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진흥재단은 전국 언론인 3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 3월21일부터 3일간 ‘마을기업과 마을만들기’를 주제로 광주광역시, 전북 완주군, 진안군 등에서 마을만들기 전문가들을 강사로 한 전문연수를 진행했다. 이에 본지는 마을만들기 선진 사례 및 전문가들의 의견 등 연수결과를 통해 우리지역 마을만들기 활성화 및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완주군 중간지원조직의 역할은?

임경수 완주커뮤니티 비지니스센터

#교육사업= 중간지

원조직의 역할 중에 완주커뮤니티비지니스센터(이하 완주CB)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교육이다. 교육사업이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일과 가장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도 하지만 사업과 관련한 다양한 지원, 정보제공, 교류촉진 등의 역할에 있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커뮤니티비지니스 창업공동체의 경우 창업자금을 지원한 이후에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해야 하는데 방문, 전화, 메일 등을 통해 사업추진 현황, 문제점을 파악하기도 하지만 각종 교육, 연수, 워크숍 등을 하면서 부가적으로 모니터링을 수행한다.

 

 

구분

사업비

기업설립지원

기업설립지원, 사업계획서 작성 지원

기업운영지원

경리, 세무회계, 법무, 노무 지원, 사무공간 제공

사업추진지원

영업마케팅 지원, 경험에 기초한 경영노하우 지원

자금조달지원

설립 및 사업 자금조달, 기부금 및 보조금 확보 지원

사업단 운영

일정시기 동안 내부사업단으로 인큐베이팅

인재육성

사업관련 강좌, 아카데미, 훈련과정 개설 및 운영

상담창구

관련한 상담 및 조언

정보제공

소식지 제작, 언론홍보, 세미나 및 심포지엄 개최

교류촉진

다양한 이해당사자의 거점, 소통

코디네이터

전문지원조직과의 연계 (허브역할)

조사연구

지역사회 및 사업과 관련한 조사, 연구

 

 

구분

과정명

주요내용

공동체

창업

교육

퍼머컬처대학과정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장기교육

공동체창업교육

마을, CB창업자 신규교육

귀농귀촌학교(장기)

귀농귀촌인 및 희망자 대상

귀촌귀촌학교(단기)

귀농귀촌인 및 희망자 대상

협동조합 교육

협동조합기본/실무

사회적기업아카데미

SK지원, 사회적기업 관심자

찾아가는 마을 교육

마을주민 대상 교육

역할별 교육

마을지도자, 사무장별 교육

워크숍

마을관련사업

3/4분기 중 사업추진 중간점검

CB관련 사업

3/4분기 중 사업추진 중간점검

공동체사업 공동웍숍

연말에 마을, CB 공동웍숍

해외

연수

마을사업 관련

마을지도자, 실무자 대상

CB사업 관련

CB창업 대상자

일자리

로컬푸드 관련

노동부 지원, 6개반

CB관련

노동부 지원, 3개반

 

 

#교류사업= 완주CB의 두 번째 중요 역할은 지역 내외간 교류사업이다. 마을과 CB간의 교육, 공동체와 다른 기관과의 교류, 지역 외부의 기관, 단체와의 다양한 교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국수준에서는 함께일하는 재단, SK사회공헌재단, 사회적기업진흥원 등과 광역수준에서는 전북마을만들기협력센터, 전북경제통산진흥원 순환경제지원센터, 전주사회경제네트워크와 협력사업 및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방과후학교 사업단인데 농촌지역의 경우 규모가 작기 때문에 방과후 프로그램이 다양하지 않고 내실 있는 운영이 쉽지 않다. 마을, CB중에 많은 사업이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내용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마을에서는 농업과 전통문화 체험과 교육이 가능하다. 제빵사업단인 마더쿠키는 제과, 제빵 교육을, 목공사업단인 한그루는 목공교육이 가능하다. 이러한 사업단이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역량을 높이고 소규모 학교를 묶어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방과후학교 사업과 더불어 완주의 순례문화길 주변의 마을을 연계한 순례문화사업, 집과 관련한 사업단을 연계한 주거지원사업 등을 지원하고 있다.

 

#행정과 공조= 완주CB의 세 번째 역할은 완주군청과의 협력 및 공조이다. 행정과 중간지원조직의 상호 보완적인 역할은 다양하게 존재한다. 창업공동체에 사업추진과정에서 예산사용에 대해 행정은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 수밖에 없어 창업공동체 지도자의 경우 행정기관에 대해 서운하게 생각하거나 감정적 대립이 일어난다. 중간지원조직은 상호관계를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행정에서는 예산 지원이 끝났거나 사업을 포기한 공동체사업을 관리할 수 있는 명문도 적고 실질적인 여유가 없지만 중간지원조직은 이러한 사업단도 꾸준히 관리할 수 있다. 행정기관은 사업성과에 집착하게 되고 다른 사업과 연계하여 생기는 긍정적인 영향이나 다른 분야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간과하기 쉽다. CB는 다양한 분야에서 행정과 협력함으로서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감대 형성 및 전문성 확보”중간지원조직이 풀어야할 과제

