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차이즈 공화국의 명암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또 망하는 게 대한민국의 외식산업을 점령하고 있는 게 프렌차이즈 산업입니다. 그래서 프랜차이즈는 자영업의 대명사가 되었고 폐해가 만만치 않아 후유증이 도처에서 생겨나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는 치킨, 고기집, 커피전문점, 빵집, 한식, 중식을 불문하고 뻗어나가고 있으며 음식문화에 획일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결국 다양성과 토속성, 향토성이 배제한 분별력을 가질 수 없는 단일화를 바탕으로 한 거기서 거기인 맛의 표준화만 일방적으로 강요받고 있습니다.

이 프랜차이즈는 지방에서 인기를 끌고 사람이 붐비면 어김없이 서울을 위시로 한 대도시에 가맹점이 생기고 맛과 멋을 찾아 구태여 지방까지 갈 필요 없는 수고로움을 친절하게 덜어주고 있습니다. 지방까지 갈 필요 없는 참 고마운 음식점입니다.

과연 지방의 유명한 음식점이 서울에 가맹점을 두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영광의 유명한 남도밥상이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 대도시에 분포해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영광의 맛을 찾아 아침부터 서두를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결국 이런 프랜차이즈화는 지방을 두 번 죽이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영광에 소재한 남도밥상을 맛보러 오는 사람들이 밥만 먹고 가지는 않고 굴비와 모시송편과 청보리 한우도 덤으로 팔리게 되고 지역의 주유소 역시 기름 한 방울이라도 더 팔리게 되어 지역경제가 주름이 펼수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닭집이 유행을 타기 전에는 골목골목에서 저마다의 손맛에서 우러나는 맛의 기술로 차별화 하며 닭튀김의 정수를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커피의 단일화 맛을 언제부터 즐기기 시작 합니다. 어청난 수로 증가한 프랜차이즈 커피 집은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여 실내장식을 하고 또 그 맛이 그 맛인 커피를 커다란 종이 잔으로 마시게 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정서와 낭만이 없습니다.

프랜차이즈 산업은 비대해 지고 여기에 명암과 굴곡이 있습니다. 아무런 기술 없이 애써 모은 자본을 투입하고 은행에서 차입하여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두드리고 또 프랜차이즈 사업권자의 유혹에 말려들어 창업을 합니다. 그러나 포화상태에 이른 가맹점에서 수익을 얻지 못하고 문을 닫는 현상이 날마다 뉴스를 타고 결국은 극빈자로 전락하고 맙니다.

비대해진 프랜차이즈 산업은 잔인하게 영업을 하고 상권의 보장은 모른 체하고 우후죽순으로 가맹점 늘리기에만 급급합니다.

그리고 전 국민의 입을 획일화 하고 표준화 하려고 합니다. 음식은 지역, 가문, 문화에 따라 변별력이 있어야 하고 다양성이 생명입니다. 그런데 프랜차이즈는 이 변별력에서 벗어나 있는 복제되고 찍어내는 음식에 불과 합니다.

지금도 새로운 프랜차이즈가 속속 시장에 진입을 하고 있습니다. 김밥, 라면, 떡볶이가 새로운 상표로 거리를 누비며, 참치 등 수산물을 기반으로 하는 프랜차이즈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맛과 멋은 프랜차이즈의 획일성과는 분명한 장인의 기술이 있습니다. 그리고 음식의 전통과 문화가 있습니다. 또 한 역사성을 배제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프랜차이즈에 세뇌 당하고 있는 현상으로는 식품의 발전을 꾀 할 수 없다고 봅니다. 가맹점 본사는 돈을 벌 수 있는 구조인지는 모르나 가맹 점주는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아닌 것이 분명함이 나타나고 있는데 그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맹점 본사의 달콤한 유혹은 엄청난 후유증이 되고 있습니다. 지역에서 오랜 전통과 역사성을 가진 음식점은 그 지역에서 전국에서 찾아오는 손님으로 만족하고 지역경제를 더불어 활성화 시킨다는 자부심으로 명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래야 지역경제가 서울에 볼모가 되지 않습니다. 유독 식품만 프랜차이즈가 활성화되고 성장하고 있는 이유를 곱씹어 보아야 합니다. 맛을 창조 한다고 하지만 맛의 창조가 자칫 한국 음식의 맛과 멋을 송두리째 집어 삼킬 수도 있음을 직시 하여야 합니다.

가맹점 확보만 혈안이 된 가맹사업본부는 결국 다수의 가맹점 확보로 영토 따먹기의 점입가경이 되고 있으며 상권분석이나 시장의 상태는 애초에 안중에도 없습니다. 그리고 이 프랜차이즈는 음식시장을 교란 하는데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단골에게 사랑을 받았던 질 좋고 후덕한 민심의 식당을 몰아내고 있습니다.

과연 누구를 위한 프랜차이즈일까요? 음식과 식당이 자본의 포로가 되어 한국인의 정서와 인정을 메마르게 하는데 일조 하고 있습니다.

음식은 후덕한 인심과 정성과 사랑의 배려가 있어야 맛이 풍깁니다. 좁은 시장 골목에 위치한 욕쟁이 할머니의 순대국밥 한 그릇이 프랜차이즈에서 기계소리 내며 받아먹는 음식보다 훨씬 더 가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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