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조 농협중앙회 경제상무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협동조합 금융그룹’으로

경제사업부터 신용사업까지 전 분야 섭렵한 정통농협맨

유머가 있는 리더십 실천이 바로 유쾌한 경영철학

조영조 농협중앙회 경제상무는 1956년 전남 영광출신으로 농협대학을 졸업한 1982년 농협에 입사, 경제사업부터 신용사업까지 전 분야를 섭렵한 정통 농협맨이다.

웃음이 있는 유머경영을 바탕으로 조직원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 시켜가는 화합의 리더십이 탁월. 지난 해 전남농협의 경제사업 3조원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당찬 포부처럼 ‘경제사업’과 ‘현장’ 중심으로 새로운 50년을 열었다는 평가다.

조 상무는 올해 중앙회로 자리를 옮겨 전남본부장 시절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바쁜 와중에도 최근 고향에서 열린 지역농협 총회에 참석할 정도로 고향사랑이 남다를 정도로 대단한 인물이다. 지난 1년 전남본부장의 소회를 들어봤다.

“가는 곳마다 농협에 대한 요구가 참 많았습니다. 그만큼 농협이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이니 참 좋은 일입니다. 농업인들의 요구를 쭉 정리해보니 ‘판매농협 구현’과 ‘사회공헌활동’으로 귀결됐습니다. 그 순간 ‘이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번쩍 들었고, 이 두 가지 가치가 전남농협을 움직이는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유머가 있는 리더십을 실천하고 있는 조영조 농협전남지역본부장의 유쾌한 경영철학이다.

 

농업인은 생산에 전념토록 책임판매

그는 거창한 사업목표를 부여하는 것보다 농협이 나아가야할 길을 명확히 밝혀준다면 성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판매농협 구현’은 바로 농민들이 생산에 전념할 수 있도록 판매를 책임지는 것으로 농업인의 소득증대와 농협의 경제사업 활성화의 첫 단추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행복나눔운동’으로 명명된 사회공헌활동은 함께 사는 공동체사회에서 농협의 역할을 더욱 높이는 데 있다. 고령화, 부녀화, 다문화가정 등 그동안 농촌사회의 어두운 그늘처럼 여겨졌던 부분에 희망의 빛이 되기에 충분하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조 상무는 ‘우리’라는 말을 좋아한다. 조 상무는 “세상을 살면서 싸움이 생기는 것은 ‘나’와 ‘너‘를 따지기 때문이라서, 서로가 ‘우리’라고 생각하면 다툴 일이 없다”며 “‘겅호(Gung Ho!)’라는 책을 보면 수백킬로미터가 넘는 긴 여정을 떠나는 기러기는 V자형 대열을 만들어 앞서가던 리더가 지치면 뒤에 있던 친구가 임무를 교대하면서 목표를 완수하는데,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꼭 필요한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연합판매 품목 확대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속담처럼 지금 농협이라는 조직에 가장 필요한 부분이 바로 ‘한 배를 탄 공동운명체’라는 의식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조 상무는 “농협이 그 본분을 다하기 위한 첫 걸음은 우리 지역에서 생산된 농축산물을 보다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판매농협’으로 거듭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전남농협은 사업구조개편과 함께 경제사업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했다.

조 상무는 “애호박, 참다래 등 현재 도 단위로 추진하고 있는 연합사업 품목을 감자, 방울토마토, 블루베리, 매실 등으로 확대해 시장교섭력 및 가격경쟁력을 지닌 마케팅조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시군지부 연합사업단 강화를 위해 영암, 함평, 보성, 진도, 목포·신안 등 5개지역 연합사업단을 지역본부 직할사업단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전남쌀 제값받기도 전남농협이 빼놓을 수 없는 과제였다. 조 상무는 “일미, 호평 등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벼 품종의 계약재배 비중을 80%로 끌어올리고, 생산단계별 친환경농업 교육을 통해 ‘전남쌀=친환경쌀’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며 지자체와 함께 대도시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고 밝혔다.

 

영농자재 연중무휴 공급체계 구축

이 뿐만 아니다. 조 상무는 “농업인이 좀 더 편하게 영농에 종사할 수 있다면 그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은 농협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영농자재 연중무휴 공급체계’를 확립하고, 농협폴주유소도 23개소를 신설해 80개소로 확대했다. 또한 농기계은행사업을 통한 농작업 대행면적도 2011년보다 4만2000ha가 늘어난 16만ha로 확대했고, 항공방제용 무인헬기도 20대에서 30대로 늘려 2만ha에 걸쳐 공동방제를 실시하는 등 농업인의 영농비 절감에 나섰다.

축산분야의 경우 안전한 먹을거리 생산에 중점을 두었다. 방역활동 강화와 친환경 축산은 ‘청정 전남축산’을 만들어 가는 핵심과제다.

조 상무는 “가축질병공동방제단을 통해 체계적인 방역활동을 지원하고, 신속한 백신공급시스템 정착으로 질병 없는 전남축산을 만들어 갔다”며 “여기에 안심축산물 생산 및 취급 판매장을 8개소로 확대하고 HACCP인증 사업장을 기존 46개소에서 60개소 늘리는 등 ‘전남에서 생산된 축산물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청정축산물’이라는 인식을 심었다”고 말했다.

