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프리랜서

“여야 잠룡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정계 퇴출 위기에 까지 밀렸던 이재오 까지 나서고 있다. 잠룡들의 ‘꼼수’도 보인다. 안 교수의 선택에 따라 양자, 혹은 3자 구도가 예상 된다. 당에는 공이 크지만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한 일은 없는 박근혜 지지도의 고공행진은 이해가 안된다”

국회는 전문직에서 성공한 사람들로 구성된다. 법조계·관계·언론계·학계·경제계·문화계는 물론, 군대나 경찰, 과학기술자와 시민운동가 등이다. 이들 중 몇이나 대권의 꿈을 갖고 있을까. ‘모두’가 정답이 아닐까. 일단 국회에 입성을 하면 다선(多選)에 안간힘을 쓰고, 다선을 이루면 대권을 꿈꾸는 것을 보면 초선이건 다선이건 모두 대권욕을 갖고 있다고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요즘 어린이들에게 장래 희망을 물으면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라는 답이 가장 많다고 한다. 한때는 과학자나 선생님 이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 전에는 장군이나 대통령이 대부분 이었다. 어린 시절의 장래 희망은 그렇지만 일단 자기의 전문 분야에서 성공한 뒤에는 모두가 대통령을 꿈꾼다고 볼 수도 있다. 조기 교육과 매스컴의 영향으로 장래 희망이 바뀌고 있지만 ‘대통령’이라는 답이 가장 순수한 대한민국 어린이들의 본심인 셈이다.

올 12월 19일 치러질 대선을 앞두고 대권에 도전하는 인사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안철수 교수의 대권 도전설이 나오면서부터 언론은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소위 ‘박근혜 대세론’은 안 교수의 등장으로 힘을 잃기 시작 했다. 대권 주자로는 거론조차 안 되던 문 재인이 급부상을 하고 야권 1인자 이었던 손학규는 초라해졌다. 박근혜와 안철수가 업치락 뒤치락하는 사이 김두관 경남지사의 가능성이 소리 없이 퍼졌다.

총선 결산이 끝났다 싶더니 김문수 경기도 지사가 도전 의사를 밝혔다. 정몽준과 이재오, 정운찬·김태호 등 새누리당 ‘잠룡’들도 박근혜에 대한 공격 신호를 보내고 있다. 당내 지지도나 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박근혜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지난 총선에서 박근혜의 말 한마디로 공천을 받지 못한 채 정계에서 퇴출될 수 있었던 인물조차 ‘감히’ 도전 의사를 밝히고 있다.

손학규·문재인·정세균·정동영·문재인·김두관 등은 야권의 공식 ‘잠룡’이다. 손학규는 대선 출마를 위해 아예 총선 출마조차 하지 않았으니 이미 출마 선언을 한 것으로 본다. 경륜으로 치면 여야 통틀어 경쟁자가 없을 정도의 ‘스펙’을 갖추고 있어 본격적 대선 국면에 들어서면 폭발력이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지지도 면에서는 문 재인이 야권의 ‘대세’지만 정치 경험 부족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권 도전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히고 있는 이들 ‘잠룡’들 가운데는 집권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나도 잠룡”을 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재오의 경우 정치생명 연장과 정계에서의 무게감 유지, 김태호와 정운찬은 못다 이룬 총리에의 꿈을 차기 정권에서나마 이루어보겠다는 ‘꼼수’가 있어 보인다. 김문수는 차기 대권을 위해 거쳐야 할 단계로, 정세균은 6선 의원으로서의 존재감 부각, 정동영은 ‘영원한 대권 주자’로서 국민들에게 잊히지 않기 위한 도전으로 본다.

이같은 대권 경쟁 구도는 안철수 교수의 도전 여부에 따라 크게 바뀔 가능성이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안에서의 경선 구도도 달라지겠지만 본선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양자 구도에 안 교수를 포함한 3자 대결 구도도 예상된다. 어떤 경우라도 집권 가능성이 있는 ‘잠룡’으로는 안철수·박근혜·손학규·문재인·김두관 정도를 꼽는다. 현재로서는 새누리당 내에서 박근혜에 도전하는 것은 ‘바위에 계란치기’다.

새누리당은 문민정부 이래 가장 비민주적이고, 무능하며, 가장 부패한 정권으로 꼽히는 현 정권을 탄생 시켰다. 그 책임은 투표로 물어야 하는데 총선에 이어 대선의 승리까지 노리고 있다. 국민과 국가를 위해 한일은 없고 당에는 많은 공을 세운 박근혜의 지지도가 고공행진을 하는 까닭은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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