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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산업의 미래 섬 개발 전략(13)
2017년 11월 20일 (월) 11:04:50 채종진 기자 admin@ygnews.co.kr

전남을 비롯해 전국 지자체들이 섬 개발을 통한 관광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지만 결과는 극명하다. 52개 섬을 가진 영광군도 그리스 산토리니 섬을 모티브로 한 낙월도 개발 사업을 앞두고 있다. 본지는 국내외 섬개발 성공 사례를 통해 발전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섬 개발 전략 핵심은 첫째·둘째·셋째도 주민

김상현 통영인뉴스 대표가 본 통영 섬

통영 섬 부엌 단디 탐사기도서 저자

   
해양수산부와 전남 영광군이 추진하는
그리스 산토리니 섬을 모티브로 한 낙월도 개발사업의 내용을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100억원의 예산을 들여 다목적 커뮤니티센터 건립, 정주공간 환경개선, 그리스 신화와 철학의 거리, 천문대 및 별빛가로 조성이 주된 사업으로 보인다.

영광군 내 낙월도, 송이도, 안마도가 가진 각각의 특성을 잘 모른다. 그러니, 통영시가 자랑하는 섬 개발 BEST3 성공사례를 통해, 간접적인 조언을 하고자 한다.

낙월도 개발 사업을 보는 순간, 첫 번째 섬으로 가고 싶은 섬매물도 사업이 떠올랐다. 사업 규모도 100억원으로 비슷하다. 사업비 부담은 국비 50억원, 도비 15억원, 통영 시비 35억원이다.

가고 싶은 섬사업으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선착장 주변에 특산물 판매장, 마을창고 같은 신축 건물과 마을 지붕 페인팅, 해녀상, 장군봉 정상 조형물 사업이다. 지붕 페인트는 소금끼 묻은 해풍에 쓸려 벌써 낡아가고 조형물 역시 녹이 슬고 있다. 지속가능하지 못한 하드웨어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마을 주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우리 삶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시설이란 불만이다.

소프트웨어 사업 중에는 청정 자연을 자랑하는 매물도의 해산물을 활용한 어부 밥상개발도 있었다. 요리 전문가 집단이 만든 메뉴는 군수 잡채 덮밥, 참소라 물회소면, 문어 해초 냉채 등등. 그럴 듯하고 입맛도 다셔진다. 하지만 실제 주민들이 실생활에서 해 먹는 음식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 주민들의 노령화 역시 문제였다. 불과 2년만인 2017년 현재 어부밥상을 차리는 식당이나 민박집은 단 1곳도 없다. 주민들의 실생활과 동떨어진 하드웨어, 소프트웨어가 외면 받는 실상이다.

두 번째 섬 장사도는 주민들과 아예 아무 관계가 없다. 2012년 개장 이후 별에서 온 그대드라마 촬영지로 국내는 물론 중화권, 일본, 아시아, 구미 등등 국·내외에서 매년 4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하지만, 민간투자자인 장사도해상공원()에서 장사도를 매입하면서, 섬을 지키던 주민들은 모두 섬 밖으로 떠나야 했다. 민간사업자와 육지에서 섬으로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유람선 업체에서 수익을 올릴 뿐이다.

세 번째 섬은 연대도다. 앞의 두 섬의 사례와는 많이 다르다. 화석에너지 제로를 표방하는 에코아일랜드로 유명한 연대도. 그동안 화석에너지, 즉 한전에서 공급하는 전기로 편하게 생활해온 섬 주민들에게 태양광, 태양열, 지열 같은 대체에너지는 생소하고 불편하기만 존재였다. “섬에 대해 0도 모르는 육지 것이 와서라는 비난을 들으면서도, 당시 푸른통영21 윤미숙 사무국장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3년 동안 400회 이상 연대도로 찾아들었다. 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해서였다. 일반적으로 세우는 사업 계획 역시 1차 연도에는 잡지 않았다. ‘주민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보고 결정하면 된다는 신념 덕분이었다. 1년이 지나도, 2년이 지나도 섬에 별다른 건물이 건축되질 않았다. 대신 섬에 다랭이꽃밭을 조성했다. 푸른 바다와 붉은 꽃을 피운 꽃양귀비가 어우러진 다랭이꽃밭은 예쁘다입소문을 타고 관광객들을 불러 모았다.

