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의 농업농촌발전 ‘약속프로젝트’

농촌활력정책과 커뮤니티비지니스 도입

전북 완주군은 인구 8만6000여명으로 전주를 둘러싼 도농복합도시다. 예산은 연 6000여억 원에 재정자립도 23.5%로 미미하지만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자지단체이다. 완주군의 농촌활력 정책은 완주군의 농업농촌발전을 위해 구상한 ‘약속 프로젝트’에서 시작되었다. 완주군은 2008년 5월 완주군의 농업활성화와 농촌활력증진을 위해 농업농촌발전 '약속(Promise)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추진키로 한다. 약속 프로젝트는 생산과 유통, 농업 회생과 농촌 활력을 위해 12개 시책사업에 대해 5년간 100억원의 군비를 집중 투입하는 사업이다.

완주군의 약속 프로젝트는 안팎의 농업환경 변화에 의해 단기적인 처방으로 농업농촌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절박감에서 기획됐다. 약속 프로젝트는 농업 소득안정과 농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과제를 생산혁신, 유통혁신, 경영회생, 활력증진, 복지혁신 등 5개 분야로 세분화해 기획됐다.

완주군은 이와 함께 2008년 3월 31일 재단법인 희망제작소(상임이사 박원순)와 '완주군 희망만들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협약하고 다양한 사업을 함께 하고 있었다. 완주군 직원을 희망제작소에 파견하여 협력사업을 발굴하도록 했다. 희망제작소는 주민중심의 발전정책을 만들고 지역주민 및 공무원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희망제작소는 완주군의 주민 자발적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신택지리 사업', '커뮤니티 비즈니스 사업', '정원도시 완주' 등의 사업을 제안한다.

완주군은 2010년 6월 지방자치선거가 끝난 후 행정조직을 개편하는 과정에 약속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해 농촌활력과를 신설했다. 농촌활력과는 이전에 여러 부서에서 산재되어 벌어지고 있던 농업, 농촌사업 중에 연계효과를 높여야 하는 사업을 한 부서에서 통합하여 추진하도록 했다. 농촌활력과에 약속프로젝트의 핵심인 마을회사육성, 로컬푸드, 두레농장 사업과 함께 커뮤니티비지니스, 도시민유치, 지역일자리 사업을 통합했다.  

 

중각지원조직을 활용한 행정력 보완

폐교활용한 ‘지역경제순환센터’ 운용

완주군의 농촌활력사업의 중요한 특징은 중간지원조직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점이다. 행정조직은 주민과 밀접하게 일하기 어렵고 담당자의 잦은 교체로 연속성과 창의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완주군은 분야별 전문가 및 활동가가 행정과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행정의 부족한 역할을 보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농어촌개발과 관련해 컨설팅 기관이 용역수행 기간에는 일부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사업의 시행단계, 더 나아가 사후 관리까지 연속성을 가지고 역할을 해줄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완주군은 농촌활력사업을 담당할 중간지원조직을 만들었는데 마을회사육성센터, 로컬푸드지원센터, 커뮤니티비지니스센터, 도농순환센터 등이다. 이러한 중간지원조직이 고산면 삼기리의 삼기초등학교 폐교를 개조하여 ‘지역경제순환센터’라 이름붙인 공간에서 함께 일하도록 했다. 초기 지역경제순환센터에는 4개 지원센터가 운영되었으나 지금은 커뮤니티비지니스센터만 활동하고 있다. 농촌활력사업의 추진과정에서 관련 인력이 완주군청으로 흡수되기도 하고 개별 사업단으로 발전하였다.

완주커뮤니티비지니스센터는 희망제작소의 ‘완주군 커뮤니티비지니스 육성방안 용역’에 기초하여 농협, 신협과 같은 완주군 관내의 주요 민간기관과 지역주민의 출자에 의해 재단법인으로 2010년 6월 설립했다. 2010년 커뮤니티비지니스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011년까지 주로 작은 규모의 주민 창업공동체를 육성하고 지원하는 사업을 했지만 2012년부터 완주군의 마을사업에 대한 지원과 귀농귀촌교육까지 확대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완주커뮤니티비지니스센터는 2011년까지 센터의 경상 운영비와 커뮤니티비지니스 지원사업을 위탁형태로 완주군의 예산에 편성하여 운영했다. 2012년부터는 기본 운영비의 위탁사업비를 낮추는 대신 농림부, 고용노동부 등의 중앙정부 공모사업과 함께일하는재단, SK행복나눔재단 등 민간단체의 공모사업을 통해 예산을 마련하고 완주군의 지역주민을 지원하고 있다.  

 

완주군 농촌활력사업과 구조

2009년부터 시작한 완주군의 농촌활력사업 중에 공동체사업을 육성하고 있는 사업은 크게 마을회사육성사업, 커뮤니티비지니스 육성사업, 두레농장조성사업 등이 있다.

#마을회사육성사업= 완주군의 마을사업은 4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1단계는 마을주민이 협력적인 사업을 경험하고 작은 성과를 도출하는 사업으로 ‘맛있는 마을’은 마을의 농특산물을 개발하고, ‘멋있는 마을’은 마을의 공간을 개조하는 사업이다. 2단계는 ‘참살기좋은 마을’로 마을의 자원을 상품화하는 단계이다. 3단계 ‘파워빌리지’사업은 마을의 1,2,3차 자원을 융합하는 사업이다. 마지막 4단계는 마을의 주민조직을 고도화하여 공동체회사로 육성하는 ‘마을공동체회사’이다. 완주군은 지난 4년간 맛있는 마을 39개소, 멋있는 마을 21개소, 참살기좋은마을 41개소, 파워빌리지 17개소를 지정 육성했다. 마을사업이 단계별로 지원되기 때문에 중복하여 지정받은 마을들이 있어 완주군의 마을사업을 통해 마을공동체사업을 하고 있는 마을은 약 100여개소이다. 물론 지원을 받은 모든 마을이 성공적으로 혹은 활발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몇 개의 마을은 사업을 포기한 경우도 있고 몇 개의 마을은 애매한 상태에 있지만 지원 센터는 이러한 마을도 지속적으로 관리를 하고 있다.

