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植栽연구 초석을 놓는 전방위 대사역

제주와 한반도 남해안에서만 자생하면서 그 가치를 중국이나 일본에서 먼저 인정받은 황금나무라는 별명을 가진 황칠나무. 특히 서해안의 요충지 영광군이 새로운 환금성 작물로서 황칠은 최적의 재배조건을 구비하고 있어 임업 분야에서도 그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이번 기획취재를 통해 황칠의 새로운 조망에 대해 입체적 분석과 추후 비전, 그리고 차세대 위상에 대한 논점 등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황칠나무! ‘놀라운 다기능성수요급증

최근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전통공예를 육성하려는 움직임과 함께 전통공예 예술의 재인식으로 천연물질 황칠에 관심이 지대하다. 아울러 황칠나무는 수형(樹形)이 아름다워 정원수로의 가치가 충분할 뿐만 아니라 매년 증가 추세의 휴경지(休耕地)의 적합작물로서 새로이 조망 받고 있다. 그 무엇보다 탁월한 약리(藥理)작용에 힘입어 폭발적 수요가 예견된다.

이렇듯, 황칠나무 연구의 경이적 다기능성과 희소성에 주목하면서 농·산촌민들이 황칠나무 재배에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산하기관과 학계에서 연구가 활발하다. 그럼에도 현재 황칠나무 생산량은 매우 미비하여 그 수요를 충당하기 어렵다. 그나마 생산되는 황칠은 천연임분(天然林分) 내에서 소중한 나무를 희생시키며 채취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서 천연임분은 나무의 종류, 나이, 생육 상황 등이 비슷하여 하나의 단위로서 주위 산림과 구분이 가능한 숲의 범위를 일컫는다. 황칠나무 천연집단의 식생구조, 공간분포 및 생육동태 등 자생적 특성을 집중 고찰한 바를 보면, 황칠나무는 다른 상록활엽수들과 동반하여 집단 확산이 일어나며, 주변의 임분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산림 보존적 측면에서 황칠나무 자생지의 적절한 식생관리와 자생지외 확산에 관한 연구가 지속 수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황칠나무의 재배와 생산을 위해 이에 따른 생물학적 요체와 생육분포 및 증식특성을 규명함으로써 황칠나무 양묘(養苗) 사업 또한 일대 탄력을 받도록 체계적 연구가 한층 요망된다.

이렇듯, 다시 소생의 길을 걷고 있는 황칠나무의 연원이 일천한바, 관련 연구 성과들이 다른 작물에 비해 현저하게 부족한 실정이지만 추후 대량생산의 큰 꿈을 등에 업고 초기 연구에 심혈을 쏟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현재 황칠나무 연구는 농업진흥청 작물과학원, 산림청 임업연구원,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및 자생지인 전남 산림환경연구소, 전남농업기술원이 주축이 되어 진척되고 있다 

 

 

해풍이 머무는 해안선을 따라 자생

황칠나무 천연분포는 온대남부 및 난대에 속하는 남·서 해안 도서지역과 제주도 지역이 주종을 이룬다. 황칠나무의 지리적 분포를 볼 때, 가장 동쪽은 경남 거제의 갈곶도이다. 이곳은 현재 강원도에 있는 해금강과 같이 아름답다하여 해금강(海金剛)으로 불리운다. 서쪽은 전남 신안군 소흑산도(小黑山島), 남쪽은 제주도, 북쪽은 충남보령군의 외연도(外煙島)이다.

경남의 부산과 거창, 전북의 고창, 전남의 진도, 완도, 여천, 해남, 나주, 강진, 광양, 장흥, 영암, 구례, 고흥, 함평, 순천, 영광과 제주도 일원이 바로 황칠나무의 메인 서식지이다. 이들 지역을 자세히 살펴보면, 황칠나무는 한결같이 해풍(海風)이 머무는 해안선을 따라 자생(自生)하고 있는 것이 확연하다.

