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한우사업을 전망한다

정종원/ 영광군한우협회장



◇소의 해 기축년(己丑)은 웃었다


또 한해가 온다. 구부러졌다가는 펴지고, 낡음이 다하면 새로워지는 자연의 이치를 알면서도 숫자놀음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인간의 운명은 화(禍)와 복(福)이 서로 기대여 있으면서도 돌고 도는 이치에는 막상둔감한 우리 인간사를 새로운 해에는 어찌할꼬.


오래전에 읽었던 책 한 구절이 기억나 인용해본다. 소의 해 기축(己丑)년을 보내고, 경인(庚寅)년 새해를 맞아 우리 한우인들이 처한 현실과 비슷하지 않은가해서다. 2009 작년을 돌이켜보면 새해가 시작될 때만 하여도 한우산업의 전망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2008년에 폭등한 사료값․ 송아지값 하락․ 사육두수 증가 등 한우산업에 대한 걸림돌이 많았으나 육류 원산지 표시제․ 쇠고기 이력제 등이 조기에 정착 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었고, 한우농가들의 고급육 생산에 대한 열정적인 노력으로 한우산업은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와는 달리 안정적인 가격대유지, 소비자들의 한우에 대한 깊은 사랑으로 전성기를 맞은 한해였다.


 



◇2010년 한우산업 전망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우산업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있다. 통계에 의하면 2009년 9월 현재의 전국한우 사육두수는 2,489천두로 전년대비 189천두(8.2%)증가하였고, 금년하반기에는 2,650천두를 넘어 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의 증가추세가 계속 이어질 경우 소비가 확대된다 하더라도 공급증가폭을 상쇄하기에는 점점 힘겨워보인다. 따라서 2010년의 한우 값은 2009년보다 낙관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다소 하향조정 되지 않나 근심스럽게 생각해보며 신규로 한우산업에 진입하려는 농가나 사육두수를 확대하려는 농가에서도 다소 관망적인 자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어 송아지 가격에도 다소 영향이 있으리라 예상해 본다.


수입 쇠고기를 보자. 2009년 쇠고기 수입량은 175천 톤으로 전년대비 201천 톤보다 13%가 감소했다. 이처럼 수입량이 크게 감소한 것은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재개에도 불구하고 미국산 쇠고기 파동에 따른 수입육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정부는 호주, 뉴질랜드와 FTA를 추진하고 있어 광활한 초지에서 방목된 소와 값비싼 수입 사료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한우와 무한경쟁체제에 돌입한다하니 벌써 두 어깨가 무거워진다.


 



◇맛있고 안전한 먹을거리 제공해야


2008년 미국산 쇠고기 파동은 국내쇠고기 시장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무엇보다 한우와 수입육과의 차별화다. 미국산 수입재개는 한우가 어려워질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어 한우가 호기를 맞는 역할을 했다.


그렇다고 현재의 상황을 마냔 즐길 수만도 없는 것이다. 소비자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논란에서 보았듯이 언제든지 문제가 있을 경우 돌아설 수 있다는 교훈을 삼아야한다. 지금까지는 품질위주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면 이제는 생산단계부터 소비자의 식탁까지 위생과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 위생과 안전성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침이 없는 것이다.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그것이 지나치면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우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는 있지만 무한정 증가 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결국 제한된 시장에서는 한계점에 도달하게 된다. 그래서 현재의 한우사육두수 증가 추세는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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