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친환경 농산물의 한계와 한국 생명농업의 현 주소-

김상훈/ )한농연 영광군연합회장, 대추귀말자연학교 교장

농업의 미래가 암울하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작년 추수가 끝나고 나락 값이 한 섬에 15만원 선이었는데 올해 가장 나락값이 가장 비쌀 요즘 13만원선을 왔다갔다 한다고 한다. 가장 비쌀 요즘 나락 값이 이 모양이니 올 추수때 나락 값은 어떻게 되려는지 가늠하기조차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렇듯 우리 농업의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농업을 경제논리로만 인식하는 위정자들과 관료들에게 이런 문제 발단의 가장 큰 원인이 있겠으나 우리 농업인들에게도 농업에 대한 바른 가치관없이 그저 돈벌이의 수단으로 농업을 치부해왔고 교만을 떨어왔던 후과를 치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미래농업의 바른 방향을 고민해보고 생명을 살리는 농업관은 어떤 농업관이어야 하는지 고민해보는 시간을 순차적으로 몇 개의 지면을 활용하고자 한다. 우선 첫 번째로 우리나라 생명농업의 태동과 그 때의 시대상황 그리고 그 흐름은 어떠했고 현재 친환경농업의 주소는 어떤지 살펴보자. 이글은 우리나라 유기농업의 모체였던 정농회란 단체의 수장을 맡아 수고 하고있는 전석호 회장의 글을 중심으로 첨삭을 더했음을 알려둔다,

우리 모두 잘 아는 데로 1976년도에 정농회란 단체가 창립되었다. 그 당시는 화학비료와 농약 그리고 제초제로 인한 농업의 폐해가 전국 도체에서 드러날 때다. 정농회는 화학비료와 농약을 버리고 무농약 농산물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특별한 농업 기술도 없고 병충해에 대한 처방도 미비해서 초창기 회원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기술적인 어려움도 있었고 특히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아서 많은 육체적 고통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농사가 잘 안 되고 간혹 폐농이 되는 수도 있었다. 그래서 주변의 따가운 눈초리와 관계기관의 감시 대상이 되어 정신적인 피해도 입었던 경험도 많았다. 이후 여러 시행착오를 발판 삼아, 또 농업 기술의 발달로 인해 유기농업이 어느 정도 가능해졌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친환경농업육성법이 제정되고 전국에 친환경농산물 매장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기 시작했다. 지금은 매장들이 넘쳐나고 조직 간에 치열한 경쟁을 보이고 있기도 하지만 친환경농업육성법이 제정되는 과정에서 유기농산물을 제도권 안으로 받아들이다 보니 여러 가지 문제점도 있었다. 예를 들면 하우스농업이라든지 비닐멀칭, 관수의 문제, 퇴비의 양 등은 제도권 안으로 들어올 수 없었고, 단순히 농약의 문제, 제초제의 문제, 퇴비의 질이나 토양의 문제등만이 제도권 안에 포함되는 한계가 있었다.

농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물(습도)과 햇빛(온도)과 퇴비(양분)이란 것은 농업을 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자들에겐 삼위(三位)에 해당하는 대전제이다. 여타 중요한 것도 있지만 이 세 가지가 기본 요소라 할 것이다. 이것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기에는 한계도 있고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친환경농업육성법에는 이 모든 내용들이 빠졌다. 그러다 보니 현행법만 지키면 친환경농산물이 되니까 농업의 가장 중요한 요소들이 무시되기 시작했다.

이 중 양분에 해당하는 질소과다의 문제가 오래전에 제기되기도 했다. 유기농업을 한다고 많은 양의 퇴비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소위 말하는 질산염의 문제가 나타났던 것이다. 이 문제가 제기되자마자 이제 유기농업이 뿌리내리려고 하는데 이 문제를 들고 나오면 어떻게 하느냐고 친환경 농업을 하는 농민이나 유통하는 단체에서는 항의도 하고 곤혹스러워하기도 했다.

그런 면에서 일찍이 일본의 우이노 우에야스는 영양주기이론을 통해 모든 작물의 시기마다 적기(適期) 적비(適肥) 적량(適量)을 강조했다. 그런데 질소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남쪽의 해안가의 밭에는 굴껍질을 엄청나게 넣는 경우도 있다. 칼슘의 과다 투입이다. 질소와 칼슘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양분의 불균형이 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 전체적인 양분의 조화와 균형의 문제가 대단히 중요하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는 일본의 예술자연재배가 한국에 소개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일명 무투입농법이란 것을 공부하고 견학도 다녀왔다. 일본의 예술자연재배에서는 일체의 퇴비를 밭에 넣지 않는다. 밭에 퇴비사용을 금지하고 땅속의 경반층을 제거하는 작업을 통해 땅을 살려서 썩지 않는 농산물을 생산할 것을 강조했다. 일례로 그들은 일반농산물과 유기농산물과 자연재배농산물의 부패하는 과정을 실험하여 자료를 내놓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송광일 박사의 자연재배가 많이 알려져 있다. 전압이론을 통해 그는 영양을 넣을수록 식물조직의 치밀함이 떨어져 저전압이 되어 식물은 약해진다고 했다. 따라서 일체의 퇴비나 비료를 주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일체의 퇴비나 비료를 주지 않을 때 고전압 농산물이 되어 우리 몸도 건강해진다고 한다.

이런 흐름을 통해 우리나라의 친환경농업의 괘는 이루어졌고 그 결과가 작금의 친환경농업으로 귀착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이상 살펴본대로 현실이란 족쇄에 발목이 잡혀 그 근본을 살펴지 못하고 몇가지 기본만으로 친환경농업을 재단하고 판단하려다 보니 정작 중요한 온도문제, 습도문제, 영양문제 등은 간과된 면이 많다는 것을 지적하고자 한다. 이울러 다음 편에 이렇게 간과되었던 중요 요소들이 무엇이고 그 결과가 어떤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지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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