기반 저조를 이유로 탈락하며 브랜드 인지도 하락은 물론 축사시설현대화 사업 지원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이에 본지는 우리군 청보리 한우 브랜드 육성의 문제점을 점검해 보고자 한다. - 편집자주




정부의 한우 브랜드 육성정책


  전라남도는 최근 2008년 축사시설 현대화사업 신청요령을 시·군에 시달하고 우선적으로 브랜드 경영체 참여 농가에 대해 사업 신청을 받기로 했다.


 


 축사시설 현대화 사업은 한·미 FTA를 비롯한 동시다발적 FTA 추진과 DDA 협상 재개 등 대외개방 확대에 대응해 축사시설 개선을 통한 가축폐사 감소와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내년부터 2017년까지 전국적으로 한우, 돼지, 닭, 오리, 젖소 축종의 축사 총 5,150개소에 1조 8,380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며, 2008년도에는 515개소에 1천 287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전남 6개 한우 브랜드가 뜨고 있다


  이 사업의 신청 대상자는 산지유통활성화 사업에 선정된 6개 브랜드로 전남 동부권 8개 시·군이 공동 육성한 한우 브랜드 ‘순한한우’와  ‘함평천지한우’, ‘담양대숲맑은한우’, ‘영암매력한우’, ‘나주배한우’, ‘해두루포크’ 등 브랜드 경영체에 참여하고 있는 농가와 계열화사업 참여농가 그리고 한육우·젖소 50두 이상, 양돈 1,000두 이상, 양계 30,000수 이상, 오리 10,000수 이상 사육하고 있는 전업농가로 2005년 12월 31일 이전에 축산업 등록제에 가입되어 있어야 한다.




  지원 대상사업은 축사의 신·개축 및 급이·급수, 소독·환기시설, 폐사축처리시설 등 시설개선자금으로, 가축사육시설 면적당 최대 지원한도액(축종별로 200~1,400백만원) 범위 내에서 사업계획을 작성하여야 하며, 축사신축은 기존 축사를 폐쇄하고 이전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청보리 한우 브랜드의 위기


  이번 사업신청 대상인 전남 6개 한우 브랜드와는 달리 우리군 청보리 한우가 제외된 것은 2007년 산지유통활성화 사업에서 브랜드로 선정되지 못한 것 때문이다. 군은 이 사업 추진을 위해 농림부에 20억의 사업자금을 신청했으나 브랜드 출하실적, 혈통등록 등 고급육 브랜드로서 기본 충족요건을 갖추지 못해 선정에서 제외됐다고 도 관계자가 밝혔다. 결국 사육기반이 저조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이 우리군 관계자들의 원인분석이다.


  


  이에 반해 전남 동부권 8개 시·군이 공동 육성한 한우 브랜드 ‘순한 한우’와 함평군의 ‘함평천지 한우’가 올해 농림부의 축산물 브랜드 평가에서 각각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차지한 것은 사뭇 대조적이다. 특히 대상을 차지한 ‘순한 한우’는 심의위원으로부터 브랜드 수준(품질 균일성, 고품질, 물량공급 능력, 위생 안전성)과 사업 실적(달성률, 성장률) 등 모든 부문에 걸쳐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전남 동부권 8개 시·군이 참여해 2003년 개발한 ‘순한 한우’는 2004년부터 지방비 10억 원과 축산발전기금 융자금 246억 원을 집중 투입해 육성한 결과 전국 축산물 브랜드 경진대회에서 2006~2007년 2년 연속 최우수상을 받았고, 소비시민모임 주관 ‘우수 축산물브랜드 인증’에서 3년 연속 인증을 받았다. ‘순한 한우’는 농림부장관 상장과 함께 부상으로 무이자 자금 12억 원을, 우수상인 함평천지 한우는 농협중앙회장 상장과 6억 원을 각각 지원받았다. 전남도 축정과장은 “순한 한우가 품질과 위생·안전성이 보장된 전국 제1의 우수 축산물 브랜드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전남 서부권에도 제2의 한우 광역 브랜드를 출범시켰다. 아직 서부권 광역 브랜드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우리군 청보리 한우 브랜드가 국내 브랜드 심의 기준도 통과하지 못하는데 더욱 거세져가는 FTA 파고에는 어떻게 견딜 수 있을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군 한우 사육 현황


  현재 우리군의 한우 사육두수는 1,512농가에서 1만 4,504두(2007년 6월 기준)를 사육하고 있다. 이중 군과 영광축협, 한우협회, 참여농가로 구성된 청보리 브랜드 사업단에 참여하고 있는 농가는 90농가에 5,241두로 군 전체의 약 3분의1 수준에 해당한다. 이중 암소는 3,224두, 거세우인 수소는 2,017두에 해당한다.