또한 이들 천연분포 지역을 벗어난 충남 서산, 전남 함평, 광주 등의 지역에서도 식재목으로서 양호한 생장을 보이고 있어 그 생육 가능범위는 보다 넓을 것으로 판단되어 조림지역의 확대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묘목의 경우, 추운지방에서는 주변 환경여건에 적응할 수 있는 자생력을 갖기에는 부족했으나, 7년생 이상은 동해(凍害)에도 무난히 순응하여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황칠나무의 수직 분포를 보면, 제주도는 해발 950m까지 북상하고 있으나 내륙과 도서지역에서는 해발 30~400m의 범위에서 생육하고 있다. 특히 50~150m 부근에서 그 빈도가 가장 높으며 자생지의 방향은 주로 동남향이다. 황칠나무의 천연분포 지역의 기상조건은 연평균 최저기온 -2이상, 연평균 기온은 12~15이상이고, 연평균 강우량은 1,325mm 이상이다 

 

 

유전구조와 종자채취이렇게

한국이 원산지로서 남부지방 해안가와 섬에서 주로 서식하는 상록활엽교목의 범주에 드는 황칠나무! 일반적으로 임지내 하층을 이루는 아교목(亞喬木, 줄기가 곧고 굵으며 높이 자란 나무 중에서 그다지 크지 않은 나무)으로 양지보다는 음지에서 잘 자라 음수(陰樹)에 해당하는 수종이다.

전체적으로 광택이 도는 황칠나무 수피(樹皮)는 회색이며, 수고(樹高)15m에 달한다. 어린 가지는 녹색이며, 꽃받침은 종 모양의 종형(鐘形) 또는 달걀을 거꾸로 세운 것 같은 도란형(倒卵形)으로 끝이 5개로 갈라진다. 꽃은 꽃잎과 수술이 각각 5개이며 암술머리는 5개로 나뉜다.

황칠나무는 벚꽃, 진달래꽃처럼 한 꽃에 수술과 암술이 머무는 양성화(兩性花)인데, 황칠나무의 꽃은 하나의 꽃대 위에서 여러 꽃이 우산대처럼 방사형으로 피어 자라는 전형적 산형화서(傘形花序)로서 7~9월에 황백색으로 가지 끝에 달린다.

가시오가피 열매와 흡사한 핵과(核果, 부드러운 과육 속에 단단한 핵으로 싸인 씨)의 황칠나무 열매는 타원형이며 10월에 초록색에서 11~12월경에 검정색으로 성숙한다. 그리고 황칠에 사용되는 나무의 진액은 8월에서 9월에 채취한다.

성목(成木)에 이른 6년생에서 개화(開花)가 최초로 이루어지는 황칠나무의 종자 채취 시기는 열매가 완전히 성숙하여 검정색으로 바뀌는 10월 하순에서 12월 사이에 채취하는데, 필히 과육을 제거하여야 한다. 종자는 과육에 발아 억제물질이 있으니 과육을 붙인 채로 파종하면 발아율이 현저히 떨어진다. 이에 양호한 씨앗이 되려면 즉시 과육을 제거한 후 건조되지 않게 습기 있는 모래와 섞어서 저장하거나 직파한다.

열매가 완전히 검정색으로 성숙되지 않더라도 가급적이면 조금 일찍 채취하는 것이 좋은데, 그것은 열매가 무르익으면 조류에 의한 손실과 채취할 때 낙과량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약간 미성숙된 종자도 5~7일 정도 물에 담가두면 후숙(後熟)되어 발아율에는 큰 차이가 없다.

