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운동에도 최고, 노인들 치매 예방에는 더 최고”

“공을 맞혀서 밖으로 내보내. 앞으로 쭉 밀어야지.”

지난 30일 묘량면 실내게이트볼장. 게이트볼 동호회 ‘묘량면 게이트볼’의 자체 경기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공을 칠 때마다 코트에서 탄성과 환호가 동시에 울려 퍼졌다.

경기의 진행을 맡은 묘량면 게이트볼회 이장신(74)회장을 만났다.

“게이트볼은 팀워크가 중요해 작전을 잘 짜야 하고, 각자가 임무를 완벽히 수행해야 경기를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다”며 “욕심을 내거나, 실수를 하면 순식간에 흐름을 넘겨줄 수 있어 신중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자신이 칠 차례가 되면 선수들은 프로 골퍼가 홀컵에 공을 넣기 위해 그린을 읽듯 거리와 각도 등을 면밀하게 잰 뒤 비로소 타격에 나섰다. 그래도 실수는 있는 법, 그때마다 코트에 선수들의 얼굴엔 기쁨과 실망이 교차했다.

묘량면 게이트볼회는 매일 오후 이곳에 모여 건강을 다진다. 50대에서 70대까지가 주 연령층이고 최고령인 94세의 회원까지 현재 18명의 회원들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이 회장은 “게이트볼이 노인 운동으로만 알려졌는데, 사실 이 운동은 나이와 성별을 가리지 않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운동”이라며 게이트볼의 재미를 하나하나 설명했다.

경기방식은 간단하다. 커다란 망치처럼 생긴 스틱으로 각자의 볼을 쳐서 코트 바닥에 꽂혀 있는 3개의 작은 게이트(골문)를 통과시키면 된다. 게이트를 통과할 때마다 1점씩 주어지고 마지막에 중앙에 있는 골폴을 맞히면 2점을 얻어 한 사람이 획득할 수 있는 최대 점수는 5점이 된다. 한 팀이 5명으로 구성돼 25점을 먼저 얻으면 승리한다.

시시할 것 같지만 게이트볼의 매력은 5명을 한 팀으로 가르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이 회장은 “5명이 칠 순서를 짜는 것부터 머리를 써야 한다”며 “상대를 견제하면서 많은 득점을 올리려면 치밀한 작전과 팀원 간의 호흡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잘 치면 여러 차례 공격이 가능해 상대팀의 공을 밀어내며 코트를 휩쓸 수 있지만 실수를 하게 되면 반대 상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을 치는 건 골프와 같고, 공을 맞히는 건 당구와 흡사하다. 그리고 경기방식은 윷놀이를 닮았기에 게이트볼은 노인들의 시간 보내기 운동으로만 볼 수 없다. 30분간 코트를 여기저기 걸어다녀야 해 걷기운동이 되고, 먼 곳에 있는 공을 치고 게이트를 통과하려면 정교한 스윙 감각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다 포지션 플레이를 펼쳐야 하기 때문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이 회장은 “노인들의 기초체력 증진은 물론 치매예방에 이보다 좋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여러 사람이 어울리는 운동이다 보니 웃을 일도 많아지고, 무리하지 않으며 운동하니 나이보다 젊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며 “묘량지역의 많은 사람들이 함께 운동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최미선기자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