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 존재하는 모든 유무형의 자원을 연계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6차산업이 뜨고 있다. 이에 본지는 전남을 비롯해 전북·충남·경기도·제주도 등 전국의 우수사례 지역을 집중 취재해 이를 바탕으로 우리 지역에 산재한 자원을 이용한 6차산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 편집자 주 

 

 

신선·안전한 식품으로 쌓은 신뢰

대통령상 받은 6차산업 성공 전략

농림축산식품부 6차산업화 우수사례에 따르면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의 성공비결은 첫째, “내 식구가 먹는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한 완주군의 자체 인증 체계 도입 등 1일 유통 원칙을 통한 품질 안전성 확보다. 둘째, “맞춤 생산, 맞춤 판매를 통해 마을별, 품목별 농가조직화를 추진해 품목 다양성을 확보했다. 셋째, “소비의 조직화 추구를 위해 소비자 팸투어, 주말직거래장터 등을 꾸준히 열어 지역농산물에 대한 안전성과 우수성을 홍보하고 있다.

완주로컬푸드는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모든 출하 농산물의 잔류 농약검사를 자체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가 믿고 살 수 있도록 농산물 이력 라벨지를 부착해 생산 농가와 이름, 출하된 일자 등을 표시했다. 매장 진열대에는 농산물 출하농가의 사진도 배치했다. 출하농가는 매일 새벽 당일 판매할 농산물을 매장에 진열하고 재고를 스스로 확인하거나 매장 관리자가 긴급히 출하를 요청할 경우 보충해 주고 있다. 농산물의 신선도 유지를 위해 기존 소매장까지 납품하는데 사흘 걸리던 것을 1일유통 체계로 구축했다. 또 식품 종류에 따른 판매기간도 설정했다. 완주로컬푸드는 앞으로 농식품·음식·체험이 결합된 복합문화교류 공간을 목표로 로컬푸드 직매장과 농가레스토랑, 농촌체험팸투어 등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특히, 직매장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인근 대도시인 전주시를 배후에 두고 있는 입지 특성이다. 국내 최초로 직매장을 오픈한 용진농협의 경우 이용자의 80% 이상이 전주 시민이었다는 분석이다. 전주 시내에 매장을 연 효자점과 하가점이 그 사례다. 또 모악점은 2층에 농가레스토랑을 열어 매장에서 남은 농산물을 소진하고 있다. 농가레스토랑은 요리연구회를 조직하고 조리 인력과 전문 매니저를 양성하는 한편, 제철나물 등 건강 뷔페 식단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와 함께 매주 소비자가 참여하는 농촌체험 투어버스도 운영하고 있다.

이는 고령농에게 안정적인 소득을 제공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매장에서 취급하는 농산물 품목은 300가지에 달한다. 통상 읍·면단위에 50~60가지 품목에 그치는 생산 품목을 완주는 다품목 소량생산으로 연중 다양한 농산물을 끊임없이 생산할 수 있도록 작부체계를 바꿨다. 30·60·90일마다 33~99(10~30) 단위로 수확이 이뤄지게끔 농민들을 유도했다. 농가마다 생산 품목도 재조정했다. 그 결과 4년 전 60여 가지에 불과했던 품목은 200여종의 가공식품을 포함해 총 500여 품목으로 확대됐다 

 

 

소농과 고령농가를 위한 농촌 전략 모델

전라북도 완주군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전북 완주군의 인구수는 매년 증가세에 지역내총생산(GRDP) 또한 2008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 변화는 지난 2008년 국내 최초로 로컬푸드 정책을 도입하면서 부터란 분석이다.

로컬푸드 운동이란 지역에서 생산된 먹을거리를 그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운동으로 생산자(농업인)와 소비자 사이의 이동 거리를 최소화해 먹을거리의 신선도와 안정성을 확보하고, 중간 유통마진을 줄여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완주는 생산자와 소비자, 지자체 등이 협업해 상생하는 로컬푸드 성공사례로 꼽히는 곳이다.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여러 나라의 벤치마킹이 이어지고 있다.

완주군은 전체 9,700여 농가 중 1미만을 경작하는 곳이 6,200여 농가에 이른다. 65세 이상 고령농이 36.5%에 달하며, 이중 68%가 판로를 마련하지 못했다. 이들의 판로를 확대해 마음 놓고 농사를 짓도록 하는 것이 시급했다.

이에 로컬푸드를 대안으로 삼고 완주군이 5억원, 10개 농·축협이 79,500만원을 출자해 농업회사법인 완주로컬푸드()로 출발했다. 이후 가족농이나 소농의 안정적 소득보장을 위해 유통 시스템을 갖추며 직매장 개설을 목표로 했다. 판매 품목은 가족농과 소농들이 많이 생산하며 소비자 밥상에 자주 오르는 300여 가지로 잡았다. 사전 농가 교육을 통해 다품종 소량생산 체계를 갖춰가며 현재는 1,100여 농가가 매월 평균 500여가지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현재 완주로컬푸드는 생산자와 직원이 출자하는 협동조합으로 전환했다. 201312월 완주군과 지역 농축협에 출자금 전액을 돌려주고 새롭게 1,100여 명의 지역소농과 마을공동체 등이 조합원으로 참여해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으로 재탄생했다 

 

 

생산 조직·기반

시설 등 사전준비 중요

장혜진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홍보마케팅팀장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농업회사법인으로 출발한 완주로컬푸드는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지 1년이 됐다. 현재는 생산자 1,100여 농가에 직원은 50, 연간 매출 180억원대 규모로 성장하고 있다. 농가 구성원은 대부분 가족농이나, 중소농, 노인일자리 사업으로 운영하는 두레농장 같은 마을공동체 등이다. 마을에서 생산하는 300여종의 농산물과 이를 활용한 200여종의 가공품으로 판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완주군에는 관광지인 이곳 모악산점을 비롯해 효장점, 하가점 3곳이 운영되고 있다. 각 판매장은 엽채류 등 신선제품은 1일 유통체계로 운영되지만 가공품은 1개월까지 진열기한이 있는 것도 있다.