종자채취 시기에 따른 종자의 발아율은 개화 최성기(最盛期)를 기점으로 6주째에 발아하기 시작하여 10주째인 70%, 12주째인 78%가 발아되어 가장 좋은 결과를 보였다. 따라서 개화 최성기를 기점으로 12주째 종자를 채취하여야 최상의 발아율을 기대할 수 있다 

 

 

토양특성과 파종요령을 알아보자

현재까지 농임업 연구기관에서 육성 보급된 황칠나무 품종은 없으며, 자생지에서 자란 지방수집종이 주종을 이룬다. 황칠나무가 서식하는 토양 특성은 유기물함량이 한국 산림토양의 평균치보다 월등히 높다. 토양산도는 4.8~6.2로 약산성을 보이며 토양수분함량이 16.5~27.4%로 비교적 습도가 많은 산 중간의 산복(山腹)과 계곡부위에서 성장이 양호한바, 이곳에 주로 분포한다.

한편, 배수(排水)가 불량한 곳에서는 생육부진과 고사(枯死) 등이 발생하는 점을 감안하면 고온, 건조, 척박지나 다습지(多濕地)는 부적지이며 토심(depth of soil)이 깊고 배수가 잘되는 장소가 생육이 원활하다.

관상가치가 높은 파종묘의 재배 효과에 따른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일단, 어린 묘목 등은 햇빛에 노출시키기 보다는 적당한 차광시설을 실시하여야 생육이 양호하였다.

황칠나무의 적정 파종은 포트(Pot, )가 노지(露地)보다 발아율이 높고, 초기생육이 양호하여 무난하다. 비닐하우스를 이용하여 황칠나무의 종자를 포트에 파종할 경우, 3월 중순 파종이 출현율이 높은데다 초기생육이 양호하여 시기적절한 파종기로 판단된다. 노지에 황칠나무 종자를 직파할 경우 4월 초순 파종이 종자의 출현율이 높고, 생육이 양호하다. 가을 파종은 40온탕에 90~120분간 물에 담구는 침지(浸漬)의 과정을 거쳐 파종한다.

가을에 황칠나무에서 종자를 채취하고 봄에 파종을 하며, 종자와 삽목(揷木)으로 증식시킨다. 삽목은 식물의 가지나 잎, 눈 따위를 꺾거나 잘라 흙에 꽂아서 뿌리를 내리게 하여 완전한 개체로 자라게 하는 것을 말한다.

삽목(揷木)에는 풋가지로 봄부터 성장한 가지를 이용하는 녹지삽(綠枝揷, 조직의 경화가 덜 된 어린 가지를 이용할 경우 뿌리가 잘 발생하는 성질을 이용)과 전년도에 자란 가지를 삽목 하는 숙지삽(熟枝揷) 두 가지가 있다. 7월 하순에서 8월 초순에는 녹지삽을 2월 하순에서 3월 중순 무렵은 숙지삽이 무난하다. 묵은 가지도 발근(發根)이 양호하며, 장마철에는 1.5m 내외의 묘목이 용이하고 성목(成木)은 곤란하다.

황칠나무는 자연형으로 방임재배가 가장 좋으나 관상용도의 수형(樹形)을 위한 가지치기인 전지(剪枝)3월에 하고, 그해에 새로 자라 나온 나뭇가지인 신초(新草)의 전지는 6월 하순에서 7월 초순이 적기이다.

생생하게 살펴보았듯, 황칠나무의 재배면적 확대가 최우선 사안이다. 이에 전남은 도내 재배 면적이 전국의 99%(2ha)를 차지하고 건강 기능성 효과가 큰 황칠나무의 산업 경쟁력 강화 일환 하에 장흥, 해남, 강진 3개 시군에 황칠나무 산업화단지조성에 박차를 가할 복안이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황칠나무 재배단지 2ha를 추가 조성하여 황칠 소재 원료의 안정적 공급 기간을 구축하며, 이들 종사자들이 가공·저장할 수 있는 장비와 시설 등을 확대 공급한다. 덧붙여, 완도군은 황칠나무가 대거 자생하고 있는 보길도와 군외면 군락지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위반에 따른 형사고발조치 등 찬연자원 보호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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