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주 영광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영광신문 편집위원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정치

읍참마속은 위, , 오 삼국이 천하를 놓고 다투던 중국의 한나라 말, 1차 북벌을 나갔던 제갈명이 명령을 어겨 패전한 부하장수 마속의 목을 베면서 눈물을 흘렸다는 고사에서 유래했다.

4,15총선이 끝나자마자 더불어시민당은 자당의 양정숙 당선자에 대해 부동산실명제법 위반과 산증식과정의 의혹 등을 들어 제명과 함께 검찰에 고발을 하면서 읍참마속의 심정이라고 했다.

부실한 공천심사에서 비롯된 사건을 두고 읍참마속이란 고사가 격에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어떻든 자신들의 수족을 잘라내야 하는 아픔을 애둘러 표현했을 것이라는 데에는 동의를 한다.

그러나 민주당은 양정숙의원의 경우와는 다르게 윤미향의원과 정의연 관련 의혹들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개헌만 빼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국회 180석 거대여당의 위세에 눌렸음인지 읍참마속을 외치던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작은 목소리마저도 지금은 사라져버린 상태다.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두르킹 사건을 필두로 조국 전 법무장관 사건과 울산시장선거개입사건, 유재수 감찰무마사건, 신라젠라임펀드사건 등등 정권 내 핵심인사들이 관련된 굵직한 사건들이 불거질 때마다 민주당에서는 하나같이 가짜뉴스라며 부인하거나 항변을 해 오고 있다.

읍참마속의 고사가 현재까지도 전해지며 후세사람들이 잘못된 일을 바로잡으려 할 때 끌어다 쓰는 단죄어가 되었듯 역사는 결코 그런 일들을 잊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일이다.

민주화를 주도하며 촛불혁명을 이끌어냈던 이 나라의 진보가 언제부터 뻔뻔함과 후안무치의 대명사로 변해버렸느냐는 어느 원로 정치인의 푸념이 뼈아프게 다가온다.

최악의 실업률과 경제낙관론

코로나의 영향이 크다고 하겠지만 지금 우리 경제가 벼랑 끝에 서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통계청은 지난달 5월 기준 우리나라의 실업자 수가 1278천명으로 역대 최고치라 발표했다.

이마저도 3000억원이라는 거액의 고용부양자금을 투입한 결과라는 게 언론의 지적이다.

정책에 대한 판단착오인지 아니면 불리한 상황을 덮어보고자 애써 외면하려는 것인지는 속단할 수 없지만 공무원들의 현실과 동떨어진 안이한 사고만큼은 되짚어 보아야할 대목이다.

사상최대치의 실업률을 발표하던 지난 10, 기획재정부차관은 실업률 상승은 일자리를 구하려는 의지와 여건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의미.”라며 다소 생뚱 맞은 경제논리를 폈다.

2년 전 청와대 일자리비서관 역시 “5월에 비가 많이 내렸던 탓이다.”며 실업률 증가를 날씨 탓으로 돌리기도 했으며 지난 해 4월 실업률이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을 때에도 문대통령은 통계와 현장의 온도차가 있을 수 있지만 총체적으로 본다면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물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는 경제낙관론을 펴기도 했다.

마땅히 갈 곳도 일할 곳도 없이 방안에 틀어박혀있는 젊은이들을 일본에서는 히키코모리라 한다.

은둔형 외톨이라는 이 말은 1991년부터 2011년까지 잃어버린 20년이라고 불리는 일본의 극심한 경제불황기에 오갈데가 없어 방안에 틀어박혀 있던 일본의 젊은이들을 일컫는 말이었다.

당시 일본정부는 경제지표가 바닥을 치는데도 전망치를 부풀려 공표하고 경제가 곧 좋아질 수 있다는 잘못된 판단으로 돈을 마구 푸는 단기부양책을 지속하다가 결국 20년 경제불황의 늪에 빠져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사상최악의 청년실업률을 보면서 우리정부의 경제 낙관론과 단기성 경제부양자금살포에 대해 테클을 걸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자칫 섣부른 판단과 미숙한 대처로 경제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우리의 젊은이들이 히키코모리가 되어가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기우(杞憂)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북한의 막말폭언

북한은 연일 국가 체제를 총동원하여 우리정부에 대해 막말폭언을 이어가고 있다.

문재인대통령의 방북당시 우리 경제인들이 목구멍으로 냉면이 넘어가느냐며 양아치 취급을 당했던 그 옥류관의 주방장까지 내세워 국수를 처먹을 때는 요사를 떨더니...”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막말을 퍼부어댔다.

남북직통전화마저 일방적으로 폐쇄해 버린 북한정권은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고 다음번 대적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고 한다."는 협박을 하더니 지난 16일에는 남북화해의 마지막 보루였던 남북연락사무소마저 폭파하는 폭거를 자행했다.

온갖 비난과 혹평을 감수하면서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왔던 문재인 대통령으로써는 그 충격과 정치적 파장이 더욱 더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통령의 임기 중 가장 잘한 일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는 말이 무색하리만큼 지금 대북관계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는 느낌이다.

청와대에서는 모처럼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는데 군사행동까지 거론하고 있는 북한의 태도와 맞물리면서 분위기가 심상찮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정치와 경제 그리고 북한의 위협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는 불안하기만 하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