다랭이꽃밭 조성 역시 외지 인력이 아니었다. 섬 주민 5명을 공공근로로 고용하여 임금을 지급했다. 꽃밭을 만들기 위해 묻은 밭을 개간하면서 땀에 젖으면 막걸리 한 사발씩을 돌렸다. 섬 주민들과 대화의 물꼬가 터인 것이다. 섬 주민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예전엔 섬 반대편 언덕에 봄나물인 두릅이랑 취나물이 지천이어서 따러 다녔는데, 이제는 밭도 길도 묵어져 못 간다고 하소연했다. 그날로 섬 주민들을 앞세워 밭두렁 사이 묵은 길에 두 사람이서 같이 걸을 만한 오솔길을 내었다. 섬 주민들이 지게를 지고 다닌 길, 연대도에 온 관광객들이 꼭 걸어보는 길, 그 유명한 연대도 지겟길의 탄생 비화다.

관광객이 아무리 많이 찾아오면 뭐하나? 섬 주민들에게 돈이 되어야지! 어선이 없어 돈 벌이가 시원찮은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국화, , 민들레 뿌리를 활용한 차를 만들어 팔거나, 언덕에 지천인 두릅, 고사리를 팔수 있도록 마을기업 할매공방도 열었다. 인근 욕지도에서 대박 친 할매바리스타도 연대도 할매공방의 연장선상이다. 지금은 연대도 부녀회원들이 포장마차를 차리고 회덮밥, 해물라면, 생선회를 판매하는 데, 벌이가 쏠쏠하다.

알고 보면 관광객들이 가장 많은 돈을 쓰는 부분은 육지에서 섬으로 오고가는 이동 비용이다. 매물도의 경우 여객선사가 섬 주민들보다 더 많은 돈을 번다. 연대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연대도를 중심으로 만지도, 학림도, 저도, 송도 5개 섬의 주민들이 투자한 종자돈으로 도선건조추진위원회를 만들었다. 2015년 출렁다리 개통으로 방문객이 160% 증가한 만큼 도선 섬나들이호탑승객은 더 늘어나고,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도 더 늘어나고 있다.

섬 개발 전략은 주민들의 삶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얻고, 끊임없이 주민들과 소통해야 한다. 그리고 관광객이 섬을 방문하는 횟수만큼 외지인이 아니라 주민들이 소득을 얻어야 한다. 결국 섬 개발 전략은 첫째도 주민, 둘째도 주민, 셋째도 주민인 것이다.

끝으로 조언하자면, 연대도 에코아일랜드와 통영 동피랑 벽화마을을 성공시킨 주인공이 전남에 있다. 전남 가고싶은 섬 가꾸기 총괄단장 윤미숙씨가 바로 그 사람이다. 꼭 그녀의 조언을 들어보길 권한다.

 

섬 개발, 섬섬옥수로 조심조심 해야

외지인 만족 보단 마을만들기로 접근

윤미숙 전라남도 섬가꾸기 전문위원

   
마을 만들기는 농어촌에 대한 도시재생 사업이다. 낙후된 구도심과 농어촌에서 수천 건의 시도가 이루어졌거나 현재 진행형이다. 그러나 섬에서는 드물었다. 그동안 섬은 참으로 외롭고 서글펐다. 소도시나 농어촌에서 손쉽게 이루어지는 다양한 복지와 문화, 의료, 교육, 행정서비스의 사각지대였다. 정치인들은 표가 안돼서 관심이 없었고, 행정은 관리와 지도가 어려워서 그랬다. 그렇게 섬은 버려진 듯 잊혀 지면서 반대급부로 자연환경은 고스란히 보전되었다. 육지에서 오래전에 멸종되었거나 희귀종이 되어버린 동식물이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고, 지역의 고유한 문화가 훼손되지 않고 남아있다. 여행자의 취향에 맞춰 현대화 된 토속음식들도 원형질을 유지하고 있어 구매가치가 높다. 수천 개의 섬이 생김새가 모두 다르며, 지방마다 다른 특색을 보인다. 섬은 숲과 소하천, 갯벌과 조간대, 바다, 사람과 문화가 한 공간에 모인 미니 국가. 그리고 함부로 손 타지 않은 미개발된 보석이다.

