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진흥재단은 전국 언론인 3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 3월21일부터 3일간 ‘마을기업과 마을만들기’를 주제로 광주광역시, 전북 완주군, 진안군 등에서 마을만들기 전문가들을 강사로 한 전문연수를 진행했다. 이에 본지는 마을만들기 선진 사례 및 전문가들의 의견 등 연수결과를 통해 우리지역 마을만들기 활성화 및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광주시 시화문화마을은 어떤 곳?

이재길 시화마을연구소장

광주시 북구 시화문화마을은 주민주도형 참여행정의 대표적 사례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지난 2007년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 마을 분야 1위, 2008년 전국 주민자치 박람회 대상을 수상했으며 주민참여형 사업으로 국내외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한해 50여개 단체에서 3,000여명이 방문하는 등 지금까지 300여개의 단체에서 1만명이 넘는 방문객들이 이 마을을 견학했다고 이재길 시화마을연구소장은 소개했다.

이 마을은 광주시 북구 문흥동 일부와 각화동에 위치했으며 6,500여 세대에 1만6,00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그렇다고 시화마을이 부유한 지역은 아니다. 각화영구임대아파트 5개 동을 비롯해 기초생활수급자 집단 거주지역으로 분류돼 왔다. 다만, 이곳은 백제시대고분유적 등 마을당산나무가 있는 도심 속 역사문화유산이 있는 지역이며, 호남고속도로 동광주 IC와 제2순화도로 등이 지나는 교통의 요충지이다. 그러다보니 마을을 가로지는 고가도로 주변은 각종 쓰레기가 방치되는 등 지역의 흉물로 자리 잡기도 했다.

 

#4대 핵심전략

이러한 환경 속에서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게 ‘시화 문화마을 조성사업’이다. 이 사업의 핵심은 크게 4가지, 첫째 주민 스스로 마을 비전을 설정하고 구상한 사업이라는 점이다. 당시 문화동주민자치위원회는 2000년부터 해 온 ‘詩畵(시화)가 있는 마을’ 성과를 토대로 주민이 스스로 마을의 비전을 설정하고 ‘詩畵문화마을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주민발의 구상안을 시발로 했다. 시화가 있는 마을은 2006년 이후 주민발의를 통해 문화예술마을, 현재는 ‘詩畵문화마을’로 운영 중이다.

둘째, 문화와 자치가 만나는 전국적 명소화 전략이다. ‘詩畵가 있는 마을'은 독창적인 마을 공동체 자치모델로 전국적 지명도를 획득하여 지방자치 관련 기관 및 단체의 벤치마킹 필수코스로 지역의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관련 언론 보도만 500여회가 넘는다.

셋째, 광주 문화중심도시의 문화적 관문으로서의 잠재력이다. 호남고속도로 동광주 나들목 정면에서 마주보이는 무등산을 배후에 두고 있는 마을로 ‘시화'를 매개로 핀 생활문화의 꽃을 생생하게 감응할 수 있는 문화적 관문으로서 장소마케팅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넷째, 광주 명소와 전남지역을 연계하는 문화관광 상품 개발이다. 아시아 문화의 전당과 중외문화예술벨트, 국립5.18묘지와 광주호 주변 시가문화권, 광주 5미 무등산보리밥과 오리탕거리의 삼각 띠를 잇는 중심점이면서 담양・장성 인접지역으로 호남권 문화관광 상품 개발이 가능하단 분석이다.

시화문화마을추진위원회는

시화문화마을이 있기까지는 바로 추진위원회의 역할이 가장 컸다고 한다. 지난 2006년 5월 문화예술인, 무형문화재, 주민자치위원회 등 22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기존 시화작품을 기반으로 지역에 새롭게 건설되는 고가도로를 문화적 공간으로 가꾸고자 주민자치위원회가 ‘문화예술마을 조성' 제안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태동했다. 이후 시화문화마을조성 사업의 추진 주체로 자리 잡았다. 주민자치위원장, 전남대 명예교수, 서재필기념관 이사장, 소설가, 한국화화가, 한림문학재단 이사장, 한국시인문학 협회 회장, 대동문화이사장, 광주대 도시계획과 교수, 광주 남구 문화원장, 광주교육대학교 대학원장, 무형문화재, 전남문인협회장, 광주문협 회장, 조각가, 미술학박사 등 각계 전문가와 든든한 버팀목들이 함께했다.

