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들은 지역에서 벌어지는 온갖 갈등을 바라보면서 비참함을 되새겼다.

영광축협과 영광농협의 마트전쟁을 시작으로 법성포 굴비상인들과 영광수협의 굴비전쟁, 영광원전의 무조건식 출력증강에 반발하는 주민들과의 원전전쟁, 영광농민들과 농협RPC간의 쌀값전쟁, 염산 젓갈타운과 바다매체타워를 둘러싼 지역민간의 이해갈등 등으로 2011년 한 해 동안 하루가 멀다 하고 갈등의 현장을 바라보았다.

이 같은 갈등의 바닥에는 자기들의 주장만을 반복하는 이기주의가 담겨있다. 상대방의 입장은 무시한 채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한 주장이 계속되면서 급기야 감정싸움으로 비화되고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고 만다. 결국 법에 고발하고 법에 의한 판단으로 사건은 종지부를 찍지만 그 앙금은 계속되고 있다.

이제 2012년 새해에는 그 갈등을 해소하는데 노력하자. 지난 한 해 동안 갈등의 진원지에 자리 잡았던 사건들과 사람들을 뒤돌아보면서 남을 탓하기 전에 자신의 과오가 없었는지 반성의 시간이 필요하다.

다행히도 축협과 농협간의 마트전쟁이 종지부를 찍는다는 소식은 반갑기 그지없다. 하나로마트라는 동일한 상호를 달고 영업하면서 서로간의 이익 때문에 군민들을 볼모로 벌어졌던 마트전쟁이 잘못 되었음은 명백한 사실이다. 양 조합장들은 군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그동안 사소한 감정이 개입된 이기주의 때문에 지역갈등을 조장한 원죄를 사죄해야 한다.

마트전쟁이 종료되었으니 이제 굴비전쟁도 원전전쟁도 합의점을 찾기 위한 서로간의 노력이 절실하다.

특히 영광원전은 회사의 이익과 함께 지역의 이익도 동반하는 자세와 행동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지역주민들의 생명을 담보로 가동되는 원자력발전소가 지역민들을 무시하는 밀어붙이기식 사업추진은 저항을 받을 수밖에 없다.

새해에는 4월11일 국회의원 선거가 열린다. 이로 인한 후보자들 간의 대립이 주민갈등으로 번질까 우려된다.

언제나 선거철만 되면 벼슬은 잘난 인물들이 차지하면서 인간적인 갈등은 힘없는 주민들이 떠안고 만다. 타 후보를 지지한다는 단 한 가지 이유만으로 벼랑으로 몰아세우는 과오를 이제는 버려야 한다. 올해 선거에서는 비난과 인신공격을 자제하고 지역의 비전을 제시하는 정책과 능력이 우선하는 선거가 치러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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