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교육청에서 각 지역별로 인문계와 실업계 고등학교 각각 1곳씩을 선정하여 거점고를 육성하겠다면서 공청회를 시작했다.

영광의 경우 영광고와 영광실업고 2개 학교가 선정되고, 나머지 법성고와 군남의 정보산업고, 염산의 전자고 등 3개 고등학교는 점진적으로 통폐합 절차에 들어간다.

도교육청은 전남지역의 급속한 인구 감소로 인한 학생수 감소에 따라 농어촌지역 고등학교의 교육의 질과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한다.

또한 새로운 입시제도에 대응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으로 적정규모의 고등학교 육성이 필요하며, 전남교육의 경쟁력 향상을 통해 ‘떠나는 전남에서 돌아오는 전남’으로 전환시킨다는 설명이다.

결론적으로 농어촌 학생 수의 절대 감소로 인한 불필요한 예산을 줄이고 투자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거점형 학교를 운영하겠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논리와 주장은 상당한 타당성이 인정된다. 그러나 교육 문제를 효율성만으로 따져야 할지 의문이 든다.

거점고로 전환시킨 학교들이 교육 집중면과 효율성을 계획대로 창출할 수 있을 런지 말이다.

읍면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학교들은 그 지역과 연관성은 물론 주민들의 특별한 문화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지역의 독특한 교육 문화적 가치를 단순히 ‘효율성’이라는 구실로 문을 닫아버린다면 그 지역주민들의 상실감은 어떨지 계산해 보았는지 궁금하다.

특히 소규모 초등학교 통폐합으로 마을학교는 사라진지 오래인데 이제 면소지 고등학교마저 통폐합 될 수 있다는 소식은 너무도 가슴 아픈 현실이다.

전남도교육청의 거점고 육성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영광의 경우 영광읍내에는 사립인 해룡고가 명문고로 성장해 있으므로, 인문계는 영광고를 선정한다고 하더라도 실업고는 면단위 고등학교를 선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꼭 고등학교를 영광읍에만 3개 학교를 운영하는 것보다는 면지역 실업고를 살리는 또 다른 방안도 연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농촌지역 고등학교를 꼭 규모화해야만 발전한다는 생각 자체가 부당하다. 농촌 현실에 맞도록 특성화 시키는 정책이 우선되어야 한다.

작은 학교라도 노력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학생들의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면지역에 고등학교가 없어지고 학생들이 오가지 않는다면 또 다른 공동화 현상이 발생할 것이 우려된다.

전남도교육청의 거점형 육성 방안만이 최적의 대안이라면, 거점학교 선정은 지역주민들의 판단에 따라 결정토록 해야 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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