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시 보성시장․ 제주 서귀포시 서귀포향토오일시장

영광신문은 201710월부터 10회에 걸쳐 골목형시장 육성사업을 통해 상품개발과 진열, 주민참여 프로그램운영, 상거래기반구축, 핵점포 운영 등 시장활성화가 활발한 시장을 소개했다. 본지는 시장활성화에 이어 지역 관광자원과 연계한 전통시장 내 다양한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 살거리 등의 콘텐츠 개발로 시장경영혁신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골목형시장의 네 번째 테마인 협력 우수시장’ 4곳을 소개 한다. <편집자 주.>

 

남녀노소 입맛 사로잡은 17가지 다양한 맛의 순대

제주도민 사랑 듬뿍 받는 보성시장 순대

누군가는 이 누린내를 피해 고개를 돌리고 헛구역질을 할지 모르지만 누군가에게 이것은 소주 한 잔이 절실해지는 요리고 어느 습습한 날을 달래주는 위안이다. 어느 식객의 방문 이후 보성시장의 순대를 찾아 전국에서 순례자들이 모여들고 있다.

제주도 이도 1동에 자리 잡은 보성시장은 45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순대가 유명하다. 특히 이곳 시장 안에 있는 감초식당은 허영만 화백의 만화 식객에 소개됐고, KBS의 예능프로그램 12일에도 등장했을 정도로 유명세를 떨치는 식당이다. 그러나 보성시장은 모르는 사람은 그냥 지나칠 정도로 골목 안쪽에 있다. 그래서인지 이곳은 일반 고객보다 단골 고객이 더 많이 찾고 있다. 보성시장은 골목형시장 육성사업을 통해 시장의 명물인 순대를 더 많이 알려 찾아오는 고객을 늘리고 더불어 시장 전체의 매출상승을 꾀하고자 했다.

시장 내·외부의 화합이 축제의 성공 포인트

보성시장은 순대를 주로 파는 내부시장과 다른 품목을 파는 외부시장이 단절되어 있었다. 사업 전에 오래 묵었던 감정을 털어내는 것이 필요했다. 상인들 일부가 적극적으로 나섰다. 상인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사업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이러한 합의과정을 통해 다져진 상인들 간 화합은 축제, 전시관 등의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520일부터 22일까지 보성시장은 인생순대, 청춘순대라는 이름의 축제를 개최했다. 인근 주민들과 제주도민은 물론 소식을 듣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찾아온 관광객까지 3천여 명의 구경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순대를 이용한 특화 메뉴인 순대 스테이크, 보성삼합, 백순대 볶음 등을 선보였고 이외에도 방문객을 위한 다양한 볼거리와 행사를 마련했다. 찾아온 사람들은 마술공연, 민요공연, 난타공연 등을 보며 잠시 삶의 짐을 벗어놓고 마음 편히 여유를 즐기며 축제에 참가했다.

특히 제주도에서 인지도를 쌓은 젊은 음악인으로 구성한 로컬밴드 남기다밴드는 열정적인 공연을 보여줬다. 제주도의 특색과 애향심 모두가 담긴 축제였다. 또한 의리정의의 상징인 영화배우 김보성 씨가 자신의 이름과 똑같은 보성시장을 위해 홍보대사로 나섰고 축제 첫날 사인회를 개최해 방문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함께 이루어낸 결실로 시장에서 미래를 보다

시장의 특화상품인 순대를 위한 순대홍보전시관은 방문객들에게 보성시장의 다양한 맛의 순대를 알리기 위해 설립됐다. 보성시장 내에 위치한 17개의 점포는 그 주인장의 손맛에 따라 맛이 각각 다르다. 보성시장은 고객들이 객관적인 지표를 보고 고를 수 있도록 안내판을 설치했다. 순대홍보전시관 내의 저온건조시설은 위생적인 건조에 애를 먹던 순대식당들의 어려움을 개선하고 있다.

이번 사업을 통해 보성시장은 시장의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얻었다. 보성시장은 입지 조건상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곳이다. 제주공항에서 대중교통을 통해 10분에서 15분이면 닿을 수 있다. 또 인근에 제주시청과 번화가가 있어 홍보만 잘 되면 많은 사람들이 방문할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성과는 협력의 힘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상인들이 힘을 모아 함께 이룬 결실은 보성시장의 인지도와 매출액을 상승시켰다. 함께 이루었다는 경험이 앞으로 보성시장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것이다. 공동운명체로 함께 나아간다는 점은, 소통과 상생의 미래로 나아갈 우리 모두에게도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보성시장 상인회장은 함께 뭔가를 해본다는 것이 사실 이번이 처음이었다면서 솔직히 상인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쉽게 믿지 못했다. 그런데 우리가 함께 했을 때 얻는 것들이 눈에 보였다. 앞으로도 우리는 더 많은 일을 함께 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특화성공 Point

제주 보성시장의 명물인 순대를 널리 알리기 위한 축제 인생순대, 청춘순대를 통해 보성시장의 순대를 널리 알리는 한편 순대홍보전시관을 만들어 판매 상인들과 고객들을 위한 편의시설로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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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문화로 길을 열어 안내하는 곳

제주의 향취를 느낄 수 있는 5일장

서귀포향토오일시장 한 구석에는 쉽게 찾을 수 없는 보물창고가 하나 있다. 주말만 되면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불빛과 맛이 좋은 냄새가 조그만 구멍 안쪽에서 흘러나온다. 혹시 궁금하다면 트멍(제주 방언: 구멍, 길을 열다)으로 혼저옵서예.