 


  군은 고급육 생산을 지원하기위해 브랜드 사업단 참여 농가에 다양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거세장려금 지원 사업으로 작년에는 428두 4,280만 원, 올해에는 500두에 5,000만 원을 지원했다. 한우 우수정액지원 사업으로 작년 3,132두 2349만 원, 올해 3,862두 2,896만 원을 지원했다. 청보리사료 급여지원은 올해 8,082톤(발효 1,611톤, 곤포 6,470톤) 9,693만 원을 지원했다. 한우 혈통등록지원 사업에도 작년 1,125두 800만 원, 올해 1,762두 1,127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한우협회 및 영광축협과 거세우 기르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영광․ 함평군 한우 사육 현황 비교표                             2006년 12월말 기준























지역


 한우 사육현황


브랜드 참여 현황


 브랜드 암소


 브랜드 수소


영광군


 1,366호 13,096두


 90호 5,241두


 3,224두


 2,017두


함평군


 1,790호 21,470두


 123호 7,500두


 3,500두


 4,000두




청보리 한우 무엇이 문제인가!


 군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청보리 한우가 브랜드로서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이는 우선 산지유통활성화 사업에서 브랜드로 선정되지 못한 문제점부터 살펴야 한다.




 정부의 이번 심사는 한우가 아닌 거세 수소를 대상으로 심사가 이루어 졌다는 점이다. 심사 당시 우리군은 거세우 사육두수가 기본 2,000여두가 돼야함에도 이를 충족하지 못했다. 농가들의 암소위주의 사육이 문제가 된 것이다. 농가들에게 거세우 장려금을 두당 10만 원을 지급하는데도 거세우가 늘지 않는 원인은 사육기간이 문제다. 암소의 경우 분만을 통해 송아지를 낳아 사육기간 대비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비거세 수소도 15개월 정도 사육 후 출하가 가능하다. 반면 거세 수소는 28개월 이상 사료를 먹여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출하 시에도 거세우와 비거세우의 가격차이가 별로 없다. 농가들이 거세우를 사육할 특별한 이유가 없는 것이다.




  브랜드 출하실적도 문제다. 청보리 한우 브랜드로 출하 하려면 청보리 한우 브랜드 사업단을 통해 출하해야 도축 시 청보리 한우 출하실적으로 인정된다. 일반 농가들이 소 매매시장이나 중매업자를 통해 출하하는 경우 간단한 절차가 장점이나 매매 실적은 브랜드 출하실적과는 무관하다. 비 사업단인 전체 60% 이상의 농가를 어떻게 브랜드 사업단에 합류하도록 할 것 인가가 과제다.




  혈통등록 사업은 우수 브랜드 순수혈통을 보존하여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더욱 우수한 최고의 브랜드로 만들기 위한 방안이다. 수입소고기의 저가 정책 속에서 생산 단가가 높은 한우로 승부할 길은 고급육 육성뿐이다. 그런데 혈통등록을 하지 않고 부분별한 수정을 통해 사육을 이어간다면 육질저하는 불 보듯 뻔하고 우리군의 브랜드는 꿈을 꾸는 이상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우리 군이 작년과 올해 혈통 등록을 마친 한우는 3,000여두로 전체 사육두수의 5/1수준이다.




  한우 사육 농가들 입장에서도 어려움이 있다. 40년 이상을 한우사육 판매를 하고 있는 염산의 한 농민에 따르면 대량 사육을 하는 농장수준의 경우 비싼 사료를 먹여 키울 경우 생산 단가는 높지만 출하 수량이 뒷받침하기에 소득을 보장받지만 50두를 사육하고 있는 본인도 비싼 사료급여로는 수지 맞추기가 어려워 저가 사료를 급여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육 상황에서 1년 넘게 사육 후 출하하는 소 한 마리당 50만원 순소득을 올리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규모 농가들은 아예 고급사료 급여는 불가능 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결국 고급 사료가 소 생육과 육질개선에 좋은 것은 인정하나  비싼 사료 값이 가장 큰 문제라는 주장이다.




  이 외에도 수입산 사료 원료 값 상승으로 사료 값 자체가 상승한 원천적인 문제가 있다. 일부 농가들의 육성사료, 번식우사료, 큰소비육사료 등 성장단계에 따른 사료공급을 하지 않고 있으며 번식주기를 10개월 정도로 단축할 수 있는 데도 이를 시행하지 않고 있는 것도 생산단가 상승의 한 요인이다. 