 

시화문화마을 추진과정과 성과는

5단계 거치며 계획적 전략적 접근

지금의 시화문화마을은 지난 2000~2007년까지 지역 특화브랜드 ‘시화가 있는 마을’ 사업으로 문화동주민자치위원회와 주민 등이 주도했다. 이후 2006년 3~8월 문화동주민자치위원회에 시화문화마을추진위원회가 설립되면서 주민 발의로 문화예술마을 조성계획이 수립 된다. 2006년 8월부터 2008년 3월까지 시화문화마을 만들기는 문화동주민자치위원회, 시화문화마을추진위원회, 주민・자생단체, 광주 북구TF(살고싶은마을만들기) 등이 참여한다. 2008년 8월부터 현재까지는 도시만들기 사업이 추진 중이다.

살고싶은 마을만들기는 국토해양부 살고싶은 도시만들기 사업에 선정돼 광주 북구 중외공원~각화동 일대와 문화동을 중심으로 한 도심속 天.地.人 문화소통길 계획이다.

주민주도의 도시만들기 사업, 마을만들기 팀, 마을만들기 조례제정, 마을만들기 센터 등을 전국 최초로 구축한 시화문화마을은 2007년 건설교통부 마을만들기 공모에서 전국 1위에 선정돼 새로운 도시만들기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고속도로변의 완충녹지를 활용하여 주민들의 걷고 싶은 거리를 녹지축에 조성했다. 중외공원내의 비엔날레 전문예술과 아마추어 참여문화가 함께하는 경제적인 문화를 통해 문화수도 위상에 걸 맞는 문화 소통길을 조성,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주민자치위원회, 예술인, 지방대학교, 전문가 집단이 재 개발시 무등산 경관 훼손을 최소화하고, 제2순환도로에 건설되는 다리를 ‘문화대교’라 명명해 주변의 교통광장에 주민 구상안을 반영하여 관과 협조체계 구축으로 주민 비전을 실현시킨 모범적인 선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곳은 지난해 5월말 ‘북구 시화 문화마을 조성사업’ 기공식을 시작으로 총사업비 91억원을 투입해 부지면적 1만6,268㎡, 건축연면적 1,676㎡ 규모로 시화 문화의집, 전시관 신축을 비롯해 문화광장, 잔디광장, 연못, 주차장 등을 조성하고 있다.

 

시화문화마을 단계별 추진과정

1단계(2002년)

○ 2001. 12~2002. 2월 : ‘시화가 있는 마을' 아이템 발굴

- 20여 차례의 관내답사, 주민 전문가 의견 수렴

○ 2001. 12~2002. 2월 : 사업공모 → 1개 사업 응모

○ 2002. 2~4월 : 지역사회 각 계층간 합의점 도출

- 주민1:1방문, 관내 문화예술인 및 기관단체 방문, 사업설명회 및 주민회의

- 32세대 전원이 세대당 5만원씩 160만원의 자부담 확보

○ 2002. 3~4월 : 가족추천 시와 글로 화판 제작

○ 2002. 4~6월 : 주택의 담장에 화판 제작 부착

○ 2002. 7월 : 마을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마을 공동체 의식을 형성

- 주민들 요구로 직장인 참여를 위해 준공식을 오후 5시로 조정 동네잔치 펼침.

<사업성과>

○ 각화동183-1번지외 31세대 : 화판제작(34개), 모자이크꾸미기작업(34개소),

페인트도색(600m) 등으로 집 방문 시 이웃을 벼려하는 마음 형성.

