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아/ 영광군선거관리위원회 홍보주임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선거를 통해 대표자를 선출하고 그 대표자에 의해 국민의 뜻을 정책으로 이행하는 대의민주주의 국가이다. 그런데 우리가 뽑은 대표자가 유권자 한명 한명의 뜻과 역할을 대신해서 잘 하고 있는지는 별론으로 하고서라도, 최근 몇 년 동안 치러진 공직선거의 투표율은 우리 손으로 뽑은 대표자가 진정한 대표성이 있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대표자가 진정한 대표성을 갖기 위해서는 유권자 대다수가 투표에 참여하여 다수의 득표를 한 자여야 진정으로 국민을 대표하고 대변하는 자이다. 그러나 최근 치러진 18대 대통령선거를 제외하고는 유권자의 과반을 겨우 넘는 수가 투표를 하고 있다. 낮은 투표율은 당선된 자로 하여금 정당한 대표성을 부여하지 못하고 경제적 사회적 비용만 낭비한 채 소수 유권자를 대표하는 정치로 전락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유권자가 저조한 투표율을 보이는 데는 국민의 정치에 대한 불신과 무관심이 자리잡고도 있겠지만, 국민의 기본권인 자기 선택 및 결정권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나 하나쯤 빠져도 되겠지 하는 생각과, 권리를 행사하지 않아도 당장의 불이익이 없기에 쉽게 포기해버리는 개인의 그릇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자기 선택 및 결정권을 하찮게 여기는 그릇된 인식을 전환하고 유권자의 정치 참여의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선거에 대한 관심과 동기를 부여하고 청소년기에 올바른 민주주의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미래유권자에 대한 의식 교육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이의 일환으로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상반기에 전남 도내 3개 학교를 시작으로 도내 전 시군의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민주시민정치교육을 위한 시범학교로 지정하여, “미래유권자 민주시민정치교육 고정 강좌”를 개설 운영하고 있다.

강좌의 내용을 살펴보면 어려서부터의 건강한 사고방식이 커서도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성숙한 민주시민의식을 발휘한다는 기본 원칙에 가치를 두고, 학급회의 또는 학교선거를 이용하여 바람직한 공약작성법, 투표에 있어 선택의 기준, 참여의 중요성 등의 주제에 대해 미래유권자에게 정치적 지식과 경험을 전달하고, 어린 청소년들이 사회현상 내지는 학교문제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대립 토론을 하게 하여 자신들의 결정과 합의에 의해 결론을 도출해내게 하는 이론과 실습을 겸비한 민주시민정치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 학생들이 바람직한 민주주의의 원리와 절차를 배우고 건전한 참여의식을 배양하여 미래유권자가 유권자가 되었을 때 민주시민의 한 사람으로서의 각자의 역량을 발휘하도록 하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선거제도가 양질의 이념과 제도로 정착할 수 있도록 그 역할을 다 하고자 하는 것이다.

필자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미래는 유권자의 참여 의식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참여의식이 명확하고 높은 유권자가 많을수록 대의민주주의의 어떠한 위기가 와도 두려울 게 없다. 우리나라 국민의 60~70세대가 민주주의를 이 땅에 도입하여 기반을 조성한 세대라면, 30~50세대는 민주주의를 정착한 세대이고, 미래유권자는 민주주의를 한 단계 더 성숙 발전시켜야 할 세대라고 말하고 싶다. 이 땅에 민주주의를 성숙 발전시키는 길은 건강한 나무가 튼튼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미래유권자에 대한 건전한 민주시민정치의식과 참여 정신을 함양하는 데에 그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함양된 참여의식을 통해 대한민국의 점점 낮아지는 투표율을 극복하고, 유권자 대다수의 참여 속에 대표자를 선출하고 그 대표자로 하여금 국민 한명 한명을 대변하는 정치를 펼치는 진정한 대의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그 날을 기대해 본다. 앞으로도 선거관리위원회의 한 사람으로써 미래유권자를 대상으로 체계적이고도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민주주의 의식을 심어 주고, 적극적이고 건전한 참여정신을 일깨워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한 단계 더 발전하고 도약할 수 있도록 그 노력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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