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윤수/ 프리랜서
칼럼리스트

 

민자유치 법성항 개발이 성공하려면


 민자 유치로 진행 중인 법성항 개발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영광군의 관문으로뿐 아니라 지역개발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마냥 즐거운 표정일 수도 없다. 때도 의심스럽지만 진행과정도 미덥지 못하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든 성공 하려면 때를 잘 맞춰야 한다. 경제 사업은 더말 할 필요도 없다.   오죽하면 "경제는 심리"라고 한다. 사람들 심리 상태가 경제를 살리고 죽이고 한다해서 나온 말이다. 온나라가  경제 때문에 난리다. 심리는 바닥을 지나 "패닉"이다. 하루에 한번 꼴로 주식 시장은 사이드카를 발동하고 있다. 꼭 10년 만에 한국경제는 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97년말  펀드멘탈이 튼든하다더니 졸지에 IMF행 열차를 탔던 우리가 제2의 위기를 맞는 기막힌 형국이다.


하필 이때 법성항 개발의 성패를 결정짓는 분양이 이뤄지고 있다. 중앙신문에는 대문짝만하게 광고가 실렸다. 법성항 상업용지 분양광고다. 영광군이 직접시행하고 은행 융자 60-80%에, 내년 6월 완공과 함께 큰 폭의 투자수익을 내걸고 있다. 어디서나 흔히 대 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지역에서 내놓은 분양광고여서 반갑기는 하다. 




법성항, "돈먹는 하마"가 돼서는 안된다


법성항 개발이 영광군 발전에 꼭 필요한 사업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민자 유치 사업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성패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만에 하나 실패 한다면 그 결과는 지역에서 재앙에 가까울 것이다. 영광 지역만의 문제를 넘어 전남도 다른 민자유치 사업에도 좋지 않은 선례가 될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현재까지 진행과정은 그다지 미덥지 못하다. 신문 보도에 의하면 수년간 민간 개발 업자에게 공사비를 올려 주더니 분양 단계인 최근에 와서는 100억원 대의 군비를 추가 투입한다고 한다. 분양 원가 계산이나 분양가 책정과정에서 사업비를 잘못 계산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이것도 추정치 일뿐 비용이 얼마나 늘어날지도 모른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자꾸 비용이 늘다보면 자칫  법성항은  '돈 먹는 하마'가 될지도 모른다. 다수 민자 유치 사업이 그렇듯이 애물단지로 전락하지 말란 법도 없다. 실패한 민자 유치 사업은 설계, 시공과정에서 끊임없이 비용이 추가돼다 분양원가가 턱없이 높아져 끝내는 흐지부지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 사례는 얼마든지 많다. 


어떤 사업에도 리스크는 있게 마련이다. 법성항 민자 유치라 해서 예외 일수는 없다.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해서라도 법성항을 영광의 관문으로 만들겠다는 발상 자체를 나무랄 수는 없다.  민간 자본을 유치해 영광군의 재정을 줄이면서 민간의 창의적 경영기법을 도입하려는 당초 의도를 탓할 계제는 더더욱 아니다.


그러나 의도와는 달리 민간 업체의 배만 불려줄 수 있다는 지적에는 영광군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지난 4년간 설계 변경 5차례로 첫 삽을 들 때 공사비가 당초 400억원에서 600억원으로 늘어났다면 우려는 오히려 당연하다. 더욱이 분양단계에서 자꾸 군비가 추가로 투입된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이런 문제를 심사하고 견제해야 할 의회나 투융자 심사위도 미덥지 않다. 지방 의회는 시행 단계에서부터 감시와 견제를 통해 비용이 늘어나는 것을 막았어야 했다. 그러나 지역발전이라는 당위성에 매몰돼 목소리가 너무 작았다. 지방의 투융자 사업을 심사하도록 돼있는 지방 재정 투융자 심사위도 수박 겉핥기식이었다. 100억원대의 법성항 투자비용 적격을 심사하는 하반기 투융자 사업 심사도 통과 의례에 불과 했다. 수백억원을 투입하는 사업을  당일치기로 안건을 상정해서 심사를 끝내고 말았으니 사업 내용을 알고나 심사 했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해도 따질 것은 따져봐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 과정의 불비를 탓하는 것은 위험을 사후 관리하는 측면에서도 대단히 중요한 과정이었음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법성항 개발 사업이 성공하려면


사실 다수의 군민들은 민자 유치 사업을 잘 알지 못한다. 그저 민간 업자가 자기 자본을 들여 하는 사업쯤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민자 유치 사업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기획단계에서 부터 설계, 시공. 사후운영까지를 포함하는 포괄적 사업이다.  시설 단계는 물론 사후 경영단계까지 리스크를 식별 평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법성항 개발 리스크관리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사업초기와 지금의 경제 상황은 너무나 달라졌다. 그럼에도 밀어부치기식 사업 추진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지금이라도 사업 주체들은 다시 한 번 치밀하게 위험 요소를 점검해주기 바란다. 중요한 사업임에도 너무 서두르는 것은 아닌지, 수익성이 너무 부풀려져 있는 것은 아닌지, 민자 유치 사업에 군비 투입이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는지 등 초심으로 돌아가 문제를 봐주기 바란다. 분양시기가 좋지 않은 만큼 성공 여부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고 있는지도 짚어 보기 바란다. 지금은 "국내 최고 투자 수익예상"이라고 광고성 멘트 보다는 위험관리가 우선이다.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안전한 사업은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개발 사업은 더욱그렇다. 그래도 필자는 법성항 개발이 반드시 성공하리라 믿는다. 사족을 덧붙인다면 "위기는 기회"라는 말을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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