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길수/ 영광농협 조합장

지난해는 우리 농업인들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한해가 아니였나 생각된다. 세 번의 태풍으로 인한 수확량 감소, 각종 농산물 가격의 폭락 등 온갖 악조건 속에서도 쌀 한톨이라도 더 거두기 위해 밤낮없이 수고해 주신 농업인에 여러분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이제 지난해의 어려움을 뒤로하고 희망찬 경자년 새해가 밝았다. 영광군 농업인 가족과 우리 군민 모든 분께서 지난해 어려웠던 몫까지 모두 보상 받는 한해가 되시고 건강과 행운이 늘 함께 하시길 간절히 기원 드린다.

영광군 농협 통합RPC가 지난해 505억원의 쌀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전남관내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고, 전국 RPC중에서도 2~3위권 실적이다.

2019년 전국농협 RPC 총판매 목표 8,000억원 중. 505억은 전국 판매량의 6.4%를 판매한 수치이며, 505억을 20kg쌀 평균가격으로 환산할 경우 120만 포대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평일 하루 5,000포씩을 매일 공급해야 달성할 수 있는 금액이다.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농업인이 생산 출하한 조곡 전량 판매를 위해 전국 방방 곳곳을 누비신 RPC대표이사를 비롯한 직원여러분과 행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군수님을 비롯한 의원님들, TV홈쇼핑 쌀 판매에 협조해주신 한수원 관계자분들께 이 자리를 통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고생했다고 서로를 격려하고 즐거워해야 할 시점에 기쁨보다는 염려가 앞서는 이유가 무엇일까?

영광 RPC가 가야할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고 험하기 때문이다.

농가 출하 희망량 전량수매, 제값을 받는 전량판매, 브랜드쌀 생산비 보장수매, 이 세가지 모두를 충족할 때 비로소 제 역할을 다한다는 평을 들을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영광RPC는 앞서 열거한 세가지중 전량수매 한 가지는 겨우 근접한 상황이다.

잘 아시다시피 수확기 쌀값이 내려가는 요인은 쌀재고가(수입쌀, 국내산)남아 돌기 때문이다. 9월 이후부터 당년도 벼 수매를 대비하여 각 RPC들이 남은 재고를 처분하다보니 당연히 쌀값은 하락되고 그 후유증이 결국 쌀값 상승을 가로막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 지금 우리 농업에 현실이다.

국민 1인당 쌀소비량이 135kg을 정점으로, 이제 60kg 미만으로 소비형태가 바뀌는 시점에서 전국에 있는 농협들은 쌀 등 농산물 판매 자체가 전쟁을 치른다고 표현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농업인 입장에서는 각종 농산물 생산비는 증가하는데 농산물 값은 제자리 걸음 내지는 폭락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생산량이라도 늘려야 하는 절박한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그나마 쌀값 하락시 버팀목 역할을 했던 변동형 직불제가 폐지 되고 양곡관리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일명 쌀 자동 시장격리제라고 명명하고 있다. 쌀 자동 시장격리제는 현재 국회 본회의에 상정 되어 있으며 주요내용은

첫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기획재정부장관, 생산자 단체 등 협의

둘째, 매년 1015일전까지 쌀시장 격리대책 발표,

셋째 쌀공급 과잉시 정부가 선재적 매입한다는 내용이다.

과연 이처럼 상징적인 내용만으로 쌀값의 안정을 꾀할 수 있을지 필자는 심히 우려가 된다.

이제 우리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

첫째 미질 좋은 쌀 생산을 위한 종자보급과 전 농가가 적극 참여하는 일

둘째 등급별, 품종별 수매 정착으로 미질 균일화를 꾀 하는일

셋째 대표 브랜드 개발을 통한 고가판매로 생산비 보장, 제값 받는 판매 확대넷째 영광농산물 공급확대를 위한 거점센터 조기 구축과 끊임없는 홍보를 통한 비대면 판매를 확대하는 길만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어려운 현실을 극복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농업인, 농협, 행정이 힘을 합하여 위기의 농산물 판로대책을 수립하지 않을 경우 전년도 RPC 판매실적은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고 한번 떠나간 고객은 다시 우리지역 농산물 재 구매는 하지 않을 것이다.

공든 탑도 개미구멍으로 무너진다는 속담이 있다. 정성과 힘을 다하지 않으면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경고성 속담이다.

우리 모두 내것만이 아닌 영광농산물에 대한 관심을 갖을 때 우리 농산물은 대접받고, 덩달아 제값으로 인해 농가소득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 영광지역 경제가 활성화 될 것으로 확신한다.

우리농협은 그날까지 농협으로써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최선을 다하면서 농업인과 군민과 함께 할 것이다.

경자년 흰쥐띠의 해를 맞아 다시 한번 새해 건강과 행운을 기원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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