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환경보호 단체인 ‘그린피스’가 영광원자력발전소 앞바다에서 시위를 벌였다. 먼데서 오신 손님들은 취재진 60여명의 스포트 라이트를 받았다. 현지 사회단체 대표 12명의 환영 도 받았다. ‘그린피스’의 활동은 그 자체가 지구촌의 환경 관련 역사다. 한국지부가 발족되면 국내 환경운동도 더 발전될 것으로 기대한다”

매일 매일 일어나는 모든 일(사건)들이 역사다. 우리는 그 가운데 중요한 것들만 골라 기록으로 남긴다. 역사는 후세 사람들이 기억하고 좋은 것은 더 펼치고 잘못은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교훈적 의미가 있다. 역사의 바른 기록과 바르게 알기가 중요한 이유다. 최근 우리의 역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국가와 민족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역사에 환경문제가 끼어든 것은 그리 오래지 않다. 지구촌의 본격적인 환경 관련 역사는 ‘그린피스’로부터 시작됐다고 보아야 한다. 지구의 환경을 보전하고 평화를 증진시키기 위한 활동을 직접적으로 펼쳐 세계 각국에 경종을 울리고 관심을 갖도록 한 최초의 국제 환경 보호 단체가 ‘그린피스’이기 때문이다.

‘그린피스’는 1971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창설됐다. 알래스카에서 핵실험 반대 시위를 한 소형 어선 ‘필리스코맥’ 호에 ‘그린피스’라고 새긴 돛을 달면서 단체의 이름으로 굳어졌다. 원자력발전 반대․ 방사성 폐기물 해양투기 저지․ 고래 보호 등 폭넓은 활동을 통해 전세계에 그 이름을 널리 알리고 지구촌의 대표적 비정부기구(NGO)로 자리 잡았다.

‘그린피스’가 한국에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94년 4월이다. 이 단체 소속 ‘그린피스’호가 한국의 자연보호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것이다. 한국의 자연보호가 결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님을 알린 신호였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17년여만인 14일 이 단체 소속 ‘레인보우 워리어2’호가 영광 원자력발전소 앞바다에서 반핵 시위를 벌였다. 일본 원전 사고로 인해 원전의 존치 여부가 세계적 관심사로 떠오른 시점이어서 시사하는 바 크다.

이날 ‘그린피스’의 영광원전 앞바다 시위 현장엔 국내 유수의 언론사 기자 60여명이 몰려 취재 경쟁을 벌였다. 바다로 나가는 배편을 구하느라 법석 이었다. ‘레이보우 워리어2’호는 원자력 발전소 앞 8km 해상에 정박 했다. 낮은 수심 때문이다. ‘그린피스’회원 18명은 ‘영광원전 안전성 확보를 위한 공동행동’․ 광주 환경운동 연합 회원 등 50여명과 합류, 선상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중 10여명은 소형 고무보트에 ‘핵 없는 한국, 핵 없는 영광’을 새긴 플래카드와 ‘Nuclear Free Korea’가 새겨진 깃발을 매달고 원전앞 1.8KM까지 진출, 20여분간 시위를 벌였다. 현장이 바다라는 특성 때문에 환경단체 회원들 외에 환영 인파는 물론 구경꾼들 조차 없는 것이 당연한 판에 현지인 법성면 사회단체 대표들이 어선을 타고 현장에 나타났다. ‘먼데서 오신 손님들’을 현지인들이 맞아들인 모양새가 갖춰진 셈이다. 세계가 주목하고 있을 ‘그린피스’의 시위에 현지인들이 냉담했다는 말을 듣지는 않게 됐다. 다행이다.

이날 환영에 나선 이들은 다음과 같다. 법성면사회단체협의회장 최명규, 사무국장 신현모, 단오보존회장 강철, 감사 박찬석, 특품사업단장 강행원, 라이온스회장 정명수, 로타리회장 서재창, 청년회장 윤동진, 청년회특우회장 오경근, 소방대장 김종식, 방범대장 이은호, 행복마을추진위원장 이주석 등 12명이다. 환경보호 ‘전도사’가 되어 지역 환경운동의 역사를 써 내려가기 바란다.

‘그린피스’ 한국 지부가 금명간 창설된다고 한다. 현재도 7천여명의 사이버 회원이 활동한다고 하니 지부 창설 이후의 활동이 기대 된다. 국제적 환경기구가 발족한 뒤 국내 환경 운동은 훨씬 힘을 받을 것이다. 그들은 과연 무엇부터 시작할지 궁금하다. 일본인들의 74%가 원전의 중단을 바란다고 한다. 영광원전의 온배수 문제 해결부터 시작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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