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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직업
박혜숙/ 시인
2018년 04월 16일 (월) 10:31:28 영광신문 press@ygnews.co.kr
   

2018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끝났다. 올림픽을 시작하기 전 누구도 성공적으로 올림픽이 치러질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대회를 치르기 전 걱정스러운 뉴스를 몇 번 접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러나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멋진 개막식에 놀랐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김연아 선수가 성화대에서 불을 붙이는 장면에서는 가슴이 뭉클했다. 거기에서 나아가 다양한 경기종목에서 메달을 거머쥐는 선수들을 볼 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희열이 느껴 꼈다. 모든 것이 성공적이고 아름답게 끝이 났다.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이 선수들 사이에서 단한건의 민원도 없었다고 말하며 자신도 이런 올림픽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개최국 국민이로서 자부심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고르지 못한 겨울 날씨로 인해 개막식 행사에 여러 어려움이 있을 거란 예상도 날씨가 도와주었다. 개막식 중 세계 각국선수들이 입장하는 시간 내내 K-POP음악에 맞춰 춤을 추던 자원봉사자들도 주목을 받았다. 쉼 없이 추는 춤에 온 세계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행사를 치르면서는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거나 천재지변도 만난다. 그러나 그런 사고 없이 마무리가 되었다. 하얀 눈 위를 달리는 세계인의 축제에 푹 빠져 지낸 시간들이었다.

그러나 모든 일엔 빛과 그림자가 있다. 앞서 말했던 대회를 치르기 전 드러났던 문제의 하나가 생각난다. 자원봉사자들의 작은 소동이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는 총 15000여명의 봉사자를 모집했다. 올림픽이 끝난 뒤 열리는 패럴림픽까지 합하면 총 24000명이다. 경기 시작 전 1600여명이 근무를 시작해서 평창 메인프레스센터, 강릉 미디어 빌리지, KTX 강릉역, 진부역 등에서 진행되고 경기장 내 관중 안내를 맡게 될 3000여명이 합류한다. 성화가 불타기 시작하는 10일에는 최대 15000여명이 예정되었다. 하지만 대회 전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이 시작되자마자 불만이 쏟아졌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페이스북에는 불편을 호소하는 자원봉사자들의 익명 글이 이어졌다. 대학생 A(·20)씨는 오후 자원봉사 출근 준비를 위해 정오쯤 화장실 샤워기를 틀었는데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았다거나 자원봉사자 B(24)씨는 숙소인 속초에서 근무지 알펜시아 리조트까지 왕복 3시간 거리여서 숙소 변경을 문의했지만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숙소 변경이 어렵다는 입장이여서 근무가 하루에 12시간이 넘는다는 B씨는 "열정을 갖고 지원한 자원봉사인데 근무 여건이 생각보다 힘들다. 올림픽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기운이 빠진다"는 고충을 실었다.

세계의 동계 스포츠 제전에 평창 자원봉사자는 '극한 직업'이 되었다. 올림픽 축제의 ''인 자원봉사자에 대한 열악한 대우, 근무 환경 문제가 대회 막을 올리기도 전부터 불거 졌다. '자원봉사자가 봉이냐'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등의 글 수백 개가 쏟아졌다. 이 외에도 인터넷에선 일부 자원봉사자에게 제공된 수준 이하의 식단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평창올림픽 자원봉사자들의 불만은 대회 개막 이후로도 꾸준히 제기됐다. 자원봉사자들 중 일부는 조직위가 셔틀버스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해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에 1시간가량 떨어야 했다며 '보이콧'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그 뒤로도 난방과 숙소, 식사 등 기본적인 요소들에서 푸대접을 받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계속 나왔다. 자원봉사를 하다 노로바이러스에 걸렸는데도 제대로 된 조치를 받지 못해 중도 포기한 경우도 있었다. 이에 후한 대접을 바라는 건 아니지만 봉사활동에 집중하기 어려울 만큼 푸대접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러다 보니 대회 시작 전 안 2000여 명이 활동을 포기했다. 무상으로 노동력을 제공하는 사람들은 줄을 섰으니 하려면 하고 말려면 말라는 식이라는 불만을 SNS에 토로했다. 실제로 평창올림픽 자원봉사 지원자는 면접과 교육을 걸쳤고 5:1이라는 경쟁률을 보였었다. IOC위원장이 선수들 사이에서 단한건의 민원도 없었다고 말과 너무도 대비되는 듯하다.

이 같은 논란의 원인은 뭘까? 그것은 주최 측의 준비 부족과 자원봉사자들의 인식 부족이다. 순수한 마음으로 나서는 자원봉사자도 많지만 자원봉사를 입시나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의 기회로 여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경우 대가를 바라지 않고 돕는다는 자원봉사의 원칙이 깨져 갈등의 불씨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우여곡절에도 헌신적으로 자원봉사를 한 봉사자가 훨씬 많다. 그래서 올림픽은 잘 마무리됐고 그 공로를 폐막식에서 치하하는 행사도 있었다. 그러나 마음속엔 중도 포기했다는 자원봉사들이 떠오른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지원했던 곳에서의 다친 마음이 잘 치유되기를 바래본다. 다시 돌아온 3, 새 학기를 맞는 학생들에게 나는 자원봉사교육을 간다. 나는 어떤 말을 해야 할까? 봉사는 언제든 극한직업이 될 수 있다 라고 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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