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택 시인

정형택 시인
정형택 시인

어째 오셨어요

, 오셨어요

관공서에서나 민원담당 공무원이 묻는 듯한 말처럼 들렸겠지만 서울 아들 집에 갔더니 들어서자마자 아들이 어머니께 건네는 말이었다니 어머니는 얼마나 서운하셨을까

요즘은 민원실은 더 친절하여 반갑게 일어서서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로 어디를 가나 일관되게 맞이한다는데 사랑하는 어머니가 보고 싶은 아들 집 방문인데 어째 라니, 왜 라니기가 막히지 않는가

아무 뜻없이 보고 싶어서 왔다고 넘겨 버리고 그냥 들어서는 부모님도 있겠지만 너무도 서운한 나머지 돌아서는 부모님도 혹시 계시지 않을까 서로 서로 그럴 일이 아니겠지만 듣기만 해도 역지사지, 가슴이 먹먹해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누구의 입장에서 말을 이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 상황을 손자,손녀가 듣고 보고 한다면 또 무엇을 배울 것인가 남의 일이 아닙니다 세상이 그렇게 되어져 간다는 이야기입니다

엊그제 가까이 지내고 있는 아짐네 집에 들렸다가 듣고 온 이야기였습니다. 아짐은 누차 들은 이야기라고 하면서 나한테만 한 이야기이지만 상황을 추측해보니 당신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렇지만 내 짐작이 더 앞서 간다면 속상할 것 같아 얼른 화제를 바꾸어 시간을 보내다가 자리를 뜨고 왔습니다.

요즘은 코로나19로 인하여 가정방문을 하는 경우가 드물고 갈수록 소통 부재의 현상이 심해져서 이웃간은 물론 친척끼리도 왕래가 뚝 끊겼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옛날 같지 않고 정이 메말라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코로나19 사태로 거리두기를 생활화 되어야하고 관혼상제가 있어도 오고 가지도 못하는 시국이니 말입니다.

자식들이야 그럴리야 있겠습니까마는 엊그제 아짐의 이야기가 현실을 잘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아 나 또한 염려가 되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는 방문을 자제 해야 되겠지만 이런 생활이 오래도록 지속되다 보면 방문 자체가 끊어져서 부모, 자식간의 사이가 더 멀어질까 걱정이 됩니다. 요양원이나 양로원에서는 어머니가, 아버지가 눈이 물켜지도록 기다리고 있지만 갈 수 없는 상황으로 되어 가고 있으니 코로나가 얼마나 우리들의 생활을 삭막하게 만들어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사랑스런 아들을 멀리서 화상으로 대면해야 되고 유리창 너머로만 손을 흔들고 안부를 물어야하니 부모의 심정을 우리 자식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진정으로 부모님을 사랑하고 내 사랑하는 자식들을 위한다면 코로나19 퇴치 운동을 적극 지켜 힘을 합해야 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에 앞장서서 코로나19가 우리 곁에서 하루 빨리 물러나서 이웃간에도 왕래하고 내 부모님도 언제든지 만나 뵙고 어째 오셨어요” “오셨어요라는 인사말이 사라지도록 해야겠습니다. 부모, 자식간에서도 이렇듯 이웃간의 왕래는 ,어째등의 말은 예사일 수밖에 없던 시대 상황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요즘은 정말 외출이나 방문 등을 조심해주지 않으면 절대 안됩니다 부디 서로가 모두 모두 조심해서 방역 당국의 지침에 어긋남이 없도록 해야겠습니다. 우리 고장은 청정 지역이라고 자부했었지만 조금 방심하다가 아시다싶이 몇 가지 불미스런 일들이 있었습니다. 언제 누가 어디서 방역을 무너뜨릴지 모르니 마스크는 꼭 착용하고 손씻기 실천하여 우리 군의 청정지역을 지켜 나가도록 노력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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