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희/ 영광여성의 전화 후원회원, 광주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한국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족은 한국인 남성과 여성결혼이민자로 구성된 경우, 한국인 여성과 남성결혼이민자로 구성된 경우, 결혼이민자로 노동자나 유학생의 신분인 경우 등 크게 세가지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다문화가족은 2000년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2005년 기준으로 총 결혼 건수의 약 14%를 차지하고 있다. 다문화가족의 비율이 증가하면서 현재 정부와 여러 민간단체들이 다문화가족을 위한 많은 프로그램과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지만 다문화가족이 가지는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지는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언어적,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되는 이질감과 경제적 어려움, 가족간의 갈등, 자녀 양육과 교육의 어려움 등 다문화가족이라는 특수성에 기인하는 여러 문제들이 아직도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다.

 더군다나 국제결혼을 하는 농촌 총각의 약 20%가 기초수급대상자이고, 다문화가족의 절반 이상이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소득으로 생활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다문화가족을 위한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정책과 프로그램의 마련과 시행은 아주 시급하게 대두되고 있다.

 다문화가족의 대다수는 자녀양육과 교육 문제에 대하여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데 이는 자녀양육과 교육 문제가 여러 가지 요인들의 복합적 작용으로 그 문제의 해결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다문화가족의 취약한 사회·경제적 기반과 그들의 제한된 의사소통으로 인한 정보의 부재가 다문화가족의 자녀양육과 교육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즉 아직도 많은 여성결혼이민자의 남편과 가족들은 여성결혼이민자가 외부인과 만나는 것을 꺼려 대부분의 여성결혼이민자들은 가족 이외의 한국인들과 별다른 친분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많은 여성결혼이민자들은 다양한 한국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을 통해 한국어를 배울 기회를 거의 갖지 못하고 있으며, 사회생활에 필요한 정보도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자녀양육과 교육에 대한 정보의 부재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다문화가족 자녀들은 다른 아이들과 비교할 때 충분한 교육의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다문화가족 자녀들은 한글 이해 능력의 부족으로 학교 학습활동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타문화에 거부감과 혼혈아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으로 인해 왕따나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다문화가족 자녀들은 문화적, 종교적 차이에서 비롯되는 정체성 혼란을 끊임없이 겪고 있으며 이는 그들의 열악한 사회·경제적 여건과 맞물려 그들이 한국 사회에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커다란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왜냐하면 외모로 인한 따돌림이나 혼혈아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 등은 다문화가족의 경제적 상황이 호전된다 할지라도 사람들의 의식적인 노력과 적극적인 사고의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극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다문화가족의 자녀 양육과 교육 문제는 개개인의 의지와 노력보다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정책과 제도의 마련뿐만 아니라 사회구성원 전체의 의식 변화와 지원에 의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광주·전남 지역은 다문화가족 구성의 특성으로 인해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정책과 프로그램의 마련과 시행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현재 광주·전남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여성결혼이민자의 비율이 높고,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14개 시·도 지역 중 다문화가족 자녀 수가 가장 많으며, 다문화가족 자녀들의 대부분이 초등학교 학령에 집중되어 있다.

 또한 다문화가족 유아의 수가 지역별 인구 대비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초등학생들이 빠른 시일 안에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될 것이고 이 때 입시와 진로에 관한 도움을 부모로부터 받지 못하여 받게 되는 불이익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장기적이고 총체적인 관점 하에 그들의 입시지도와 진로 상담을 위한 프로그램의 개발이 시급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다문화가족의 자녀양육과 교육 문제는 일회적이고 산발적인 프로그램의 운영이 아니라 전 사회구성원의 의식과 태도의 변화와 장기적이고 총체적인 정책과 프로그램의 개발에 의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이다.

 즉 전 사회구성원의 다문화사회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지원이 다문화가족 자녀들의 올바른 정체성 확립에 기여할 것이며 활발한 인적 교류를 통한 정보의 교환으로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충분한 교육의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어릴 때부터 다문화사회에 대한 올바른 관점과 태도를 기를 수 있는 교육과 한국 사회에 뿌리 깊은 타문화에 대한 거부감과 다문화자녀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켜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의 개발과 시행 등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다문화가족을 위한 많은 프로그램들과 병행되어야 한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