 

2단계(2004년)

○ 2004. 1~2월 : 사업공모 → 6개 사업 응모

○ 2004. 3~6월 : 아파트, 어린이 통학로 담장으로 시화마을 구간을 확장

- 더불어 사는 우리 동네, 마음이 풍요로운 세상을 꿈꾸며, 꿈을 안고 가는 학교길 등 담장이 있는 곳의 특색을 살려 3개 테마 부여

○ 2004. 7월 : ‘시화가 있는 마을' 추진위원회 구성〔총19명〕

○ 2004. 8~11월 : 가족 추천 시와 초.중학생 시로 화판제작 설치

- 가족 추천시 33편, 각화초등학교.각화중학교에서 접수된 시 82편중 30편

○ 2004. 11월 : 북구 초.중학생 대상의 ‘제1회 시화 백일장' 개최

- 13개 학교 215명 참가, 입선작 42편 선정

○ 2004. 11월 : 문인과 시인으로 참여 문화예술인의 범위 확대

- 광주문인협회 및 광주시인협회 참여로 전문가 범위 확대

○ 2004. 11월 : 시화문집 1집 출판기념회와 표지석 제막

<사업성과>

○ 각화동180~183번지외 63세대/ 시화판 제작(63개), 모자이크꾸미기작업(63개소)으로 시문학을 통해 청소년에게 자긍심 부여.

 

3단계(2005년)

○ 2005. 1~2월 : 사업공모 → 6개 사업 응모

○ 2005. 7~11월 : 시인, 주민, 학생의 자필원고로 화판제작 설치

- 각화초등학교 등굣길에서 자신이 짓고 쓴 시를 직접 볼 수 있게 됨

○ 2005. 7~11월 : 주민, 방문객을 위한 쉼터와 표지석 조각품을 설치

- 각화주공아파트 방음벽 옆 쓰레기가 넘쳐나던 공간을 쉼터로 조성

○ 2005. 6~10월 : 시화가 있는 마을 1~2단계에 문화문패를 공동제작 설치

- 당초 50세대로 시작하였으나 추가로 20세대가 자부담으로 참여

<사업성과>

○ 각화주공/ 금호아파트방음벽, 시화62 작품설치, 시화판 62점(친필새김, 글과 그림을 하나로), 표지석 설치해 자필로 작성한 원고를 그대로 시화판에 제작 문인의 관심유도. 전국에 널리 알려진 ‘시화(詩畵)가 있는 문화마을’의 특화 이미지로 ‘좋은동네만들기'에 기여. 문화동의 특색을 살린 문패를 부착함으로 정감 있는 마을의 이미지 창출.

 

4단계(2006년)

○ 2006. 1~2월 : 사업공모 → 3개 사업 응모

○ 2006. 6~7월 : 시화가 있는 마을 1단계 구간을 연결 확장

- 시화가 있는 마을 1단계 구간과 연결되는 글로벌아파트 담장으로 선정

○ 2006. 9월 : 광주시 초.중학생 대상 ‘제2회 시화 백일장' 개최

- 18개 학교 110명 참가, 입선작 45편 선정

○ 2006. 8~12월 : 문인화가로 참여 문화예술인의 범위 확대

- 문인화가 11명의 작품으로 詩・書・畵로 화판 제작

<사업성과>

○ 각화동 글로벌 아파트 담장을 만들어 문인화 자발적인 참여로 지역 공동체속의 자긍심 고취.

 

5단계(2007년)

○ 2007. 6월 : 명필가 작품의뢰(한국미술협회 등 붓글씨 명필가로 알려진 작가 섭외)

○ 2007. 9~10월 : 시화판 및 표지석 제작

-서예가 참여로 한국미술협회 등 붓글씨 명필가에게 사업의 취지를 설명하고 협조를 얻어 그 작품을 시화판으로 제작

-표지석 제작은 건교부에서 추진하는 살고싶은 마을만들기 ‘시범마을’ 분야에 선정돼 연계된 사업을 추진

<사업성과>

○ 명필가 참여로 명필가들의 붓글씨를 시화판으로 제작하여 사업의 연계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년차별 사업의 특색이 나타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아파트 담벽 및 산책로 부분에 문인화 작품을 설치하여 주민들이 문화와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도심속 쉼터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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