 

 

#커뮤니티비지니스= 커뮤니티비지니스(이하 CB)는 2단계로 사업을 추진한다. 첫 단계는 예비CB창업단계로 특정한 사업 분야에 관심 있는 주민이 모여 동아리를 구성하고 학습하는 과정으로 주로 학습 활동비를 지원한다. CB창업단계는 창업을 시도하는 과정으로 시설 및 장비구입, 사업공간의 리노베이션 등 실질적으로 창업에 필요한 사항을 지원한다. 2010년부터 시작한 커뮤니티비지니스는 약 30여개소가 활동 중이다.

마을관련 사업이 대부분 마을주민들의 소득사업 중심인 것에 비해 CB사업의 분야는 교육, 문화, 복지 등 매우 다양하다. 또한 사업의 성과를 일반적인 개념에서의 일자리나 수익창출로 측정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그래서 다면적인 방법으로 성과목표를 설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즉 재무, 공동체, 내부역량, 고객, 사회공헌 등의 분야로 나누고 사업의 목표와 내용에 맞게 적절한 수준의 성과목표를 설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커뮤니티비지니스도 마을사업과 마찬가지로 사업을 포기한 사례가 있다. 이 경우 지원된 시설과 장비는 유사한 공동체에 이전하고 공동체 구성원들이 감정을 다치지 않는 방향에서 사업을 접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두레농장= 두레농장은 마을단위로 노인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이다. 농장의 기반시설 뿐 아니라 공동취사장 조성과 사무장 인건비를 포함하는 농장운영비를 함께 지원한다. 두레농장은 8개소가 지원을 받았는데 참나물, 버섯, 수박, 토종닭, 블랙베리 등 농업분야의 사업이 대부분이다. 완주군 1호 인덕두레농장은 노인과 귀농 젊은 층이 공동 생산시설에서 친환경 농사를 짓는 복지형 모델이다. 노인들에게 소일거리를 제공하고 공동 생산∙식생활∙활동을 통해 소득창출과 건강증진을 유도한다. 8동의 하우스 시설에서 농산물을 재배∙판매하며 한옥 체험관을 운영하는 등 마을 분위기가 바뀌었다.

 

 

#건강한 밥상 영농조합= 완주군은 농촌활력사업과 관련해서 중간지원조직 뿐 아니라 사업을 직접 수행하는 사업조직을 육성하였다. 대표적인 것이 건강한 밥상 영농조합이다. 건강한 밥상은 마을지도자, 농민지도자의 출자에 의해 2010년 5월 영농조합으로 조직되었으며 완주군의 소농, 가족농이 생산하는 농산물을 로컬푸드운동 방식에 의해 유통하고 있다. 주요사업은 꾸러미 사업과 학교급식 식자재 공급인데 꾸러미 사업은 소비자가 한 달에 10만원을 내면 매주 2만5,000원 정도의 농산물을 직배, 혹은 택배를 통해 공급한다. 공급품목은 소비자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제철에 생산되는 소농, 가족농이 생산하는 농산물이나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공동체 사업단의 품목을 중심으로 구성한다. 꾸러미 회원은 약 3,000명(2012년 8월) 수준이다.

 

 

#로컬푸드 직매장

로컬푸드와 관련해서는 용진농협이 외국의 파머스마켙을 벤치마킹한 직판장을 2012년 4월 개설하여 그날 수확한 것을 그날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성공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 농민들은 일정 교육을 통해 그날 수확한 농산물을 소포장해 이곳에 위탁 판매하는 시스템이다. 구이면 모악산 도립공원 인근에 일본의 미지노에끼를 벤치마킹하여 직판장, 농가레스토랑, 가공시설, 체험시설을 복합하여 운영하는 ㈜완주로컬푸드의 로컬푸드스테이션이 내년 상반기 개장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마을여행사업단 통= (사)마을여행사업단 통은 마을을 중심으로 한 체험여행을 지역단위로 묶어내는 일을 한다. 완주군의 마을공동체 중에는 모객, 체험, 식사, 숙박 등을 자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마을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한두 가지의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수준이다. 또한 스스로 체험고객이나 도시 소비자를 모집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다. 이러한 마을을 서로 연계하여 1박2일 혹은 2박3일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사업조직이 바로 마을여행사업단 통이다. 현재는 소규모 수학여행사업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탄탄한 공동체 사업조직 구조= 완주군의 농촌활력사업의 구조는 행정과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있는 중간지원조직이 마을사업, 커뮤니티비지니스, 두레농장 등의 공동체 사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러한 공동체 사업조직이 보다 쉽고 효율적으로 소비자, 고객에 접근할 수 있도록 외곽의 사업조직이 협력적인 방식으로 사업을 견인하고 있다. 대부분 공동체 사업이 컨설팅 기관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모든 문제에 대응하면서 시장을 개척한다. 하지만 완주군의 공동체 사업조직은 안팎의 지원을 통해 보다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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