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원/ 영광군한우협회장

  대한민국은 참으로 위대한 나라다. 그 어려웠던 보릿고개, 빈곤을 단기간내에 해결하고 전 세계의 경제를 선도하는 즉 부자나라 20개국(G20)의 의장국가로써 오는 11-12일 서울 코엑스에서 G20 정상들이 다 몰려와 국제적인 통상, 금융, 환율 문제를 토론하고 협의한다고 하니 말이다.

  어려웠던 시대를 경험했던 국민이라면 정말 자긍심이 생기고 절로 어깨가 올라가지는 일이다. MB 정부로서는 단군 이래 올림픽․ 월드컵행사에 이어 최대의 경사라고 연일 떠들어 댈만도하다.

  그러나 우리농민이 같이 춤추기엔 작금의 농촌현실은 어떤가! 수확의 기쁨에 들떠 있어야할 이 가을에 걱정과 한숨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니 말이다. 유달리도 무더웠고 비도 많았던 올 여름 땀흘려 수확한 쌀이 천덕꾸러기가 되어 정부도, 농협도 나 몰라라 하고 방치된 채 값은 계속 내려가 15년전인 1995년도 추곡가와 똑같아졌다한다. 농약․ 비료값등 모든 농자재 가격은 5배로 올랐건만....

  작년 이 시기 농민을 대표하는 농민회는 농협앞에서 추곡 야적투쟁을 달포나하면서 추곡처리대책과 가격인상을 요구했건만 메아리 없는 아우성에 그치고 말았다. 농민단체는 농민이 주인이고 주체인 지역농협이 어려운 농민조합원을 외면해선 안된다고 하고 농협 관계자는 농민요구를 수용할 경우 조합원들의 출자금까지 까먹는다는 논리니 무슨 대책이 있겠는가! 농협 RPC(미곡종합처리장)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작년도 추곡으로 15억원 적자결산을 했는데 금년에는 20억원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고한다.

  그나마 RPC 시설의 노후화와 보관능력 부족으로 미질 저하는 물론 HACCP등 고급미를 요구하는 대형 유통업체 판로는 더욱 어려워진다는데 막대한 사업비 때문에 시설 현대화와 보관창고 증축은 엄두도 못낸다고 한다.

  지난달 6일 군청회의실에서 농민단체주관으로 군․ 농협․ 농민단체 대표들이 금년산 추곡 문제에 대한 막장토론을 가졌다는데 아무런 대책이나 결과없이 끝났다고 한다. 농민단체는 어려운 농촌현실과 실질적인 대책을 요구했고 관계기관은 건의․ 검토해보겠다는 결과외에는 없다. 그렇다. 쌀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에 지자체나 지역농협의 능력은 한계가 있다.

  오직 중앙정부의 의지요. 몫이다. 결자해지(結者解之)란 사자성어가 다시금 떠오른다. 매듭은 묶은자가 풀어야한다는 뜻이다. 그 내용은 ▲40년이상 지속해오던 수매제도 폐지 ▲자동차와 가전제품등을 팔기위해 30만톤에서 2014년까지 매년 3만톤씩 증량 수입하고 있는 의무 수입쌀 반입 ▲인도적 대북지원쌀 연 40만톤 지원중단 등이다.

  이러한 쌀문제해결의 걸림돌이 되고있는 사안들을 원점에서 재검토없이는 어떠한 정부정책도 공염불(空念佛)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쌀은 단순한 식량품목이전에 우리농촌의 최대 안전망이었고 농촌경제의 잣대였던것이기에 쌀 가격은 시장 경제논리만에 의해 작동되는것이 아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다차원적인 복합논리에 의해 움직인다는 사실을 MB정부는 직시해 실천할때 우리 농민도 G20 의장국가의 국민으로서의 자긍심을 함께 느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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