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과 보건소를 순회하며 마을 어르신들에게 웃음을 전달하는 인기 만점 웃음치료사가 알고 보니 수학강사 출신이다. 그 사연을 들어봤다.

 

 

친구 결혼식 사회자 계기 웃음치료 매력에 빠져

어르신들에겐 아이돌(?) 수준의 인기, 봉사하는 마음 훈훈

어르신 10명 중 1명은 치매라고 한다. 치매환자 수가 갈수록 늘면서 예방과 치료에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영광군에도 치매안심센터가 문을 열면서 다양한 치매예방 프로그램이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치매안심센터에서 활약하는 강사 중 유독 이력이 특이한 강사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바로 영광에서 수학전문 개인교습소를 운영하고 있는 정경태 강사(42), 그는 자기개발을 위해 웃음치료 공부에 뛰어들었다. 지금은 영광뿐만 아니라 광주·전남의 각 지역을 돌며 어르신들을 위한 치매예방 강연을 한다. 학교와 단체를 찾아가 웃음을 바탕으로 한 펀리더십·조직 활성화를 위한 강의도 주도한다.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게 본업인 수학 강사가 마을 할머니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웃음치료사가 된 것은 약 10년 전 친구의 결혼식이 계기가 되었다.

친구 결혼식에서 사회를 너무나 맛깔나게 본 덕인지 이벤트 업체 관계자의 눈에 쏙 들어 각종 이벤트 사회자로 활약할 기회를 얻었다. 그 후로 10년간 수학 강사와 이벤트 사회자를 겸하면서 뒤늦게 깨우친 재능을 꽃피우게 된 것. 그러나 어느 순간 이벤트 행사에 한계를 느끼던 정씨는 타고난 재능(?)을 좀 더 넓은 방향으로 활용하기 위해 작년 6월부터 웃음치료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벤트 사회자로 나선 횟수가 무려 500, 그 경험을 살려 영광 보건소와 함께 마을 경로당을 다니며 웃음과 행복을 전파한다. 어찌나 할머니, 할아버지 마음에 쏙 들게 강연을 펼치는지, 좀 더 놀다 가라고 바짓가랑이를 붙드는 건 예사다. 심지어 딸을 소개해 주겠다며 나서는 어르신들을 말리느라 진땀이라고 한다.

관련 강사들이 대부분 여성인지라 정경태 강사가 떴다 하면 할머니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아서 인기 아이돌 못지않다. 10년 이벤트 경력 덕을 톡톡히 본 셈.

오전엔 웃음치료사, 오후엔 수학강사, 주말엔 이벤트 사회자로 일하는 정씨는 바쁠 때는 오전에만 행사 3개를 뛴다. 오후엔 학생들에게 밤 10시까지 수학을 가르친다.

학생들의 학업 분위기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지만, 한 번씩 학생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지며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를 해소해주기 때문에 수학 성적에도 확실히 긍정적이란 평가다. 학생들 사이에선 어려운 수학 공부를 재미있게 가르쳐주기로 유명하다.

정씨는 어르신들이 암보다 치매를 더 두려워하시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전한다. 사랑하는 자식들 얼굴과 소중한 기억을 잃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르신들의 치매예방에 좋은 웃음치료에 봉사의 마음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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