#독립·자율성 확보= 중간지원조직의 향후 과제 중에는 행정기관과의 관계 정립이 중요하다. 제도적 정비 없이 행정 편의에 의해 만들어지고 행정기관의 단순한 일을 하거나 예산에 의존하다보니 자율성을 가질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완주CB는 2009년 제정된 '완주군 커뮤니티비지니스육성 조례'와 2010년 제정된 '(재)완주커뮤니티비지니스지원센터 정관 및 운영규약'에 의해 제도적 안정성을 확보했다. 2012년부터 경상사업비의 70% 수준으로 완주군의 지원을 제한하고, 전체 예산의 완주군 의존비율을 50% 수준으로 맞춰 재정적 안정성 및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적, 재정적 안전성보다 중간지원조직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게 될 때 행정기관과의 관계도 바람직하게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사회 신뢰= 중간지원조직의 과제 가운데 완주CB가 당면하고 있는 과제 중의 하나는 지역사회의 신뢰이다. 2010년, 2011년에는 CB 중심으로 사업을 했기 때문에 센터는 창업이 가능한 특정 계층, 특정 성향을 가진 사람, 특히 귀농귀촌인 중심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는 질책을 받기도 했다. 일반적인 농민으로 대변되는 완주군민을 위해 사업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로컬푸드 사업단을 통해 가족농 및 소농을 지원하고 있어 일종의 역할분담이 이루어진 것이다. CB 특성이나 지역순환의 관점에서 큰 문제가 없지만 이러한 인식을 불식하고 신뢰를 얻기 위해 교육, 문화, 복지 분야에서 사업 대상을 넓히고 있다.

 

#전문성 확보= 다른 중간지원조직과 마찬가지로 완주CB도 인력수급과 전문성 확보는 풀어야할 과제이다. 중간지원조직의 인력이 특정분야에 높은 전문성을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 전체를 볼 수 있는 관점, 사업의 우선순위를 찾을 수 있는 능력, 자원을 연계할 수 있는 개인적 네트워크, 지역주민을 대응하는 친화력 및 포용력 등이 필요하다. 이러한 자질과 능력은 학습과 교육, 업무 매뉴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어서 업무수행과정에서 쌓을 수밖에 없다. 업무역량을 향상시키는 것과 별도로 지속적으로 인력을 유지시키고 충원하는 것은 중간지원조직의 장기적인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경제 공감대= 무엇보다도 완주CB의 당면 과제는 사회적경제에 대한 인식을 높여 사회적경제가 지역사회에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다. 사회적경제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에 행정과 정책적 ‘칸막이’는 여전히 존재하고 센터의 지역사회 교류와 관련된 사업을 폄하하거나 센터의 정책 제안을 무시하기도 한다. 사회적경제에 대한 이해는 주민 중심으로 눈높이를 낮추어 인적자원을 발굴하고 사업을 지원하되 정책사업에 따라 각기 다른 전개를 하지만 다시 사회적경제, 협동사회라는 목표로 수렴하게 할 수 있어 정책사업의 비효율을 극복할 수 있다. 사회적경제에 대한 공감대는 개별 창업공동체를 관리하는 데에도 필요하다. 기획재정부가 협동조합기본법을 제정함에 따라 지역 관심이 높아지면서 완주군은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고민하고 있다. 센터 역시 협동조합이 사회적경제를 구축하는 최적의 수단이라 생각하고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기본적 삶의 질 유지하는 마을만들기

협력과 배려 속 역량 높이는 주민노력

완주CB가 완주군과 함께 농촌활력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성공적인 공동체 사업조직을 몇 개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기본적인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들어보려는 것이다. 이러한 대안적인 지역사회는 외부에서 도입되거나 이식되는 것이 아니다. 지역주민의 역량과 스스로 삶의 질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지역의 자본과 역량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이 아니라 축적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당장의 금전적인 이득을 위해서가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역주민이 상호 협력하고 배려해야 한다.

다행스럽게 완주는 그 동안의 농촌활력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바람직한 사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소양면 인덕마을의 두레농장 참나물 유통의 경우이다. 두레농장에서 초기에 생산된 참나물은 전주농산물 공판장에게 출하하기에는 양이 너무 많았고 등락 폭이 심한 서울의 농산물 공판장에 출하하기에도 생산이 지속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건강한 밥상 영농조합이 꾸러미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참나물을 생산하는 시기에 맞추어 꾸러미 품목에 포함시켰기 때문에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었다. 건강한 밥상 영농조합과 인덕마을의 두레농장은 생산시기와 꾸러미 품목 선정을 서로 배려하면서 맞추고 있다. 또한 용진농협의 직매장이 만들어지면서 커뮤니티비지니스 사업의 하나인 마더쿠키는 빵과 쿠키를, 목공영농조합 한그루는 도마, 주걱 등의 목공 소품을 안정적으로 팔 수 있는 매장을 얻게 되었다.

향후 완주CB는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이러한 대안적인 삶의 방식과 경제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알릴 예정이다. 또한 다양한 방식의 지역 내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마을만들기, 마을기업, 커뮤니티비지니스,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등의 겉옷과 상관없이 이종간, 동종간 연대사업, 연합사업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주민 상호간의 협력과 배려를 바탕으로 지역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것들이 지역 내에서 공급되고, 이러한 과정에서 누구나 쉽게 창업과 취업에 접근할 수 있어 돈의 많고 적음에 삶의 질이 종속되지 않는 지역사회를 희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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