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성인의 제자들(예수⑤-나다나엘과 도마) 

예수의 여섯 번째 제자는 나다나엘(‘하나님의 선물’이란 뜻)이라 불린 바돌로메다. 그에게 예수를 전한 사람은 그의 친구 빌립이다. 마침 무화과나무 밑에서 묵상 중이던 바돌로메에게, 빌립은 “나는 성경에 예언되어 있는 예수를 만났는데, 그 분은 나사렛 출신이시다.”라고 말하였다.

이에 대해, 나다나엘은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나올 수 있겠는가?”라고 의심쩍어하였다. 그러나 예수로부터 ‘진실한 이스라엘 사람’으로 칭찬을 받은 후, “당신은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이스라엘의 왕이십니다.”라는 고백을 한다. 이때부터 나다나엘은 예수가 임명한 열두 제자, 즉 기독교의 사도 가운데 한 사람이 되었다. 그 후, 나다나엘은 갈릴리 바다에서 다른 제자들과 함께 부활한 예수를 만났다.

나다나엘은 예수가 승천한 후, 소아시아 지방을 거쳐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터키, 이란과 국경을 접한 나라)로 가서 선교활동을 전개하였다. 그러던 중, 아스티아제스라는 왕에 의하여 산 채로 칼에 의해 온몸의 살가죽이 벗겨진 다음, 십자가에 못 박혀 머리가 베어지는 형을 당하였다. 그의 시신은 알바노 시(로마의 교외지역)에 매장되었다가 메소포타미아의 다라 지방, 리파리 섬(시칠리아 섬으로부터 44km 북쪽), 베네벤토(나폴리 북쪽 50㎞ 지점), 로마를 거쳐 오늘날에는 티베르 강 가운데에 건축된 성 바돌로메 성당에 보관되어 있다. 그의 상징물은 칼과 벗겨진 살가죽이며, 치즈 상인, 미장공, 석고 세공인의 수호성인이다.

일곱 번째 제자는 도마이다. 헬라 식 이름으로 ‘디두모’라고도 불리는 도마(‘쌍둥이’라는 뜻)는 예수의 열두 제자 가운데, 가장 의심이 많았던 제자로 알려져 있다. 도마가 예수님을 만나 제자로 부르심을 받게 된 과정은 성경에 나와 있지 않다. 그러나 다른 제자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 역시 하나님을 경외하며 메시아(구세주)의 출현을 간절히 기다리던 중 예수님의 제자로 선택받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갈릴리 출신의 어부였던 도마는 열정적이면서도 이성적인 사람이었다. 예수를 뜨겁게 사랑한 그는 예수가 병든 나사로를 방문하려고 할 때, 다른 모든 제자들의 반대에 맞서 “주와 함께 죽으러 가자!”고 선언할 만큼 담대하고 의리가 있는 사람이었다. 당시 유대 땅에서는 스스로 ‘하나님의 아들’이라 주장하는 예수를 죽일 음모를 꾸미고 있었던 까닭에, 그 땅으로 간다는 것은 목숨을 내놓는 행위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그의 비장한 결심은 어디까지나 인간적인 생각의 테두리 안에 머물러 있었다. 죽음으로 사명을 완성해야 하는 스승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그는 겟세마네 동산에서 스승을 버리고 도망치는 모습을 드러내 보이고 말았다. 그 후 슬픔에 잠겨있던 도마는 주께서 부활하였다는 동료들의 말을 믿지 못하는, 불신앙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지 않고 손으로 만져보지 않고 믿는다는 것은 도마에게 불가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부활한 예수를 만나는 순간, 그는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라고 고백하며, 최고의 기쁨과 감사를 표현한다. 오순절 사건 때, 성령 충만함을 받은 도마는 인도에서 선교활동을 펼치다가 순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심 많은 도마’였지만, 참된 믿음에서 우러나오는 용기로 자신의 사명을 잘 감당하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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