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계획, 이송 후 인수도 한계

한빛 13,000드럼1,400드럼 축소

한빛원전에 보관 중인 중·저준위 방폐물이 경주로 이송돼 저장률은 77%대로 낮아졌지만 당초 무리한 계획으로 올해 이송 실적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빛원전은 지난 1024일부터 26일까지 발전소 내에 보관 중인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이하 방폐물) 700드럼을 88개 용기에 담아 경주 방폐장으로 처분·인도한다고 밝혔다. 방폐물은 전용운반선인 청정누리호에 실려 27일경 출항해 총 843km, 48시간가량 운항한 후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운영하는 경주 방폐장으로 이송된다. 한빛원전은 오는 11월경에도 추가로 700드럼을 경주 방폐장으로 처분·인도 할 예정이다. 11월분까지 계획대로 이송될 경우 지난 201598%까지 포화됐던 한빛원전 내 방폐물 저장률은 올해 말 77%(2337드럼)까지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방폐물 이송 실적은 당초 계획보다 턱없이 축소됐다. 당초 한빛원전 및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측은 11,000드럼씩 매년 33,000드럼을 경주 방폐장으로 이송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어민 등 주민들의 동의를 구했다. 지역 내 상당한 갈등을 유발한 방폐물 이송은 우여곡절 끝에 지난 201512221,000드럼을 125개 운반용기에 담아 첫 이송을 시작했다. 공단은 그해 첫 운송을 시작으로 이후 1,000드럼씩 매년 3회씩 운항할 예정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0월과 11월 각각 1,000드럼씩 2,000드럼만 운송했다. 올해는 이송 물량이 1700드럼으로 더욱 줄어들어 11월경 추가 이송을 하더라도 계획물량 3,000드럼 대비 1,400드럼(46.6%)에 그친다. 첫해에는 연말에 1회만 운송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3년간 이송했어야 할 7,000드럼이 62.8%4,400드럼에 그친 셈이다.

지역 인사들로 구성된 한빛원전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안전성검증단측도 24일 현장입회에서 1700드럼으로 축소할 경우 해상운송 횟수가 늘어난다며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한빛원전 및 공단 측은 이송한 물량을 현지에서 인수·검사하는 인력의 한계로 연간 전체 인수 물량을 9,000드럼에서 5,000드럼으로 줄이고 이를 각 원전에 배분하면서 1회 이송 물량을 축소한 것으로 전했다. 내년부터 다시 11,000드럼을 운송키로 했지만 연간 물량은 계획보다 줄어 처음부터 무리한 운송계획을 세웠던 것 아니냐 지적이다.

이 같은 문제는 국정감사 기간 한수원과 원자력환경공단의 방폐물운반사업에 대한 총체적 관리 부실로 지적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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