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단체 들여다보기 ③

한국서예협회 영광군지부

 우리 지역에서 가장 잘 운영 되고 있는 문화예술 단체가 서협 영광군지부(회장:주규남)라고 하면 다른 단체에서 조금은 서운 할지도 모르지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해도 거의 거르지 않고 꾸준히 작품들을 발표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활동의 척도는 결과가 말해주고 결과는 항시 전시회나 발표회에서 가늠해 보기 마련이다. 물론 사진모임이나 미술모임, 농악모임, 음악모임 등도 활발하게 움직이는 단체가 많긴 하지만 그래도 연세 지긋하신 분들과 소장들이 잘 화합하고 공경하면서 어우러지는 모임이 바로 서예협회가 아닌가 생각 되는 것이다. 하지만 작품 발표시에 느끼는 애로사항은 모두가 동일하다. 전시장소의 절대부재는 하루라도 빨리 해결해야만 하는 모두의 문제이고 여백의 미를 가장 중시하는 서예에서 잇대 놓은 작품들의 아우성은 안타깝기만 하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회원들의 열정은 막을 수가 없는 것이고 보면 운영이 잘 되는 단체임에는 틀림이 없다고 하겠다. 물론 어디 모임이나 절반의 열성자와 절반의 이끌려가는 자의 결성으로 이루어지긴 하지만 선배들이 얼마나 앞에서 잘 이끌어 나가느냐가 발전의 관건이 된다.



영광서협의 가치


영광서협의 전시회에 다녀왔던 사람들의 대체적인 의견들은 수준이 타 지역에 비해서 상당히 높다고 한다. 물론 큰 도시권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고 비슷한 다른 지역을 말하는 것이지만 도시권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것이 영광의 서예 수준이라면 우리는 언제라도 자긍심을 가져도 좋다고 하겠다. 왜냐하면 서예란 인품이요 바로 사람의 수준이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의 산만한 정서를 집중력으로 바꾸어 주고 한문과 좋은 글귀를 통한 인성의 교육은 스스로 격이 있게 하니 일석이조요, 거기에 예술적 가치를 부여하고 남겨서 남들까지 순화 시키면 일석사조는 되지 않을까. 그러나 잘못된 일부의 서예 지도자들이 있어 서예계도 상당히 심각한 문제는 있다. 원래 중국에서 발전 완성되었던 서예를 그들은 서법書法 혹은 서학書學이라고 부르며, 예술 이전에 글로서의 역할을 중요시하여 법을 벗어난 서예는 거의 생각의 범주에 두지를 않는다. 일본은 그들이 좋아하는 도道자를 붙여 서도書道라고 하며 인격의 도야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고, 우리는 바로 서예書藝라고 한다. 법보다는 예를 더 바탕에 두고 있음을 알 수가 있는데, 결과적으로는 우리나라 서예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 예에 치중하다보니 바로 학문성의 부재로 본다.




공부하는 서예인


그래서 절실한 것이 바로 공부다. 요즘 서예 이론을 공부하면서 느낀점은, 서예인들이 서예를 위한 서예 익히기에 치중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서예를 위해서는 엄청난 한학의 공부와 서법의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전문가들이 수없이 강조를 하고 있지만, 현실은 법을 익히지 못한 서예가들이 수두룩하고 심사까지 하고 다닌다니 미술계나 사진계나 서예계나 모두 별반 다름이 없나보다. 또한 예술은 창작이라는 미명아래 현대서예는 법을 벗어나 서양의 추상기법과 별반 다름없는 미술의 형태로 접어들고 있으니, 서예의 지고무상한 지위를 서예인들이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 재고해 봄이 마땅하다고 본다. 우리가 왜 완당을 최고의 경지에 이른 서예가로 인정을 하는지를 알아야하고 애들 글씨 같은 판전이 어떻게 불후의 명작으로 꼽히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바로 그의 깊고 깊은 학문적 소양과 노력과 인생의 근신에서 드러난 혼의 예술이기 때문이다. 학문이 없는 사람의 서예는 모양만 보이고 학문이 깊은 사람의 서예는 기운만 느낀다고 했다. 이미 모양을 벗어났다는 말인가 보다.




영광서협에 바란다


어느 분야에서나 앞서가는 단체가 아량을 갖고 다른 단체를 북돋아주고 이끌어주면서 발전의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데, 영광서협이 그런 위치가 아닌가 생각한다. 다른 문화단체들과의 교류를 통해 거르지 않고 회원전을 열수 있는 노하우를 전수해 주고, 같이 합동으로 전시회를 가질 수 있는 기회도 주며, 묵향을 닮은 서예인들의 성품으로 영광문화발전에 향도역을 맡아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공부하는 서예인의 표준이 되어준다면 더욱이나 좋겠다. /곽일순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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