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택/ 영광문화원장

9월은 기다림의 반란

온 산 피에 젖었다

 

 

누가 누굴 탐하는 거 아니지만

그리움에 목이 매면

이겨낼 재간 없다

 

 

할 말 다 잊고

침묵으로 섰지만

사랑만큼 절절한 시간이야

반란인들 두렵것냐

 

 

이 시는 상사화 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시이다. 누구든지 읽어보면 불갑산의 상사화가 얼만큼 아름다운지를 짐작할 수 있는 작품이다.

시에는 ‘9월은 기다림의 반란이라고 표현했듯이 가보면 안다. 안가보면 상상일 뿐이다. 상상보다 훨씬 놀랄만한 꽃들의 반란을 보게 될 것이다. 들어서는 초입에서부터 산의 정상까지 끊임없이 펼쳐진 기다림의 융단길. 누구라도 한구절의 절절한 시가 떠오를 것이다. 그래서 인지 상사화를 소재로 한 시들이 많은가 보다.

논두렁과 밭두렁에서부터 등산로를 따라 가면 바위 밑 나무사이 그 위태로운 틈새까지 기다림을 색깔로 뿌려 놓고 몇날 며칠을 뜬눈으로 기다리는 상사화가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이라도 하듯 자태를 뽐내고 있다.

거기에 천년 고찰인 불갑사가 긴긴 역사를 담고 산을 오르고 내리고 하는 중생들에게 위한의 말씀을 들려주고 있다.

축제는 9월 셋째주 금토일요일에 열리지만 상사화는 그 이전부터 피기 시작하여 그 이후에도 피고 지고를 한달 가깝게 이뤄내고 있다.

축제 기간중에 오면 상사화의 아름다움과 함께 불갑사 관광지구 일원으로 펼쳐지는 전국 어느축제에서도 볼 수 없는 볼거리 먹거리등이 있어 일석이조로 누리게 된다.

상사화를 이용한 천연염색이라든가 상사화 탁본 상사화 학술연구대회 등도 축제기간을 전후로해서 열리는 인터넷 백일장이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상사화를 구경하고 돌아가서 조용히 떠올려보는 시상이며 젊은 날의 사랑에 대한 추억을 기다림의 미학에 연결시켜 아름다운 글로 써서 인터넷으로 보내면 심사하여 푸짐한 상금과 상품을 보내주는 행사는 전국의 곳곳에서 그 응모자수가 수백명에 가깝다.

그냥 지나쳐버리는 축제가 아니고 집에가서까지도 여운이 살아남을 수 있는 이 행사는 지역의 어느 신문사가 주관을 하고 있다. 이밖에도 축제 기간 중 미니 콘서트, 거리 프린지 공연, 우도농악 시연, 영광문화원에서 운영하는 <천년의 빛 사랑나눔 예술단>이 펼치는 창무극과 전통춤들이 발길을 잡는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먹거리 이야기를 뺄수가 없는 것은 인근 마을 할머니들이 운영하는 <할매텃밭>은 그야말로 50여년전 우리 민족들이 먹고 살아왔던 텃밭의 싱싱함들이 날마다 축제를 살려내고 있다.

, , 대추 등 잘익은 과일들이 가을을 풍성하게 빛내주고 있으며 추석전에 베풀어지는 축제일때는 차례상의 과일을 준비해가기에 딱히 알맞은 시기이다. 고구마, 호박, 가지 등의 채소나 푸성귀등 또한 웰빙의 식탁에 기가막힌 것들이다.

3일 동안 이어지는 금년의 축제는 918~920일까지며 금요일 오후부터 차량이 밀려들기 시작하면 토요일엔 완전 피크를 이룬다. 줄잡아 다녀간 사람들은 50만명이라니. 오다가 교통이 막혀 그냥 돌아섰다는 사람 또한 많다.

밀려드는 차량으로 혼잡하다고는 하지만 이곳 축제장은 군데군데 대형 주차장이 있어 주차관리 또한 모범적이다. 주차비도 없으며 입장료도 없으며 주차가 편리한 편이여서 관광버스들이 선호하는 1순위 관광지이며 축제장이라고 입소문이 나있다. 숙박시설은 현지에는 없으나 축제장에서 10분 거리인 읍으로 나가면 호텔, 모텔, 펜션 등 다양한 시설등이 산재해있으며 20분 쯤 더 나가면 국내에서는 내노라하는 해변 노을길이 있어 환상적인 풍경을 볼수가 있으며 주위에는 법성포구가 눈에 들며 굴비의 고장답게 입맛을 돋우게 하고 있다.

광주에서는 승용차로 축제장까지는 40분 소요되며 읍내까지 직행버스는 30분 마다 있다. 축제 기간 중에는 축제장에서 광주까지 시간마다 직통버스가 운행된다.

 

 

사랑하면 꽃이될까

꽃이되면 사랑을 알까

 

 

상사화 네 잎에 서면

잊혀진 그녀 가물가물

내앞에 서는 구나

 

 

오십여년 그 시절

꿈처럼 떠오르다

나도 기다리다 못해

발길 그냥, 그냥

 

 

기다림이 무엇인지. 젊은이에게는 사랑의 메신저를, 황혼의 누나 오빠들에게는 첫사랑의 추억을 물씬 솟아나게 하는 9월엔 상사화 지천으로 피는 영광 불갑산 상사화 축제장에나 가볼까. 그래서 시 한구절이라도 낚아볼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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