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섭 영광군체육회장

코로나19 사태로 제59회 전남체전 준비가 기로에 서있다. 현장에 있는 체육관계자들이 현명한 판단을 할 것으로 기대를 하겠다.

지금 전국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스포츠계는 셧다운 상태다.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는 프로스포츠와 국내 스포츠 모두 중단됐다. 심지어 오는 7월 도쿄올림픽 마저도 연기됐으니 패닉상태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스포츠는 선수와 지도자가 주체적 역할을 하는 것이라 깊게 인식돼 있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서 무관중 경기를 치러 본 지도자, 선수들은 팬들이 없는 경기가 얼마나 무의미한지를 뼈아프게 느끼고 있다. 열광하는 팬이 없는 경기는 '앙꼬 없는 찐빵'이란 옛말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일각에선 건강이 삶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중요 요소라 운동을 생활화하는 인구가 늘어나는 시대다. 그러다 보니 전문스포츠 선수, 지도자의 몸값이 천정부지였던 그들만의 세계가 점차 무너지고 있는 현상을 본다. 이제는 스타지도자, 선수들이 국민에게 어떤 모습으로 추앙받아야 하는지를 생각하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선진국형 스포츠 문화는 폭넓은 생활체육 저변을 통해 전문체육이 육성되는 것이라 한다. 우리의 스포츠 문화도 전반적으로 이런 구조로 발전하라고 강권하는 시대적 흐름이다. 운동만 하던 전문선수들도 이제는 정상적 사회인의 자질을 갖추면서 운동의 탤런트를 존중받으라고 요구하는 시대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학생의 스포츠클럽 참여로 학내 스포츠 문화를 붐업화 하고 있고 전문 운동부는 학습권을 보장하면서 훈련하는 병합적 육성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 스포츠계도 과거 군림하는 형태의 관행을 과감하게 탈바꿈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처지는 자신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전국의 체육회도 혁신적 변화 요구에 시련을 겪고 있다. 가만히 앉아 지자체 보조금으로 운영하며 군림하던 시대에서 민선 회장 시대로 자립 갱생하란 요구를 받고 있다. 어찌할 것인가를 깊이 성찰해 볼 때다. 모두가 민선 시대에는 지자체로부터 예산, 시설에 대한 보조금 지원이 원활치 못할 것이란 우려가 깊은 건 사실이다. 흔히 '위기는 기회'라 말을 한다. 위기라 느끼고 한숨을 쉬는 것보다 어떻게 기회로 삼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긍정적 사고를 가져봐야 한다. 겸직금지법이 발효됐을 때 모두 지방체육회 법정 법인화를 국회에 강하게 요청했다. 초기에는 정부, 대한체육회, 국회 모두 미온적 태도였으나 국민을 위한 스포츠 문화·복지 영역의 중요성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판단으로 법정 법인화를 용인하는 것 같다.

영광군체육회도 이젠 관행적·폐쇄적 업무 행태에서 군민에게 다가가는 열린 행정시스템으로 과단성 있게 혁파해야만 존립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민선 시대가 단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장점도 있다는 것을 깨닫고 과단성 있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 바로 지금이 시대변화에 대처하는 적기가 아닐까 싶다. 영광군민이 외면하지 않도록 '군민 속에서, 군민과 함께, 군민을 위한' 영광군체육회가 정립되도록 미래 정체성을 구축할 때인 것이다.

그동안 우리 국가 체육은 대회에만 몰입돼 있지 않았는가. 물론 전국대회, 국제대회 프로스포츠는 그 규모가 크고 국민적 관심도도 높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재난 상황에서는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 국난 속에서 할 일이 무엇인가를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전문체육이 중지됐다면 국민 속에서 국민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재난을 잡는 시일이 길어질수록 사회적 거리 유지, 타의적 자가격리로 상실감, 우울증, 소외감 등 정신적 혼란이 커지고 있는 시점이다. 전문체육은 중단됐지만 생활체육이 지속돼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군민에게 다가가 군민의 정신과 육체를 위로하고 용기를 주는 면역력 증강 자가 스포츠 프로그램을 만들어 전파하는 일에 진력해야 하지 않을까. 지역마다 야외 산책로에 희망 섞인 문구와 함께 운동량 정보를 담은 팻말을 설치하거나 창의적인 운동 프로그램을 보급해 조금이나마 삶의 활력소를 찾는 스포츠 복지 사업에 매진해야 한다. 이런 일들이 코로나19 사태에서 체육회가 해야 하는 일이 아닌가 싶다.

스포츠는 이제 대회만 치르는 단순기능에서 벗어나 여러 분야와 함께 하는 융합적 기능을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다양한 모습으로 군민이 사랑하고 군민과 함께 가는 영광군체육회로 변모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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