이제 서서히 섬이 주목받고 있다. 섬은 주저앉음의 반대말이 되고 있다. 섬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은 반갑지만 개발 일변도의 시각은 경계대상이다. 어쩌면 지금 섬은 무섭다. 고요히 떨고 있는지도 모른다. 섬에 대한 개발은 크리스털 유리병 같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섬이 생긴 이래, 바람과 파도에 부대끼며 스스로 멸할 것은 멸하고 겨우 살아남아 고유한 생태계를 이룬 자연환경이 그러하고, 척박한 환경에서 가까스로 살아낸 주민들의 삶이 그렇다. 개발의 이름으로 사납게 다가서는 모든 행위는 문화적 침략에 가깝다. 섬을 하나의 대상으로만 여겨, 관광지로 개발하겠다는 육지적 시선을 거두어야 한다. 사실 섬은 간섭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 최상의 방법일지도 모른다. 개발계획을 세우기 전에 바뀌게 될 변화를 충분히 예측하고 분석하는 지속가능한 개발을 염두에 둔 접근이어야 한다. 외지인에게 땅과 개발권을 통째로 쥐어주는 행정 편의적 개발은 더더욱 곤란하다. 주민들이 섬의 주인이 아니라, 주변인으로 전락하기 쉽다. 주민의 입장에서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은 섬이 아니라, 집 나간 자식들도 돌아와서 같이 살고 싶은 섬으로 하나씩 보태고 가꾸어야 한다.

아쉽게도 공도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수산 경기가 좋은 몇몇 섬을 제외하고는 노인들만 사는 늙은 섬이 되고 말았다. 올해와 내년의 생존여부를 가늠하기 어려운 극노인들이 대부분이다. 어떤 섬은 십년 후면 인구가 10% 정도 남는 곳도 있다. 이대로 방치하는 것은 국가적 전략 부재이며 행정의 실패다. 가까운 나라 일본의 경우, 섬의 공도화 노령화를 막기 위해 20년 전부터 이도센터를 설립해 국가적 차원에서 젊은이들의 섬 이주를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성공한 사례도 많다. 전남형 섬 지원센터의 설립이 시급히 추진되어야 하는 이유다. 이미 인천광역시는 유인도가 60개에 불과한데도 그 첫발을 내딛고 있다. 무엇이든 한 발 늦는 것은 지방경쟁 시대에 좋은 습관이 아니다.

요즘 도시재생이 대유행이다. 사실상 대상지가 꼭 도시만은 아닌 광의적 의미다. 섬마을에 대한 도시재생, 지속가능한 마을 만들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오직 외지인의 만족을 위해 관광지로만 개발하겠다는 후진적 발상보다 마을만들기로 접근하는 것이 낫다. 여행자들의 수준을 너무 무시하지 말자. 섬 여행자들은 단체여행자보다 개별, 가족여행자들이 많다. 여행지를 찾는 사람들의 숫자로 승패를 접근하기 보다는 내용과 질을 우선해야 한다. 공정여행, 착한여행, 생태여행지 조성이 섬 개발의 목적이어야 지속가능하다. 낙월도를 그리스의 산토리니로 만들겠다는 것은 나가도 너무 나갔다. 수수한 시골처녀를 완전 성형해서 외국여자로 만들겠다는 것과 같다. 낙월도는 낙월도일 때 가장 아름답다. 모자란 것은 보태고, 아름다운 것은 극대화하고, 주민들이 살 맛 날 때 사람들은 저절로 찾아든다. 그 해법이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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