지난해 완주 등 3곳의 매장에서 올린 매출은 180억원에 이르지만 아쉽게도 손실을 기록했다.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원인은 농가들에게 지원하는 포장재(50%)와 고령자들을 위한 순회수거 같은 부대비용 때문이다. 초창기 경영수지를 우려한다면 부대비용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지만 로컬푸드 활성화를 위해서는 소규모 농가들을 위한 지원도 중요하다.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 매장에 상품을 출하하려면 구좌 10만원과 출자금 50만원 등을 내고 먼저 조합원에 가입해야 한다. 이후 생산방식과 포장 및 가격산정 방법 등 운영 관련한 신규자 교육을 3회 이상 받아야 한다. 교육 이수 뒤에는 완주군으로부터 로컬푸드 인증(2016년 의무)을 받아야만 제품을 출하를 할 수 있다. 물론 출하 전에는 농약 잔류검사를 통과해야 한다. 그 뒤에야 비로소 매장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 완주군이 운영하는 거점농민가공센터에서 포장 등을 배울 수 있으며, 판매장에서도 사전에 등록된 바코드 출력 시스템을 활용해 포장된 상품에 생산자 이력이 고스란히 담긴 가격표 등을 쉽게 인쇄해 부착한다. 이렇게 출하된 농산물은 매주 정산하되 가공품은 1개월 단위로 각 계좌에 입금하는 방식이다. 1일 유통 및 그 밖의 제품에서 재고가 발생할 경우는 농가가 수거하는 경우도 있지만 푸드뱅크에 기부하거나 매장 위층에 운영하고 있는 농가레스토랑에서 소비하기도 한다.

#경영철학과 전문성 필요= 완주지역의 로컬푸드 1호 매장은 용진농협이 자체 마트를 운영한 게 처음이다. 농협이 로컬푸드를 추진할 경우 자본력이나 기존 조직 등을 이용하는 장점도 있지만 전문성은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기존 마트에 구색을 맞추는 형식적인 운영이 될 수도 있다. 현재 대부분의 농촌 지역이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공판장을 통해 외부로 출하하고 지역마트에서는 외부에서 가져온 농산물 및 가공품을 판매하는 구조다. 이는 생산품의 종류가 한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은 외부 전문경영인 체제를 고수하고 있다. 물론 농가식당 등 종사자 대부분은 지역출신이거나 농가 자녀들이 포함됐지만 경영을 비롯해 기획이나, 홍보 마케팅 등은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운영 방침은 지역에서 생산되지 않는 농산물 및 가공품을 생산토록 장려한다. 이는 완주군 사업인 두레농장 등을 통해 뒷받침 하고 있다. 다품종 소량생산을 통해 가공 200, 농산물 300종 등 500여종의 제품이 유통되면서 농가들의 만족도는 올라가고 농업을 포기했던 이들도 다시 재개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성공을 위한 운영 전략은= 로컬푸드 매장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획생산과 판매가 중요하다. 수확기에 홍수 출하되는 농산물의 특성상 농가들이 각기 다른 상품을 내놓을 수 있게 하고 중복이 되더라도 출하시기를 조절해 매장에 상품이 한꺼번에 몰리는 것을 막아야 한다. 전년도에 품목 및 생산량 등 생산계획이 중요하다. 만약 계획과 다른 출하를 해야 할 경우에도 반드시 로컬푸드 조합과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전에 철저한 준비가 필수적이다. 농가들은 사전교육을 철저히 받아야 하고 농가가 주인인 매장이 되어야 한다. 포장부터 품질관리를 시작으로 다양한 품목이 판매될 수 있는 다품종 소량생산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곳 조합의 경우 1농가가 무려 50~60가지 생산 공급을 하는 경우도 있다.

로컬푸드 매장의 입지 선택도 중요하다. 관광지에 자리할 경우 시기에 따라서 매출 등락폭이 크다. 사업 특성상 고정적인 판매와 소비처 확보가 중요한 만큼 입지는 생활권 주변이 좋다고 본다. 다만 이 같은 경우 기존 대형마트 등과 경쟁해 생존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완주의 경우 주변에 이마트와 백화점 등이 있지만 매출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기존 대형 마트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신선도와 저렴한 가격도 중요하지만 믿을 수 있는 안전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정체불명의 재료를 이용한 가공품이 아니라 지역에서 생산하는 농산물과 그 재료로 가공품을 만든다는 장점을 살려야 한다. 이를 위해 완주는 4단계에 걸쳐서 56가지 농약잔류검사를 거치고 있다. 농업기술센터는 판매장 제품을 구입한 뒤 250여가지 농약잔류검사를 실시하고, 국립품질관리원도 검사를 수행하는 등 전라북도와 완주군의 공식 인증점이라는 객관적인 안전성을 확보하고 이를 홍보한다.

안전성을 강조하며 이를 알리는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조합은 소비자 가족 등을 초청해서 생산지를 방문하고 가공이나 수확을 체험하는 농촌체험투어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소비자들에게 체험을 통해 안전을 확인시키고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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