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길수/ 영광농협 조합장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영화제로 꼽히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시아 최초 감독상을 수상한다. 바로 봉준호 감독의기생충이란 영화이다. 봉준호 감독이 2013년 제작한 설국열차는 국내에서 누적 관객수 935만명의 이상의 흥행을 기록한 영화이며 영화속에서는 기후변화 및 지구온난화를 다룬다.

설국열차는 2031, 기상이변으로 인류에게 닥칠 새로운 빙하기 시대를 다루고 있으며, 지 구온난화 문제를 방치하거나 섣불리 대응했을 경우 초래할 미래에 대해 경고를 하고 있다.

이처럼 인류가 스스로 자연을 훼손하고 파괴한 결과 지구 온난화로 인한 각종재해가 해를 거듭할수록 많이 발생하고 있다. 작년에도 연이은 세 번의 태풍으로 각종농산물에 대한 피해가 막심했고 특히 벼는 많은 피해가 있었지만 다행히 벼 보험으로 많은 농가들이 상당부분 피해를 보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금년은 그렇지 못할 것 같다. 연이은 재해발생으로 보험금 지급이 늘어나면서 보험금 지급재원을 확보하지 못한 정부부처가 사고 보험금이 지급된 농가들의 평균수확량을 줄여 사고 보험금 지급액을 낮추는 꼼수를 쓰고 있다.

전년도에 동일한 면적에 동일한 조건, 동일한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산술적으로 7~10%의 사고 보험금이 줄어들게 되어 있어 여러 경로를 통해서 개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내 년도에 예산을 확보하여 개선하겠다는 대답뿐이다. 몇 달 후 혹여 발생할 재해 피해농가를 볼 면목이 없다.

그렇다면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이 농가에게 득일까 실일까? 큰 틀에서 결과부터 말씀드리면 지속적인 농업경영을 뒷받침 하기 위해 많은 도움이 되고 반드시 지속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첫째 농작물 재해보험은 2001년 사과·배를 시작으로 지금은 67개 품목으로 확대해 가는 과정에서 작물별 재해보험 사고 측정방식이 일부품목에서 현실성이 떨어지는 잘못된 규정을 적용하는 점. 둘째 이상기후로 해를 거듭할수록 재해사고는 늘어가고 있으나 정부의 예산 확보가 사고보험금 지급 증가액에 미치지 못함에 따른 적자증가로 사고 보험금 지급액을 줄여 가고자 하는 잘못된 인식 셋째 대부분 손해(재해)보험은 보험취급에 따른 위험분산을 위해 재보험에 가입하고 있으나 최근 연이어 많은 재해발생으로 적자가 누적되자 국내외 재보험사들이 한국 농작물 재해보험 사업에서 철수하여 40여 재보험사중 세계1위 재보험사인 뭰헨리 보험사 등 43%가 참여를 거절하고 있고 남아있는 재보험사들도 재보험 조건이 까다로워지고 있는 점이다. 일반 손해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들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규모가 커져가고 있으나 농작물 재해보험 취급은 기피하고 있는게 지금의 현실이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보험사들 입장에서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우리 영광지역 농산물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벼, 양파, 고추, 4개품목의 최근 약 10년간 보험금 취급실태를 살펴보자 (단위:)

품목

보험료(A)

보험금(B)

손실액(A)-(B)

비고

전국

4,669

5,969

1,300

 

양파

256

179

77

 

고추

160

214

54

 

272

379

107

 

합계

5,357

6,741

1,384

 

영광

103

150

57

 

양파

13

6.1

7

 

고추

13

14

1

 

10

15

5

 

합계

139

185.1

46

 

 

위 수치에 보듯 전국적으로 보면 5,357억원의 보험료로 6,741억원을 지급하여 1,384억원의 적자와 보험료 대비 126%의 지급수치를 보이고 있다. 우리 영광지역은 139억원의 수입보험료로 185억원을 지급하면서 46억원의 적자를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지속적인 농업경영을 뒷받침하기 위한 재해보험은 우리 농업인에게 많은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문제를 풀어가야 할까?

첫째 정부가 국민먹거리를 생산하는 농업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농업인을 재해로부터 보장하는 큰 틀에서 재해보험 예산을 확보하고 지자체도 동일하게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둘째 농업인도 불가항력적인 재해는 어쩔 수 없으나 사전예방이나 즉시처방 가능한 병충해 방재, 도복방지를 위해 노력하여 인재(人災)가 천재(天災)가 되어 보험금이 지급되는 도덕적 해이가 없어야 한다.

셋째 우리 모두 예금과 손해보험의 차이는 익히 잘 알고 있다. 또한 자동차 종합보험에 가입한 사람 중 누구도 보험에 가입되었다고 사고에 대비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10년간 무사고 일지라도 만일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하듯 전 농가가 재해보험에 가입하고 사고를 대비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사고 보험금 지급율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세계에서 가장 극한 지역 중 하나인 시베리아는 관측사상 최고 기온인 38도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처럼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기후 문제로 세계 곳곳에서 자연재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한 가장 타격을 받는 부분이 바로 농업분야다. 이처럼 식량 위기의 파고는 점점 높아지고 언제 갑자기 쓰나미로 돌변해 들이닥칠지 아무도 모른다. 미래에 닥칠 수 있는 위험과 곤란을 미리 생각해 대비하는 거안사위(居安思危)의 혜안이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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