 

친환경축산 실천·급식시장 개척

이와 함께 학교급식 등 신규시장 개발도 조 상무의 큰 관심사다. 조 상무는 “전남도를 중부권(장성 삼계농협 APC), 서남부권(나주조합공동사업법인), 동부권(순천조합공동사업법인) 등 삼각벨트로 묶어 학교급식 공급시스템을 구축했고, 광주전남은 물론 수도권 시장까지 선점해 나갈 수 있도록 행정기관과 함께 ‘수도권학교급식판촉단’도 구성했다”며 “지역본부 운용체계를 산지와 소비지를 연계하는 유통시스템으로 전환해 쌀을 비롯한 전남 농축산물 판매 ‘3조원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고 포부를 밝혔다. 판매농협 구현이 농협 내부적인 지향점이라면, 농업인과 소비자들에겐 상생과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행복나눔운동’을 조 상무는 새로운 실천과제로 꼽았다.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농촌사회는 고령화, 부녀화, 다문화가정 등으로 갈수록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소외된 이웃이 늘고 있다”며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사회는 어려운 이웃과 고통을 함께 나누는 것”이라는 게 조 상무의 생각이다.

 

‘행복나눔운동’ 새 실천과제로

이는 협동조합운동의 근본 취지에도 잘 부합한다. 협동조합은 ‘일인은 만인을 위하여, 만인은 일인을 위하여’라는 행동강령을 목표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두레’, ‘향약’ 등을 통해 이런 나눔을 함께 실천해 왔다.

이런 이유에서 조 상무는 행복나눔운동을 단순한 사회공헌을 뛰어넘는 사회혁신운동이라 평가한다. 이에 조 상무는 “농업인일손돕기, 행복나눔모금운동, 행복나눔멘토링 등 다양한 실천과제가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도록 하고, 영업본부 업적평가에서도 사회공헌활동을 비중 있게 다루었다”고 강조했다.

이는 경제, 사회, 문화, 복지 등 모든 면에서 소외된 농촌과 농업인에게 농협이 펼치는 행복나눔운동이 ‘새로운 농협’의 모티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아울러 조 상무는 “지난 2008년 전남농협 경제부본부장 시절 ‘경제사업 현장을 움직여야 전남농협이 산다’라는 목표를 세우고 직원들과 농업인 실익사업 발굴에 나선 적이 있다”며 “이는 본부장으로서 전남농협을 운영하는 경영방침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농협사업구조 개편 이후 경제사업 활성화는 당면한 과제이기도 하다. 이에 조 상무는 지역본부 조직을 기존 3개팀에서 경제기획팀, 산지육성팀, 시장개척팀, 양곡자재팀, 축산사업팀 등 5개 팀으로 확대 개편했다. 즉, 경제사업 활성화는 바로 ‘판매중심농협’에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 대신 조 상무는 직원들에게 땀 흘린 만큼 성과를 돌려주었다. 성과중심 인사시스템을 적용해 사업실적 평가와 승진평가를 직접 연계시켜 나가고, 투명한 인사평가로 ‘일 잘하는 사람이 우대받는 조직’을 만들어 간다는 전략이었다. 여기엔 정도경영, 윤리경영을 통한 신뢰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조 상무는 “과거 신토불이운동이 전 국민에게 호응을 얻으며 우리농산물 애용운동을 펼치는 등 국민들 사이에 농협이 큰 믿음을 쌓아왔다”고 평가했다. 수많은 소비자들이 농협에서 파는 농산물을 가장 신뢰하고, 전산사태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예금을 예치하며, NH폴 농협주유소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 또한 농협브랜드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농협=믿음’ 신뢰 구축 매진

이 때문에 국민들은 농협에 대해 더 높은 도덕수준을 요구하며, 작은 잘못에 대해서도 강한 질타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조 상무의 생각이다.

조 상무는 “각종 사업현장에서 더욱 투명하고 공정한 업무처리 기준을 적용해 ‘농협=믿음’이라는 더 큰 신뢰를 쌓아가겠다”고 밝혔다.

조 상무는 “‘변화와 혁신을 통한 농협금융의 새로운 미래창조’라는 전사적인 경영목표를 세웠다”며 “안정적인 수익기반 확충, 농협금융의 신인도 제고, 미래 수익기반 선점을 위한 e-금융 강화 등을 통해 농협금융그룹의 역량을 극대화시켜 나갔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수많은 논란 속에서도 전격적으로 단행된 농협사업구조 개편은 농협이나 농업인 모두에게 미증유의 사건으로, 그 첫 단추를 어떻게 꿰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진다. 조 상무는 “이런 핵심과제들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2020년에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협동조합 금융그룹’으로 도약할 것이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끝으로 조 상무는 “농민들이 농협에 가장 원하는 것은 바로 생산한 농산물을 잘 팔아주는 농협, 조합원이 필요한 영농자금을 잘 지원하고 영농자재를 적기에 잘 공급하는 농협”이라며 “현장에서 생생하게 펼쳐지는 우수사례를 적극 발굴해 더 많은 농업인에게 실익을 줄 수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신창선 기자 <24매, 경력 제외>

 

조영조(趙永祚・58)상무는

영광군 영광읍 교촌리 137

1977년 2월 영광해룡고등학교 졸

1982년 2월 농협대학 졸

1999년 3월 한국방송통신대 경영학졸

1982년 3월 농협중앙회 입사

1994년 1월 농협중앙회 전주교육원 교수

2004년 1월 전남지역본부 총무팀장

2006년 1월 고흥군지부장

2007년 1월 영광군지부장

2008년 1월 전남지역본부 경제사업부본부장

2009년 1월 농협중앙회 자재부장

2011년 1월 농협중앙회 광주지역본부장

2012년 1월 농협중앙회 전남지역본부장

2013년 1월 농협중앙회 상무

2010년 국무총리표창

농림부장관표창 4회

2007 자랑스런 전남농협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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