제주 서귀포향토오일시장은 부지만 약 11,000에 이르는 큰 시장이다. 1천여 대의 차량을 한꺼번에 주차할 수 있는 넓은 주차장과 5일장이 열리면 모이는 550여 명의 상인들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가 큰 시장이며 장날이 유명하다. 장이 서는 날이면 안과 밖은 사람과 차량으로 꽉 찰 정도로 북적이고 활기찬 시장이다. 하지만 장이 서지 않는 날이면 이 넓은 부지와 주차장은 텅 비어버리게 된다. 때문에 서귀포시청과 시장시설을 위탁관리하고 있는 상인회는 오래전부터 서귀포향토오일시장을 활기찬 시장으로 변화시킬 방안을 모색해왔다.

향토성과 트렌드의 앙상블

인근에 위치한 상설시장인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은 꽁치김밥과 오메기떡 등 제주도 특산품으로 많은 고객을 유치하고 있었다. 하지만 서귀포향토오일시장에서 5일장이 서면 매일올레시장이 한산해질 정도로 이곳 5일장은 지역 주민과 서귀포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있다. 그러나 서귀포향토오일시장이 계속 발전하기 위해서는 5일장 외에 시장을 널리 알릴만한 아이템이 필요했다. 서귀포향토오일시장의 주말장터인 트멍장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트멍은 제주도 방언으로 구멍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트멍장터는 향토적이고 토속적인 냄새를 물씬 풍겼고, 실제로 예전에 썼던 맷돌을 이용해 징검다리를 만드는 등 토속적인 아이템들을 개발했다. 장터에서 파는 먹거리를 결정할 때도 향토와 토속을 버리지 않았다. 젊은 관광객의 입맛을 고려하라는 전문가의 이야기도 있었지만 제주도가 가지고 있는 특색만은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결국 서귀포향토오일시장은 제주도만이 갖는 식재료를 활용한 조리법을 개발했다. 제주도 흑돼지를 이용한 꼬치구이, 제주도에서 잡은 쫄깃쫄깃한 통구이 옥돔, 제주감귤을 활용한 디저트와 빵 등 제주도의 향토색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때문에 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예스러운 향취를 더한 제주도의 특색 있는 먹거리를 맛볼 수 있게 되었다. 또 젊은 상인들이 함께하는 프리마켓도 운영하여 향토성과 젊은 감각이 어우러진 새로운 전통시장의 모습을 만들어가고 있다.

트멍장터 성공으로 인한 변화

골목형시장 육성사업으로 시행한 트멍장터가 가져다준 효과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매출이나 관광객의 증가만은 아니었다. 시장 내 상인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결속력도 큰 성과였다. 서귀포향토오일시장의 명물인 풍년식당은 장날에만 장사를 해왔다. 하지만 트멍장터의 성공 이후, 매일 문을 열어 시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맛좋은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또 새로 개발한 보말칼국수와 흑돼지 두루치기를 팔아 시장에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제주의 향취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풍년식당 옆의 일번가 식당도 상설개시를 시작했고 서귀포향토오일시장은 활기가 넘치고 있다.

상인들의 마음도 한결 따뜻해졌다. 서귀포 인근에 사는 백혈병에 걸린 4살짜리 꼬마아이의 사연을 접한 상인회는 아이를 돕기 위해 트멍장터에서 만든 티켓을 팔아 모은 수익금 1천여만 원을 아이에게 전달하였다. 트멍의 또 다른 뜻, ‘길을 연다는 의미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시장의 발전적인 미래와 이 사회에 진정 필요한 도리를 여는 계기가 된 듯하다.

서귀포향토오일시장 상인회장은 이번 사업은 사실 집안 잔치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즐거워야 방문객도 즐겁다. 상인교육도 그렇다. 형식적인 교육이나 할 거라면 차라리 함께 모여 대화나 나누자고 했다. 소통이야말로 가장 큰 교육이고 귀중한 회의 아니겠냐?”고 말했다.

특화성공 Point

향토적인 콘셉트를 강조한 주말장터인 트멍장터를 열어 5일장이 서지 않는 날에도 고객을 유치해 시장의 활성화를 꾀하였다. 이번 사업을 계기로 그간 결속력이 약했던 상인들 간의 결속력과 책임의식이 강화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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