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단체 들여다보기 2

영광문화에 숨결을 불어넣는
민미협 영광지부

 

지난 4일에는 우리 지역에 아름다운 모임이 하나 생겼다. 바로 영광문화예술인연합이 그것이다. 자꾸만 생기는 모임체들의 하나로 본다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현재 영광의 현실을 본다면 어쩌면 필연인지도 모른다. 발붙일 곳 없는 문화예술인들의 처지를 생각하면 스스로 자생력을 길러야만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이 조직으로 인해서 당장 이르면 올해부터, 늦어도 내년부터는 합동 전시나 공연이 가능하게 되었다. 몇 배 큰 잔치를 이젠 벌일 수가 있게 된 것이다.



민미협의 역할


영광에는 많은 장르의 문화예술 단체가 있지만 해마다 전시를 거르지 않고 해내고 있는 단체는 많지 않다. 어려움 속에서 순전히 자비로 행사를 치러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인데, 영광 민미협(회장 백미정)은 거르지 않고 꼬박 꼬박 전시를 치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전시관의 부재로 남 보기에는 초라한 전시일지 몰라도 회원들의 열정까지 막지는 못하는 모양이다. 순수 아마추어들도 같이 활동하는 이 모임의 중심에는 이들을 지도하고 이끌어주는 몇 사람의 구심점이 있다. 어느 모임이나 이점은 마찬가지이지만 회원들의 관심과 열정이 없이는 전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 바로 해마다 치러야하는 전시회다.


현재 11명의 회원이 활동을 하고 있는데, 더욱 활발한 운영과 발전을 위해서는 회원의 확충을 필요로 한다. 물론 회원의 숫자가 그 모임의 발전도를 좌우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지역의 그림문화를 책임지고 있는 민미협으로서는 좀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활동해 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전시에는 항시 학생들의 창작 테마전을 병행하고 있는데 아이디어가 상당히 좋다. 역시 지역 미술의 발전은 교육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학부형들의 관심까지도 같이 끌어들일 수 있어서 저변의 폭을 확장하는데 큰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민미협에 바란다


하지만 문제는 비슷한 전시의 반복이다. 물론 학생들의 창작 테마전이나 회원들의 그림 내용이 변화가 없다는 말이 아니고, 전시의 규모와 방법상의 컨셉에서 너무 비슷한 반복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말이다. 이것은 전시의 기술부재와 민미협 혼자만의 행사로 이루어지다보니 참신하고 새로운 맛에서 ‘답습’의 기분을 느끼게 한다고 본다. 그림 행위가 창작에서 기본을 찾듯이 전시의 기본도 ‘새로움’에서 찾아야 만이 보는 관객들이 식상하지 않고 해마다 찾게 된다고 본다. 다시 말해 해마다 같은 방법의 전시는 3년이 지나면 의무적으로 들러보는 관객 외에는 오지 않는다. 이것이 우리 영광 전시문화의 문제다.


그러면 이것을 타파하는 방법으로 무엇이 있을까. 백미정 회장은 바로 대안을 제시한다.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다른 단체와의 협력이 바로 그것이다. 개인 단체만의 전시로는 큰 틀을 벗어나기가 힘이 들지만 타 단체와의 협력이 이루어진다면 문제는 쉽게 풀리게 되는 것이다. 두 단체만 협력전시를 해도 벌써 볼거리는 두 배로 늘고 다양한 퍼포먼스도 가능해진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어려운 일이었지만 이제는 아주 쉬운 것이 장르간의 협조체제이다. 백 회장은 바로 올가을 전시부터 사진모임과의 합동전시를 제시했다. 답을 의외로 쉽게 찾아내는 것이 역시 머리 잘 돌아가는 예술인이다. 하지만 우리지역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전시공간이다.




시내 밖으로 눈을 돌리자


그래서 생각한 것이 관광객들이 찾는 공간이다. 영광 읍내에서의 공간은 당연히 없을 것이고, 그나마 관광지로 개발해 놓은 몇 군데의 후보지가 있기에 외지에서 온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장기간의 전시를 생각해 볼만도 하기 때문이다. 창작의 의미는 보여주기 위함에 있고, 보여줌의 의미는 문화의 발전과 맞닿아 있다. 민미협의 발전을 영광미술의 발전으로 본다면 관계자들의 분발이 필요함은 물론이고, 한 지역의 미술문화를 선도 선양한다는 자부심을 부디 가져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이제는 그저 기다리는 ‘보여줌’이 아니라 찾아가는 보여줌을 택해야하는 것이다. 불갑사 입구의 종무소 건물이나 백제불교 도래지의 전시관 여백 공간 등을 이용하여 관광객과 함께하는 합동전시와, 때를 같이하는 한소리와 우도농악 패거리들의 공연이 호흡을 맞춰준다면 올해는 어쩌면 좀 더 풍성한 영광문화를 맛보게 되지 않을까. 올가을 전시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