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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결과의 경기라면 진짜 마니아를 빼고 경기장 찾는 관중조차 많지 않을 것”
정호윤/ 재경영광군향우, 영광읍 남천리 출신
2018년 06월 11일 (월) 11:24:35 영광신문 press@ygnews.co.kr
   

-6.13 지방선거에 즈음하여-

6.13 지방선거가 딱 5일 남았다. 지역 일꾼을 선출하는 유권자 입장에서는 어는 후보의 공약이나 정책이 좋은지 궁금할 수 밖에 없다. 군수를 포함해 도의원, 군의원 등 지역 발전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는 일꾼 22명이 출사표를 던지고 지역민을 향해 호소중이다.

5일 앞으로 다가온 선거까지 변수가 생 길 수 있지만 참신한 새로운 인물, 좋은 정책 등은 기대하기가 힘들 것 같다.

스포츠 경기에 관객이 열광하는 데는 드라마틱한 요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월등한 실력을 갖춘 팀과 그렇지 않은 팀간의 대결에서도 의외의 변수가 있기 때문에 혹시나를 생각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팀을 응원하게 된다. 뻔한 결과의 경기라면 진짜 마니아를 빼고 경기장을 찾는 관중조차 많지 않을 것이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정치판 역시 마찬가지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의 압도적 지지로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으로 여겨지는 분위기가 4년 전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지방선거의 본선에서 흥행몰이가 지금으로선 기대난망이다.

관객이 없는 스포츠는 쇠퇴하기 마련이다.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깜짝 스타가 등장할 수는 있다. 스포츠 스타가 중요한 것은 그로 인해 해당 종목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일으킬 수 있어서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영미 신드롬으로 컬링 종목이 급부상했으나 국민적 관심을 계속 붙잡지 못한다면 언제든 잊힐 수 있다.

어디 중요치 않은 선거가 있으련만, 지방선거는 지역의 미래를 선택한다는 점에서 지역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극단적으로 국회의원 1명을 잘못 뽑더라도 잘하는 의원을 통해 상쇄시킬 수 있다. 그러나 도지사와 군수는 오롯이 지역을 책임지는 단 1명의 단체장이다. 지방선거를 유권자들이 외면한다면 관객 없는 스포츠가 쇠퇴하듯이 결과적으로 지역정치발전 또한 퇴행할 것이다.

물론, 영광에서 민주당의 거센 바람도 시대적·지역적 정서를 반영하는 것이기에 존중받아야 한다. 이 지역에서 일당 독주 체제의 폐해들을 익히 경험하지 않았느냐고 외장을 치더라도 그 바람이 쉬이 꺾일 것 같지도 않다. 그렇다고 영광의 유권자들이 이런 재미없는 정치판을 그저 구경만 할 수도 없지 않은가. 유권자는 단순한 관객이 아니다. 호루라기를 든 심판 기능도 갖고 있다. 민주당이 먼저 관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판을 깔아야 한다. 민주당 전남도당의 공천 진행과정은 도무지 흥행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어떻게든 조용히, 무탈하게 후보를 확정하는 데만 급급한 모양새다. 어떤 후보를 내더라도 본선 승리를 거머쥘 것이라는 자신감을 배경 삼아서다. 선거에서 승리를 우선시 하는 정당의 입장에서 기왕이면 소리 나지 않게 후보를 결정짓는 것이 당장의 지방선거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선거에서 승리도 좋지만 과정 또한 중요하다. 스포츠 경기에서 아름다운 패배가 승리보다 더 큰 감동을 주듯 말이다. 한낱 게임에 견줘 정치인의 사활이 다린 중차대한 선거를 너무 감상적으로 접근하는 것 아니냐고 나무랄 수 있다. 하지만 중차대하기 때문에 더욱 공정한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의 민주당 후보 선출 과정을 들여다보면 과연 유권자를 의식하는지 의구심이 든다. 외형상 유권자를 끌어들이고 있기는 하다. 후보 적합성 평가 때와 경선 때 일반 유권자 대상의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그러데 일반 유권자들이 후보에 대한 정보는 깜깜하다. 기성 정치인들이야 인지도와 과거 활동에 대한 평가자료라도 있지만, 신인들에 대해 무슨 수로 유권자들이 알겠는가. 후보의 정책을 들을 수 있는 자리 한 번 없이 공천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관객은 그저 객일 수밖에 없다. 좀 시끄럽더라도, 좀 소리 나더라도 제대로 된 후보 검증을 거칠 때 정치판이 재미지고, 바람직한 지역정책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지방선거의 흥행 실종에 더 큰 책임이 있는 곳은 야당이다. 전남지역 야당의 무기력증은 예비후보 등록상황을 보면 금세 드러난다. 절반이상 지역구 국회의원을 보유한 민주평화당의 경우 몇몇 선거구에서 경합이 이뤄지고 있기도 하지만, 단체장을 포함해 광역·기초의원 예비후보가 없는 곳이 수두룩하다. 바른미래당은 이보다 더 열악하며, 전국적으로 제2당인 자유한국당은 전남지역 예비후보 등록자가 단 1명도 없다. 정의당을 빼고 다른 야당의 도지사 예비후보가 없다는 점이 올 지방선거의 기상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특정 정당의 독주가 지역정치에 어떤 폐단을 가져왔는지 지난 몇 십년간 똑똑히 지켜봤다. 그 결과 지난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이 대거 당선되고, 직전 총선에서 새누리당 국회의원까지 탄생시켰다. 물론, 현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는 그 때의 상황과 분명 다르다.

그러나 지방선거는 바람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지역발전을 이끌 적임자를 내세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 역시 역대 지방선거가 보여줬다. 특정 정당의 바람에 휩쓸려 지역정치 발전을 다시 후퇴시키지 않게 할 책임이 야당에게 있는 셈이다. 영광 정치의 봄이 그리 쉽게 시드는 걸 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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