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윤/ 재경향우(영광읍 남천리)

코로나19 사태가 ‘2020 도쿄올림픽까지 삼켰다. 스포츠계까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있는 요즘. 아마에서 프로까지 경기가 올 스톱되고 운동장이나 각종 체육시설이 휴관에 들어간 상태다. 다중이 모여 격한 운동을 하다 보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천안서 줌바댄스 학원 강사 모임 후 천안·아산·세종지역 확진자가 급격히 늘었다. 실내공간서 접촉하다 보니 비말에 의한 감염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렇다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운동하기도 어려운 노릇이다.

스포츠 산업 전반이 코로나 여파로 위기다. 국내 4대 프로 스포츠로 꼽히는 야구·축구·농구·배구 경기가 중단되거나 개막이 잠정 연기됐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코로나19 피해조사'에 따르면 스포츠 산업 2월 평균 매출은 지난해보다 35.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스포츠 서비스업 67.6%, 스포츠 여행업은 92.7%나 매출이 급감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지역 경기도 좋을 리 만무하다. 관련 피해업체를 위한 경영자금 등 지원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영광군과 영광군체육회는 421일부터 나흘간 영광에서 열릴 예정이던 전라남도체육대회를 잠정 연기했다.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을 막기 위한 당연한 조치라 할 만하다. 대형 체육행사가 열리면 선수들이 특정 공간에 집결하게 되고 보균자가 있을 경우 집단감염으로 번지기 십상이다. 체육축제가 연기돼 다소 아쉽지만 군민 보건안전 차원에서 다행스러운 결정이다. 올해 벽두부터 계속된 코로나 파동으로 선수들 또한 연습부족으로 기량이 저하 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라남도체육대회는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본 뒤 협의를 거쳐 대회 일정을 다시 잡을 계획이라고 한다. 전남도교육청도 도내 일원에서 열릴 예정이던 전남소년체전을 잠정 연기한 바 있다. 지금과 같이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는 상황에선 무엇보다 방역과 군민 안전이 우선이다.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진입한다면 그때 개최해도 나쁘지 않다.

산업기반이 취약한 영광군 등 상당수 기초 지자체의 경우 스포츠대회나 행사를 통한 관광객 유치가 지역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지역 경제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영광 경제를 지탱하는 스포츠 마케팅이 코로나19로 올 스톱됐다. 지역에서 개최되는 스포츠대회의 경우 3월부터 본격 시작해 11월까지 매달 줄지어 펼쳐진다. 올해는 축구와 배구, 유도, 당구, 태권도 등 종목별 스포츠대회가 열릴 계획이다. 한해 평균 스포츠대회 15개와 전지훈련 선수단 100개 팀을 유치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스포츠대회는 물론 전지훈련단 유치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달 열릴 예정이었던 전국남녀중고농구대회는 6월 초순으로 연기됐다. 또한 전국당구선수권대회와 전국대학태권도개인선수권 등도 현재로서는 코로나19로 인해 개최 여부도 불투명한 실정이다. 5월 스포츠대회까지 연기되면 하반기에 스포츠대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정 차질은 불가피하다.

군은 현재 예정된 스포츠대회를 취소하지 않고 잠정 연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영광군은 연간 스포츠대회와 전지훈련단 유치를 통해 한해 200억원 가량의 경제파급효과를 거두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침체된 지역경제가 스포츠대회 연기 등으로 더욱 얼어붙고 있다.

코로나19로 많은 업종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영광군은 스포츠마케팅으로 먹고 사는 동네로 타격이 심각하다. 숙박업소 뿐 아니라 식당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실례로 영광읍에서 수십 년 동안 숙박업에 종사하는 한 업주는 코로나19로 인해 개장 이후 첫 손실을 봤다고 토로를 했다. 해당 업주는 태권도와 농구대회 등 전국대회 기준으로 연 매출이 우리 가게로 보면 30% 이상 되는 것 같다. 30%를 연 매출로 보면 영광군의 바닥을 치고 있는 경기를 봤을 때 너무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 대부분은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했다. 코로나19가 산업지형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그러나 스포츠마케팅의 선두권에 있는 영광군까지는 앗아가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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