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원/ 전 영광군한우협회장, 영광군유통회사(주) 이사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하는 말이 있듯이 우리 민족의 고유명절인 추석 절에는 오곡백과가 풍성한 계절이요. 수확의 계절로 우리 농민들은 여름내 땀 흘려 일한 지친 몸을 추스르며 이웃사촌, 친인척 모이는 자리에는 술 한 잔에 흥이 겨워 농사자랑 후렴으로 누구나 부르는 유행가 한 곡조 목청껏 불러 되겠지만 요즘 우리 농촌현실을 가는 곳마다 탄식이요. 침묵뿐이다.

영농기인 5.6월에는 45년만이라는 극심한 가뭄으로 우리 농민들의 애간장을 그리도 태우고 힘들게 하더니만 8월말에는 여린 벼이삭이 막나오는 시점에 강력한 쌍끌이 태풍 “볼라덴”에 이어 “덴빈”의 영향으로 우리 지역만 해도 배 재배 면적(10,890ha)의 80%이상이 피해를 입었고 아예 이삭이 숙이지 않아 수확조차 하지 못할 면적이 전체 면적의 4/1인 2,500ha나 된다고 한다.

여기에 또 시설하우스, 축사시설, 전작물, 과수, 가축폐사등 피해액이 당초조사 시점에서 95억 원으로 집계되었지만 수확기에 접어들면서 피해는 늘어만 가고 있다고 한다. 농민회를 주축으로한 광주, 전남 농민연대는 지난 10일 백수읍하사리에서 땀 흘려 경작한 벼를 트택타로 갈아엎으며 태풍피해를 입은 전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줄것과 실질적인 지원을 요구하여 우리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었지만 피해농가에 지원하는 내용들을 보면 태풍피해를 입은 벼쭉정이만도 못한 것들뿐이어서 농민들의 실의와 분노는 더해가고 있다.

필자(제가)가 염산면 재해피해를 조사하고 지원하는 산업담당으로 재직했던 2002년, 태풍 “루사”피해시만 해도 농가당 피해울이 50%이상이면 300만원, 80%이상이면 500만원의 생계비에 의연금, 기타 정부지원금 130억 원을 집행한 기억이 10년이 지났건만 아직도 뇌리에 생생하지만 2006년 재난관리법이 개정되면서 피해농가에 직접 지원하였던 생계비가 대폭 줄어들어 이제는 농가당 피해율이 50%나 80%나 80만원만 지원한다고 하니 생계에 무슨 도움이 되고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강남 부자 자식들에게까지 무상급식에 무상보육을 확대하면서도 도시근로자 가족소득의 59%에 불과한 우리 농민들에게는 왜 그리 야박한지 정부당국을 원망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우리 고유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즐거워야할 마음속에 흰 수건 머리에 동여매고 보국농민(輔國農民)의 기치 달고, 죽창 들고 싸우는 녹두장군 전봉준의 동학농민운동이 새삼스럽게 떠오르는 것은 또 무슨 연유일까? “농심은 민심이고 민심 또한 천심이다“ 2006년도에 개정한 재난관리법, 재개정하여 재해피해를 입은 농가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책을 강구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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