청보리 한우의 장점 적극 살려야! 


  청보리 한우는 우리지역에서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 청보리를 발효한 양질의 사료를 먹임으로써 수입사료(배합사료)를 먹인 일반 한우에 비해 안전성이 높은 신토불이 한우로, 엄격한 종자 관리와 깨끗한 사육 환경으로 스트레스 없이 자라서 그 고기의 육질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에서 2005년부터 육성하기 시작한 명품 브랜드 청보리 한우는 광주신세계 백화점에서 2006년 7월부터 독점 계약해 판매하기 시작해 지난 한해 2억 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으며, 맛과 우수성이 널리 알려져 수도권 신세계 백화점 5개 점포로 판매망을 넓혀가며 수도권에서도 연간 3억 8천만 원의 판매를 기록했다.




  청보리 사료는 유산균을 처리해 발효해서 만들어지는 양질의 고품질 청정 사료로써 친환경 축산 기반을 구축하고 소의 생장과 발육, 생산성과 육질을 높이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실제 한우 거세우 21두를 공판장에 출하하여 1등급 출현률 85%라는 놀라운 성적을 올린 축산농가의 사례가 있으며 청보리 발효사료 급여로 1등급 출현률이 높아진 결과가 인정된 것이다.


  또한 사료로 쓰이는 청보리는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볏짚에 비해 사료비가 30% 이상 절감되어 청보리 재배 농가와 축산 농가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






   협동조합으로는 전국 최초인 일일생산량 50톤 규모의 사료 생산 능력을 갖춘 청보리 발효사료 공장도 큰 장점이다. 지금까지의 배합사료와 조사료를 따로 급여하는 번거로움을 탈피해 노동력과 경비ㆍ시간절약은 물론 영광 관내 한우 축산농가에 년 간 12억여 원 이상의 축산물 생산비 절감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여기에 우리군은 가축방역 시책평가 2년 연속 전국최우수군, 소 부루세라 방역종합평가 장려상 등의 경력이 있어 안전하고 청정지역의 장점을 가진 그야말로 한우 가치의 무궁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일반사료와 발효사료의 단가차이 비교표






























































일반사료


발효사료


제품명


단가


단위


가격


제품명


단가


단위


가격


비육용 중송아지


342


25kg


8,550 


육성우(번식)


212


25kg


5,300


한우명품 번식우


328


25kg


8,200


번식우


204


25kg


5,100


한우명품 육성비육


348


25kg


8,700


육성비육


220


25kg


5,500


한우명품 큰소비육


340


25kg


8,500


큰소비육


224


25kg


5,600


한우명품 마블링


346


25kg


8,650


큰소마무리


232


25kg


5,800


       


농가, 사업단, 행정 뭉쳐야 산다


  그렇다면 대책은 무엇인가! 군은 올해 산지유통활성화 사업 선정탈락에 대한 반성과 내년도 사업신청에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 거세우 두수문제, 혈통등록문제, 브랜드 출하실적 문제 등 브랜드 전반적인 기반시설을 충분히 검토, 보완해야 한다. 그리고 축사시설 현대화사업 대상 농가를 선별하여 이 사업을 지원 받도록 적극적인 도움을 통해 해당 농가들의 사육시설 체질개선으로 더욱 우수한 한우를 생산토록 지원해야한다. 아직 청보리 한우 브랜드 사업에 참여치 않은 일반 농가들의 사업 참여를 장려하고 이들의 문제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 농가들의 공통 문제인 사료 단가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 또, 사육 두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한 농가라도 더 브랜드사업에 참여토록 유도하며 이들 중 청보리 사료를 급여하는 농가에 대해서는 우리군 청보리 한우로 인증, 지원 하는 등의 다방면의 연구를 해야 한다.




  브랜드 사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농가들도 생각을 전환해야 한다. 쇠고기 수입으로 발생하는 산지 소 값 하락 등 여러 가지 문제를 고민만 할 게 아니다. 생산단가, 발효사료 급여, 거세우, 형통등록, 출하문제 등을 사업단이나 군 전문가 등과 협의하여 장애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단합된 목소리를 내어 상생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특히 관행처럼 굳어진 배합사료(농후사료)만 먹여야 한다는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 가격이 저렴하고 우수함이 입증된 발효사료 급여에도 눈을 돌려야한다.




  이로서 우리 군 청보리 한우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생산단가를 낮춘다면 결국 농가들의 소득으로 돌아갈 것이며 이것만이 자유무역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다. /채종진 기자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